- 지금 남북,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
- 우리는 미중 화해의 축, 세계사적 책무
- 사드 때문에 중국 활용 못해, 바보 같아
- 박 대통령, 아버지의 0.00001도 못 배워
- 다음 대선은 뉴 패러다임 될 것
- 새로운 대통령의 조건은 '무아지경‘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도올 김용옥(교수)
요즘처럼 국제정세가 어지러울 때 필요한 게 지식인의 혜안이죠. 오늘 첫 순서는 얼마 전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란 책을 출간한 도올 선생님과의 대담을 준비했습니다. 국제정세 이야기, 또 그 안에서 우리 정치의 방향, 게다가 금요일에 북한 핵 문제까지 터져 이 현안까지 얘기를 나눠보죠. 도올 김용옥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용옥> 네.
◇ 김현정> TV강좌에서 굵직한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책까지 펴내셨네요.
◆ 김용옥> JTBC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TV강의가 사람들한테 상당히 열띠게 받아들여진 것 같은데 이 책은 방송 내용하고는 좀 다른 각도에서 더 치밀하게 어느 한 측면을 정리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미국에 오바마도 있고 일본의 아베도 있고 독일에 메르켈도 있는데 왜 유독 중국, 그리고 시진핑에 주목을 하셨습니까?
◆ 김용옥> 중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그냥 보통 나라로 보면 안 돼요. 어떤 의미에서 우방이라고 그런다면, 어떻게 됐든간에 중국은 5000년 우방이고 미국은 50년 우방이에요.
◇ 김현정> 그렇게 되네요, 따지고 보면.
◆ 김용옥> 그러니까 사람들이 너무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는 아주 대단한 무슨 특별한 관계인 걸로 생각하면서 중국 그러면 무슨 어디 아프리카 나라를 쳐다보듯이 보는 경향이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건 아주 잘못된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신냉전구도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미국 쪽에 줄을 서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김용옥> 미국은 좋은 나라예요. 제가 미국 유학생이잖아요. 미국 사람은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냐하면 미국에 가서 합리적으로 설득을 하면 미국 사람들은 듣는 귀는 있어요.
◇ 김현정> 합리적으로 듣는 귀.
◆ 김용옥>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미라고 하는 사람들이, 미국하고 친하다는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이 전부 학을 뗄 그런 얘기들만 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도 예를 들면 남북문제에 있어서 이게 대결구도가 아닌 우리가 화해구도를 해서 다리를 놓겠다, 로비를 해도 그런 로비를 해야 되고 그런데 미국 가서 저 북한 놈들 때려죽일 놈들이니까 당신들이 빨리 때려죽이시오, 이것들 안 되겠습디다, 빨리 봉쇄해야 된다, 이거 도와달라고 가서 미국에 가서 사정을 하고 있는 이런 게 세상에 어디 있냐 말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방향이 잘못됐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김용옥> 그러니까 사드를 배치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이런 망칙한. 이게 정책이냐 이거예요. 그러니까 자멸의 길로 가고 있잖아요, 지금 자멸의...
◇ 김현정> 지금 자멸의 길이라고 하셨어요. 사실은 지난 금요일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해서 지금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러니까 지금 보시기에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 큰 방향이 뭔가 잘못됐다고 보시는 겁니까?
◆ 김용옥> 참 정확한 질문을 하시는데, 북한의 핵기술이 엄청난 진보를 했다는 것은 지금 객관적인 분석입니다, 우선 북한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나라에서 과도하게 무력에다가, 무기 개발에다가 모든 국가의 전력을 쏟는다는 것은 상당히 국가의 안보 자체를 국민들을 생각할 때 그것은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는 것은 우리가 전제로 해놓고. 자, 우리가 생각해 봅시다. 북한이 여태까지 한 번도 자기들이 핵개발 안 하겠다고 비밀리에 한 것이 없어요. 10여 년 동안 자기들은 핵개발하겠다는 걸 계속 말해 왔고,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여태까지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가 '개무시'를 해 온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는 거기에 대해서 그걸 인정하고 서로 협상을 해야 되는데 그걸 안 하고 지금 와서 한다는 말이 핵 억지력을 우리가 증가시켜야 한다는 건데.
◇ 김현정> 우리도 핵무장하자, 핵무장론.
◆ 김용옥> 그러니까 핵 억지력을 증가한다는 문제는 핵전쟁을 전제로 해서만 하는 얘기예요. 그것은 무슨 얘기냐면 북한의 핵능력이 10이라면 우리가 20을 가져야 된다. 그런데 이 핵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가 세냐 약하냐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가 그럼 우리 국토에다가 지금 우리 스스로 원자폭탄을 그냥, 핵폭탄을 그냥 퍼붓겠다는 얘기를 서로 하고 있으니.
◇ 김현정> 우리가 우리에게.
◆ 김용옥> 그렇죠. 우리가 우리에게. 우리 국토에 우리 국민에게, 같은 민족끼리 그러니까는 결국 이것은 전혀 정책 방향이 될 수가 없는 것이고 오로지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자기들 스스로 핵무기를 억제하고 그걸 풀어나갈 수 있도록 중국과 우리가 합의를 해가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 그러니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핵전쟁이 아니라 핵무기를 빙자한 그 요구가 있다는 말이에요, 전 국제사회에 대한. 그 요구를 전부 드러내서 우리가 대타협의 세계적인 안을 만들어야 한단 말이죠, 지금.
◇ 김현정> 대화의 테이블로 이끄는 게 중요하다, 이 말씀이세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북한은 그 대화가 통하는 집단이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선제공격을 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되고 핵무장도 그런 의미에서 하고 있어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핵무장론자들은 하는 것 같은데요.
◆ 김용옥> 그런데 그것이 실효가 있다든가, 그게 실효가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계속해서 그런 식의 제재가 북한의 입장을 강화시켰고 경제제재라고 그러지만 무역수치를 보면 북한은 오히려 증가했고, 중국 입장이 왕이라는 외교부장이 이 문제는 처음부터 평화협정과 비핵화라고 하는 이 두 가지 입장을 동시에 해결해야 된다는 게 중국의 기본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만약에 전 세계를 향해서 앞으로 외교를 통해 그러면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요. 예를 들면 서독 정부가 돌아다니면서 옛날의 동독 사람들을 다 굶겨 죽여야 한다고 그것 좀 도와달라고 세계로 로비하고 다닌다고 하면, 그거 우리가 옆집을 보는데 어느 형제들이 싸우는데 그렇게 비열하게 어디 돌아다니면서 우리 형 죽여달라, 죽여달라, 우리 동생 죽여달라, 굶어죽게 해 달라고 그런 식으로. 전 세계는 이 문제를 바라보지도 않고 국내도 제가 어저께 목욕탕을 갔더니 정말 소위 말해서 꼴보수 노인들만 앉아 있는데도 거기서 제가 여보시오, 이런 문제는 이게 여태까지 이렇게 방치해 왔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소위 말해서 권력자들한테 권력을 준 것은 국민이 권력을 위탁한 것뿐이에요. 그러면 정치를 해 달라고 우리가 위탁을 한 건데. 정치라는 게 뭐냐. 협상하고 우리가 이런 핵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를 해 왔어야 그게 정치지. 도대체 이게 말이 되냐.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꼴보수들조차도 그 말은 참 맞다. 다들 합의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국내적으로도 보수 세력들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이제 안 먹힌다고. 더 이상 이런 논리는 안 먹혀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봉쇄하고 제재하고 압박하는 정책 계속해 왔는데 이게 지금 통하는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반대작용이 더 강해지고 있는 거라면 과연 이 방향이 맞느냐. 이건 오히려 자멸의 길 아니냐, 그런 의미의 자멸을 말씀하신 거예요.
◆ 김용옥> 그러니까 비핵화와 평화 협정을 동시에 추진해가면서 이 동아시아 전체 정세의 안정을 꿰함으로써 이런 방식으로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미국에게 도움을 정중하게 요청하면 미국은 미세스 클린턴도 엊그제 연설하는 거 보면 북한에 강도 높은 제재를 해야 한다 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가 ‘이란 식의 해결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말까지 했거든요. 그러니까 쿠바나 이란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우리 문제도 해결해 달라는 거예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중국의 역할 말씀하셨어요, 중국. 마침 책이 중국과 관련된 책이기도 합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북핵 관련된 문제가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중국의 역할에 우리가 기대를 많이 하게 되겠죠?
◆ 김용옥> 우리의 입장은 항상 뭐냐 하면 중국과 미국을 화해시키는 중간자로서의 세계사적인 임무가 있다고요. 이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라고 하는 이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는 이런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소위 말해서 강대국이 다 집결돼 있는 이 축에서. 우리가 지금이야말로 빨리빨리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찬스고 오히려 북한의 협상카드가 우리의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게.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사드 배치와 관련돼 중국하고도 사이가 썩 좋지가 않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용옥> 바보스러운 일이죠. 사드나 이런 걸 가지고 이게 북한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주체사상으로 주체적으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뭐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고요. 과거에 클린턴 대통령 때만 해도 경수로 운운하면서 우리가 그때 북한과는 쉽게 협상이 가능했어요. 그런데 그 뒤로 부시 정권이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면서 '개무시'를 해버렸고 그리고 이라크 전쟁 일으키고 이러면서 완전히 이게 거꾸로 간 거란 말이죠. 그러면 다시 민주당이 집권을 했으면 그 클린턴의 그런 정책 기조로 복귀를 해야 되는데 동아시아에 대해서 우리 오바마 대통령은 좀 어두워요, 그 양반은. 그래서 이런 상황이 초래됐는데 이런 상황이 초래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스스로 평화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포기했단 말이죠, 우리 정부가.
◇ 김현정> 주도권을 포기했다.
◆ 김용옥> 세계사적인 그런 주도권인데. 저는 어제 북한산에 올라가서 보니까 눈물이 주륵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 김용옥> 왜 이렇게 이 나라에는 이 위대한 지도자가 좀 태어나서 우리를 바르게 이끌지 못하고 이런 위험, 곤경에 국민들을 자기들이 위험, 곤경에 빠뜨려놓고 국민들을 향해서 불순 세력이 준동하고 있다, 이런 망칙한 말들을 쏟아내는 정부가 이게 국민의 정부입니까, 그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정부의 지금 외교의 방향. 자멸의 길로 가고 있는 거 아니냐 개탄을 하셨는데. 워낙 큰 현안인지라 핵문제 중심으로 먼저 말씀을 좀 나눴고요. 화제를 좀 바꿔보죠. 이번에는 정치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이 책,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 이 책에 보면 우리 정치인들은 크게 한 번에 튀어야 인정을 받는 데 비해서 중국 정치인들은 차근차근 업적을 쌓아가는 이른바 적우제다. 이 말씀을 하셨어요.
(사진=통나무출판사 제공)
◆ 김용옥> 리더를 뽑는 방식도 매스컴에 튀어서 유명해지고 그 선거를 거쳐서 이렇게 뽑히는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를 하는 사람다운 그 인격과 그 실적을 쌓는 데만 전념하고 정치적인 로비나 이런 것은 안 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대권에 유리하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전혀 정치라면 모르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데마고그가 돼서 그걸 튀면 바로 대통령이 되는 그런 시스템은 그거를 반드시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 김현정> 어렵다. 한 번 제대로 튀면 단번에 지사도 되고 시장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문제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지금 리더십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우리도 이제 내년이면 대선이 있습니다. 지금 대권주자라고 여럿이 조금씩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보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 김용옥> 중요한 것은 2017년 대선이라고 하는 것은 여태까지 어떠한, 우리나라의 선거하고도 성격이 다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지금 시진핑을 내가 쓴 이유도 똑같은 건데, 시진핑이라는 사람의 특징이 뭐냐하면 ‘뉴 패러다임’이라는 거예요.
◇ 김현정> 뉴패러다임.
◆ 김용옥>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중국의 1949년도에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이래로 중국의 정치 지도자는 두 사람밖에 없어요. 두 사람이라고 하면 모택동과 등소평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용옥> 그리고 나머지는 뭐냐 하면 후진타오까지 전부 등소평이 점지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시진핑은 전혀 모택동, 등소평 패러다임과 무관한 사람이란 말이죠. 새로 뽑힌 거예요. 전혀 다른 루트를 통해서. 그런데 우리나라도 똑같다는 거죠. 무슨 얘기냐 하면 우리나라 정치사라는 게 인물 두 사람밖에 없어요. 그거는 이승만하고 박정희예요.
◇ 김현정> 왜 두 사람밖에 없습니까?
◆ 김용옥> 생각해 보세요. 전두환이라든가 노태우는 박정희의 아들이라고 그러는 사람이고 김영삼, 김대중은 박정희의 안티 테제로 빛을 본 사람이고 또 노무현은 박정희의 아들인 전두환의 안티 테제로 청문회 잘해가지고 된 사람이고. 그다음에 이명박은 박정희 개발독재의 아주 마이너한 산물의 불과한 것이다.
◇ 김현정> 그렇게 평가를 하시는 거군요. 그렇게 따지면 둘밖에 없다?
◆ 김용옥> 그리고 박근혜까지는 완벽한 이승만 패러다임의 그 선상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 김현정> 반대 급부로 뽑혔건 그 라인에서 뽑혔건 어쨌든 그 두 사람의 패러다임 속에서 뽑힌 대통령들이다.
◆ 김용옥> 그런데 2017년에는 보세요. 문재인이 됐든 박원순이 됐든 안희정이 되었든 남경필이 되었든 원희룡이 됐든 누구를 봐도, 그런 사람들이 전부가 뭐냐 하면 자기의 정견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새롭게 어필해야 되는 사람이지 과거에 있는 정치적 권력을 백그라운드로 해서 이제는 겁줄 수 있는 그 뭐가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관계만 배경으로만 해서 대선에 나오면 100패 합니다, 100패.
◇ 김현정> 그런 관계만 앞세워서 나오면 다음 대선은 어렵다.
◆ 김용옥> 절대 어려워요. 예를 들면 이러한 새로운 판에 무심하게 자기를 비우고 여기 「도올 시진핑을 말한다」에 왕꾸어웨이라는 사람의 인생 삼중경계에 들어가서 내가 무아지경이라는 말을 했는데 자기를 비워야 됩니다, 무아. 내가 지금 어떠한 우월한 입장에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사람들을 포섭해서 대통일의 장을 만들어 거기서 순환을 거쳐서 새롭게 부활해야만 그게 새로운 진정한 리더가 되는 거지. 절대 지금 유리한 조건에서 예를 들면 반기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나온다 한들 그 사람은 정치력도 없고 힘들어요. 오히려 반기문이 나온다면 야당에는 호 기회죠, 굉장히 좋은 기회죠.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박근혜 대통령 후광으로 나오는 게 득이 안 될 거다, 이 패러다임, 이 대선 패러다임 안에서는.
◆ 김용옥> 아주 불리한 거죠. 예를 들면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내가 살고 싶어 한다면 예를 들면 남경필이라든가 유승민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카드로 내놓으면 반기문의 한 1000배 세죠.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정치적으로는 친박, 비박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을 호명하셨는데요, 지금?
◆ 김용옥> 그 사람들을 내놓는 카드가 야당에는 쥐약이죠.
◇ 김현정> 오히려?
◆ 김용옥> 그렇게 되면 야당은 판이 어려워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해석하시는 이유가 이게 다 다음 대선, 돌아오는 대선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거기 때문에 그렇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거예요?
◆ 김용옥> 그 전제 잘 보신 건데 그거는 철학자의 혜안이고 형안이에요. 소위 말해서 반공 이데올로기 정도를 가지고 북한 문제를 우리가 더 이상 풀 수가 없어요.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민생이 망가져요.
◇ 김현정> 참 이거는 더 듣고 싶은데 일단 이 이야기는 이 정도 하고. 지금 대선이 이렇게 가까워졌다는 얘기는 지금 정권이 끝나간다는 얘기인데. 이 정권, 박근혜 정권이 막 시작되던 때 인터뷰에서는 그러셨어요. ‘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딸이기 때문에 아버지를 객관적으로 제일 모르는 사람이다. 그걸 극복해야만 한다’ 그런 말씀하셨거든요. 이제 정권 이만큼 지내놓고 뒤돌아볼 때 어떻게 잘 극복했습니까? 박근혜 정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용옥> 자기 아버지도 못 배웠죠. 자기 아버지만큼도 못 배웠고 대통령으로서 정말 의미 있는 일을 국민들에게 어떤 가슴에 와 닿는 어떤 뭐가 없잖아요, 지금. 나는 70주년 거기 중국 열병식에 간 거 하나 말고는 뚜렷하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게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결국은 박정희 대통령만 해도 생각에 스케일이 있었다고. 그리고 미국 문제에 대해서도 그분은 절대 그렇게 미국 뒷다리만 붙들고 우리가 그래야 우리가 산다, 이런 생각이 있던 사람이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이 경제개발 해서 어떤 힘의 기반 위에 올려놓으면 어떻게 미국에서 우리가 벗어나서 독자적인 그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던 사람이라고요. 그러니까 박근혜는 그러한 전혀 박정희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그런 틀을 0. 000001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까지.
◆ 김용옥> 완전한 소위 말해서 ‘수구’ 논리를 가지고 모든 걸 재단하고, 하다못해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 이거는 아주 사상적 독재까지 하겠다는 아니에요.
◇ 김현정> 제일 마음에 걸리시는 건 이만큼 지내놓고 보니 국정교과서입니까, 역시?
◆ 김용옥> 국정교과서로 상징되는 그리고 세월호 문제라든가 지금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잘못돼 갔습니까? 지금 세월호 문제만 해도 그렇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두 가지. 국정교과서와 세월호.
◆ 김용옥> 아니, 두 가지 뿐만 아니라.
◇ 김현정> 두 가지뿐만이 아닙니까?
◆ 김용옥> 개성공단 문제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2016년 현재 2017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무아지경’입니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 김용옥> (웃음) 그렇게 말할 수 있죠. 자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그 자리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기를 버리면서까지도 이 민족의 대의를 세우겠다고 하는 그 추상명사에 대한 헌신이 있어야 된다.
◇ 김현정> 좋은 말씀입니다.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김용옥>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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