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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업가' 실천하고 떠난 식품 거목(巨木)



기업/산업

    '참기업가' 실천하고 떠난 식품 거목(巨木)

    함태호 오뚜기 창업주 별세…16일 영결식

    12일 별세한 오뚜기그룹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

     

    대한민국 식품업계의 거목인 오뚜기그룹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이 12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30년 함경남도 원산 출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함 명예회장은 1969년에 오뚜기식품공업을 설립한 이후 47년간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 식품산업의 산 증인이자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헌에 힘써온 참 기업가였다.

    고인은 식품업계의 개척자답게 수많은 '최초' 기록을 갖고 있다. 1969년 오뚜기 창립과 함께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해 대중화했고 1971년 토마토케첩, 1972년에는 마요네즈를 국내 처음으로 생산‧판매했다.

    1978년에는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을 개발해 2배 식초, 3배 식초를 출시했고 사과‧포도‧현미식초 등 식초의 다양화에도 성공했다.

    시식‧방문판매, 차량광고, 제품박스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최초로 도입했다.

    함 명예회장이 보유한 최초 타이틀은 그가 평생 강조한 '품질제일주의'에 기반한 것이다. 고인은 ISO인증 취득이나 HACCP인증 획득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매주 금요 시식에 직접 참여해 시식평가를 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맛과 품질을 철처히 챙겼다.

    이를 바탕으로 오뚜기그룹은 국내 식품회사 중 가장 많은 20여 종의 국내 판매 1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80%가 넘는 오뚜기 카레는 출시 이후 47년간 정상을 내준 적이 없는 '넘사벽' 제품이다.

    함 명예회장의 품질제일주의는 1980년대 국내시장에 진출한 미국 CPC인터내셔널과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기업과의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게 한 원동력이 됐다.

    고인의 애국심도 유명했다. '사가(社歌)는 3절까지 부르고 애국가를 1절까지 부른다는 것은 국민 된 도리가 아니다'라며 매월 첫 조회와 모든 행사에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고 국기 게양도 했다.

    그의 나라 사랑은 국민과 사회에 대한 공헌으로 이어졌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맺고 심장병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4242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고 완치된 어린이와 가족들을 매년 가족요리 축제, 공장 견학 등 다양한 행사에 초청하고 있다.

    1999년부터는 전국 11개 광역푸드뱅크를 통해 결식아동, 홀로 사는 어르신 등 소외계층에게 식품 등 생활용품을 후원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장애인 학교‧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도 지원하고 있다.

    또 1996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오뚜기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687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2009년부터는 식품산업 발전과 인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한 교수와 연구원들을 선정해 오뚜기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

    2010년 아들 함영준 오뚜기 회장(57)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이후 2015년에는 315억 원 상당의 개인 주식 3만 주를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해 끝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의무)를 실천했다.

    고인은 2005년 해외 신시장 개척 공로를 인정받아 석탑산업훈장을, 2011년에는 국민 식생활 개선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함영준 회장 등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며 영결식은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뚜기센터 풍림홀에서 열린다. ☎02)3410-3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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