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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의 절박한 교훈 두가지, 컨트롤타워와 내진설계

사건/사고

    경주 지진의 절박한 교훈 두가지, 컨트롤타워와 내진설계

     

    - 지자체 공무원등 컨트롤 타워 역할 할 수 있도록 실전훈련해야
    - 1988년 국내 처음으로 내진 설계 기준 마련
    - 1988년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 새로 짓지 않고도 내진 설계 가능하다
    - 특히 학교 병원등 공공시설,다중 이용시설 내진설계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13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호준 수석연구원 (삼성화재 GLCC 방재연구소)

    ◇ 정관용> 일단 지진이 났다 그러면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는가. 일반 시민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번에도 참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죠. 또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게 우리의 내진설계 지금 어느 정도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실제로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문제를 이제 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삼성화재 GLCC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이호준 박사를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호준>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GLCC 방재연구소. GLCC가 뭡니까?

    ◆ 이호준> 보험사에 있습니다, 저는. 보험사에서 주로 다루는 일들은 고객사 분들의 피해에 대해서 그걸 보상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그 피해를 사전에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라는 부분들을 컨트롤한다는 의미에서 Loss Control Center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 정관용> Global Loss Control Center.

    ◆ 이호준> 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진이 나도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준비들을 해야 되는지 또 시민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거군요.

    ◆ 이호준> 네.

    ◇ 정관용> 먼저 정부부터 얘기해 봅시다. 재난문자가 8분이 지나서야 왔다고 그래요.

    ◆ 이호준> 긴급재난문자 올해 같은 경우에는 아주 친숙하시죠. 폭염 때도 많이 왔었고 비가 와도 왔었고요. 그런데 폭염이나 비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지진은 다릅니다. 지진의 재난 문자가 정보로써 효용이 있기 위해서는 적시성이라는 게 있어야 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호준> 실제적으로 진동이 끝나기 전에 문자를 받고 그에 따라서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만이 정보로써 유용한 그런 상황이 되는 건데.

    ◇ 정관용> 이번에는 진동 다 끝나고 여진도 끝나고 8분 있다가.

    ◆ 이호준> 정보로서 가치는 많이 떨어진다는 얘기죠. 진동이 와서 피해는 없었습니다. 천만 다행인 거죠. 그렇지만 피해가 있었더라면, 그 전에 정보를 줬더라면 얼마나 유용했을까라는 차원에서는 상당히 좀 많이 늦어졌던.

    ◇ 정관용> 그게 첫 감지되자마자 문자가 바로 나가는 이런 체계를 구축해야 되는 거죠?

    ◆ 이호준> 그렇습니다. 지진에 굉장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하철 타고 가다가 진동이 있게 되면 진동 느끼는 동시에 바로 핸드폰으로 문자가 뜨게 되죠.

    ◇ 정관용> 그래요.

    ◆ 이호준> 그런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기술도 있겠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지진하고 같이 살지 않습니까?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축적이 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들이고요. 한국, 사실 어제 규모 5.8 지진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건 사실은 5.8이라는 것 저는 지금 들어도 굉장히 생소한 숫자입니다. 굉장히 크다는 얘기거든요.

    ◇ 정관용> 그럼요.

    ◆ 이호준> 이런 우리 한국이 5.8이라는 큰 지진이 발생했고 이게 일상화된다라고 했을 때 우리가 가진 작은 데이터, 적은 경험을 가지고 어떻게 그런 기술을 처리를 할 건가 고민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부분들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디서든 지진 발생은 감지하는 곳들이 있지 않습니까?

    ◆ 이호준> 센서는 어디든지 있죠.

    ◇ 정관용> 그 센서와 바로 연동시켜서 재난문자가 바로 나가게끔 하는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 이호준> 실제 일본이 그걸 전자동화 시켜 놓았죠. 실제 관측해서 분석해서 transfer하는, 배포하는 거기까지 전체가 전자동화 되어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렇지 못합니다.

    ◇ 정관용> 우리도 그거 해야 되는 거죠?

    ◆ 이호준> 절대 필요하죠. 정부가 투자해서 기상청으로부터 실시간 받고 있는 데이터를 그대로 실시간 또 처리해서 문자로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 조속히 갖춰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다음 재난방송. 이번에도 저녁 시간 때 드라마만 그냥 계속 했다는 것 아닙니까?

    ◆ 이호준> 이런 의문을 가지실 거예요. 최근에 SNS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소셜미디어 굉장히 많이 발달했는데 하필이면 왜 방송만이냐? 그런데 일본이라는 나라도 그게 사실은 거기가 SNS가 없거나 소셜미디어가 없어서 TV를 활용하는 건 아니거든요. 왜 TV를 활용할까요? 아직까지 매체 가운데 온 국민이 가장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유효한 그런 매체로 TV를 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일본 NHK 같은 경우에는 즉시 지진 터지자마자 바로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해야 되는 그런 의무적인 기능을 갖고 있고요. NHK라는 방송사는 방송국이기 이전에 비상시에 방재기관입니다. 그런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온 국민이 또 그에 대해서 신뢰를 하고 있고요. 어느 정도 그런 혼란스러운 상태에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성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나라도 그런 공영방송 부분들의 강력한 어떤 하나의...

    ◇ 정관용> 역할을 부과해야죠. 그런데 정작 SNS 다 불통됐잖아요.

    ◆ 이호준> 이번 지진이 사실 피해가 없었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굉장히 큰 교훈을 준, 우리한테는 어찌 보면 감사한 그런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주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줬어요. 일상에서 저희 굉장히 편하게 쓰고 있는 SNS 서비스 있지 않습니까? 불통이 됐습니다. 저 같은 경우 어제 규모 5.8 지진 발생해서 불통이 됐다고 하길래 물리적으로 손상을 입은 줄 알았어요.

    ◇ 정관용> 그게 아니라 트래픽이 몰려서.

    ◆ 이호준> 네, 지금보다 더 큰 지진이 만약 발생을 했다. 사실은 더 큰 트래픽 발생할 거고요. 진앙지가 서울이다 하게 되면 같은 지진이라 할지라도 더 그렇거든요. 그때 실제 그런 상황에서 정보를 주고받고 하기 위한 굉장히 큰 수단이 이런 작은 규모에서 지금 트래픽 걸려서 막혔다라는 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굉장히 큰 교훈을 저희한테 준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늘려야.

    ◆ 이호준> 늘려야 되는 거죠. 어느 정도 순간에 SNS 서비스 자체가 지진 때도 활용할 만한 중요한 정보 수단이다라고 할 때는 그럴 거고요. 또 하나 이것도 선진국 사례에서 많이 나오는 얘기입니다. 어제 그렇게 많은 트래픽이 몰렸을 때 정말 하지 않으면 안 될 분들이 계셨었고요. 그냥 이게 어떻게 된 건가라는 멀리서 무언가 던져준 분들도 계시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호준> 실제 그런 비상상황에서는 가장 그 매체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양보할 수 있는 이런 사회적인 약속이 앞으로 필요합니다라는 걸 던지는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죠, 그건.

    ◇ 정관용> 괜히 그냥 굉장히 소문 듣고 궁금하다고 전화나 막...

    ◆ 이호준> 그렇게는 안 하시겠지만 진앙지에서 먼 곳이라면.

    ◇ 정관용> 좀 자제해 달라.

    ◆ 이호준> 네. 그 순간만큼은 진동이 있고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이 순간만큼은.

    ◇ 정관용> 거기까지 가려면 시민의식이 .

    ◆ 이호준> 상당히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되는 부분들이고 이건 선진이라고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지식적인 수준이 많이 높아져야 되는 거죠. 그런데 필요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것보다 정말 너무 직접적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건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에 대피요령 이런 거 보려고 접속하려고 했더니 몇 시간이나 다운됐다.

    ◆ 이호준> 거기까지 그러니까 일상의 우리 조건만을 생각했던 부분들이고요.

    ◇ 정관용> 비상시에 대비한 체제가 없었다?

    ◆ 이호준> 네. 그만큼의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분들은 늘 우리가 지진 후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중심적으로 생각을 하고 무게를 두고 거기에 맞춰서 설계를 해야 되는 그런 과제가 있죠.

    ◇ 정관용> 그리고 이번에 또 이 일이 터지니까 지자체별로 지금 지진에 대한 대피시스템, 주민들을 어떻게 어디로 대피시킬 것인가 이런 준비가 별로 없다, 이런 얘기가 막 나오거든요.

    ◆ 이호준> 사실상 지진뿐만 아니고 우리나라 재난 얘기가 나오게 되면 늘 하는 얘기가 매뉴얼 얘기 하고 있습니다. 매뉴얼 갖고 있습니까? 그대로 했습니까? 얼마나 갖고 있습니까? 얼마나 많은 시나리오 갖고 있습니까? 그거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 매뉴얼 자체가 실제상황에 얼마나 들어맞겠습니까? 라는 부분들은 훈련을 통해서 나와야 되는 부분들이고요. 지자체 계시는 공무원 분들이 할 일은 뭐냐 하면 컨트롤타워가 돼서 비상상황을 리딩할 수 있는, 더 중요한 건 비상상황에 대한 경험과 훈련에 대한 자기습득 이걸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거거든요. 매뉴얼이 있다고 해서 그게 되는 건 아니세요. 매뉴얼이 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매뉴얼 개선도 되고 실제적으로 그렇게 현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현재 우리의 정부와 지자체는 거기에 대한 훈련이.

    ◆ 이호준> 역시 아직까지 상당히 지진에 대해서 미흡하다는 말씀 드릴 수 있고요. 또 그만큼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초보자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 정관용> 일본의 정부와 지자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좀 머릿속에 연상될 수 있게 지진이 딱 났어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한 번쯤 설명 잠깐 해 주세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진동과 동시에 문자가 오고.

    ◆ 이호준> 문자가 오게 되고 그분들은 아예 생활의 일부처럼 몸과 머리를 보호하고요. 또 한 분은 가서 출입구 열어놓고.

    ◇ 정관용> 문을 열어놔야 되니까.

    ◆ 이호준> 그리고 진동이 끝나고 나면 질서정연하게 바깥으로 나가죠.

    ◇ 정관용> 진동 중에는 밖으로 안 나가요?

    ◆ 이호준> 진동 중에 밖으로 나가다가 자칫 위에서부터 뭔가 낙하하거나 옆에 있는 가구가 전도하거나 굉장히 큰일이거든요. 일단 진동 중에는 어딘가 내 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어떤 가구라든가 테이블 안에 들어가서 몸을 보호하고.

    ◇ 정관용> 식탁 밑으로 숨어라 그런.

    ◆ 이호준> 네. 식탁 밑으로 숨어라라는 얘기 사실 일본 같은 경우에 대부분 목조주택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떨어져도 뭔가 식탁은 견뎌준다 이런 가정이 있는데 최근에 우리나라 지금 막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들이 우리나라처럼 지금 예를 들어서 1, 2층짜리 벽돌건물이 있을 적에.

    ◇ 정관용> 주로 아파트에 사는데.

    ◆ 이호준>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철근콘크리트 건물 같은 경우에는 진동 견딥니다. 진동에 견딘다는 건 뭐냐 하면 내가 어디 숨어 있을 때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가 된다는 얘기예요. 완전히 압사되는 게 아니고. 다만 벽돌로 돼 있는 건물 같은 경우에는 위에서부터 압사하기 때문에, 내려오기 때문에.

    ◇ 정관용> 단층 건물들, 저층 건물들.

    ◆ 이호준> 그렇기 때문에 어딘가 공간이 필요한데 그걸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테이블을 이용하십시오. 다만 거기서 이견이 있는 부분들은 벽돌 떨어지면 그 테이블까지 다 무너지면 어쩌라고요? 라는 이런 분들이 있는데 생각해 보십시오. 이건 상대적인 거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몸을 보호하는 부분들 아니면 벽돌이 위에서 떨어지고 있는데 거기서 뛰어나가는 부분들 어디가 더 안전하시겠습니까?

    ◇ 정관용> 그나마 식탁 밑이 안전하다.

    ◆ 이호준> 확률로는 그게 훨씬 안전하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꼭 문을 열어놓고 해야 돼요?

    ◆ 이호준> 문을 열어놓는 이유는 뭐냐 하면 만일의 사태에 그런 지반 틀이 뒤틀리게 되면 문 개방이 안 됩니다. 특히 철문 같은 경우에 한번... 이게 지진 힘이 강력하거든요. 뒤틀려서 막혀버리면 못 나가는 수가 있기 때문에 출입구를 개방을 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럼 1번이 출입구를 열어놓고 그다음 식탁이나 이런 데 뭔가 보호할 수 있는 밑으로 숨어라.

    ◆ 이호준> 네, 그렇죠. 그런 부분들이 그러니까 어떤 게 먼저다가 아니고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람이 문 열게 되는 거고 즉시 가서 몸 대피하고. 그런 부분들이 너무나도 일상화돼 있는 거죠.

    ◇ 정관용> 진동이 있는 동안에는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지 마라.

    ◆ 이호준> 그렇죠.

    ◇ 정관용> 진동이 끝난 후에는 나가라.

    ◆ 이호준> 진동 후에 나가서 그것도 어딘가 뭔가 넘어지거나 담장이라든가 위에서 낙하물이 있는 경우 이런 부분 피해서 넓은 공터로 가십시오라고 하지 않습니까? 학교운동장처럼. 낙하물이 없어서 나의 몸을 여진이 있다 하더라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거죠.

    ◇ 정관용> 건물 옆에 있지 말고 가급적 넓은 곳으로 피해라.

    ◆ 이호준> 네, 아무 것도 없는. 그래서 학교운동장이라는 걸 권장 드리는 겁니다.

    ◇ 정관용> 만약 진동이 있는 사이에 내가 운전 중이었다. 차에 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호준> 무척 당황스러우실 거예요. 자동차 달리는 가운데 진동이 있다. 어떤 기분이겠습니까? 굉장히 어지럽고 이거 뭐지? 라고 하는. 그때 반사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으실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호준> 아주 위험한 일이죠. 모든 분들이 다 그렇게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급브레이크 밟게 되면. 그럴 경우에는 서서히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일단 세우시는 게 맞고요. 또 통행하는 차량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오른쪽으로 대피하라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능할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에는 일단 차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아서 차를 세우는 게.

    ◇ 정관용> 정차시키고. 그리고 차에서 타고 있어요, 내려요?

    ◆ 이호준> 일단 무언가 위에서 떨어질 게 있으면 차 안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요?

    ◇ 정관용> 아, 그러네요.

    ◆ 이호준> 도심이라고 하게 되면 굉장히 고층빌딩 많고요. 거기 유리가, 유리창이 붙어 있습니다. 진동 중에 나가게 되면 유리창이 떨어져서 정말 큰 무기가 되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진동 끝날 때까지는 차 안에 계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하철을 타고 있다. 이럴 때는요?

    ◆ 이호준> 지하철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지하를 달리지 않습니까? 사방이 벽으로 보호가 되기 때문에 진동에는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실제 고베 지진 95년에 있지 않습니까? 그때도 많은 시설 피해가 있었지만 지하철만큼은 안전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지하철 자체가 속도를 줄이고 꼭 손잡이를 붙들고.

    ◇ 정관용> 지하철에서는 그대로 있어라.

    ◆ 이호준> 네. 그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내진설계가 얼마나 돼 있느냐인데 요즘 자료를 보니까 우리 전국에 있는 건축물들 중에 내진설계가 된 건 10%가 안 된다.

    ◆ 이호준> 전체 건축물 중에 지금 내진설계 돼 있는 부분들 8 점 몇 % 나오고요. 대상시설물 가운데 30%가 된다고 나오는데.

    ◇ 정관용> 대상시설물이라는 것은.

    ◆ 이호준> 내진설계를 해야 되는 대상시설물.

    ◇ 정관용> 그 의무화시킨 게 몇 년 전입니까?

    ◆ 이호준> 그게 문제가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호준> 우리나라 78년부터 지진관측 시작했고요. 88년에 처음 내진설계 기준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졌습니다.

    ◇ 정관용> 88년.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그러면 하나도 없는 거죠?

    ◆ 이호준> 지진이라는 걸 아예 생각을 안 한 거죠. 그렇지만 중요한 건 그 오래된 건물조차도 지금 내진설계 대상시설이 돼 있단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호준> 그 대상시설이 된다는 건 중요도가 그만큼 있다는 얘기거든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보강을 해야 됩니다.

    ◇ 정관용> 보강이 가능합니까?

    ◆ 이호준> 건축물을 보강한다는 건 가능한데 사회적으로 그게 가능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 하면 경제성이죠.

    ◇ 정관용> 돈이 들어가니까 그렇죠.

    ◆ 이호준> 이렇게 일어나지도 않는 지진에 대해서 건물 보강해야 됩니까? 라는 그런 나중에 회의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투자는 해야 하는 부분들이고요, 한정된 예산에서. 이것도 저는 그런 말씀을 제일 많이 드린 게 사회적 약속이라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드려요. 개인이 갖고 있는 건물, 공공시설, 그에 대해서 내진을 보강해야 된다? 이건 사회적인 약속입니다. 투자해야 될 건 해야 되는 거고요. 더더욱 어제 발생한 지진 규모 5.8이다. 이게 우리 하나의 목표기준치가 됐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호준> 기상청 역시도 그동안 규모 5.0 지진 발생한다는 얘기 했었고요. 이제 발표 개정하는 게 6.0 지진 발생 가능합니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얘기가 뭐냐? 더더욱 그런 공공시설 부분에 대해서 내진 보강에 대한 당위성이 높아졌다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지 않아도 가능해요?

    ◆ 이호준> 기둥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기둥이 옆으로 움직이는 횡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옆에서 같이 받쳐주는 겁니다.

    ◇ 정관용> 아, 그런 보강이 가능하군요.

    ◆ 이호준> 네. 실제 많이 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 그렇게 되면 부수고 다시 짓는 것보다 비용 훨씬 적게 들고도 할 수 있다는 거죠?

    ◆ 이호준> 네. 물론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안 하고 있다?

    ◆ 이호준> 안 할 수밖에 없는 지금 사회구조죠, 여태껏은.

    ◇ 정관용> 이제는 해야 되겠군요.

    ◆ 이호준> 이제는 해야 된다는 게 이번 지진의 또 하나의 굉장히 강력한 교훈인 거죠. 우리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는 걸 모든 분들이 느꼈습니다. 잊지 마시고 사회적인, 우리가 편하자고 도로 깔고 통신시설 만들지 않습니까? 똑같은 겁니다. 안전에 대한 그런 인프라 깔아야 된다는 개념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내진설계 대상건물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일정 정도의 규모가 되거나 공공성을 갖거나 이런 곳이니까.

    ◆ 이호준>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곳은 반드시 보강을 해나가자?

    ◆ 이호준> 공공성을 갖고 있는 부분, 특히 다중이용시설 부분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중요한 거고요. 병원시설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 정관용> 병원, 학교 이런 곳.

    ◆ 이호준> 네, 학교도 그렇고.

    ◇ 정관용> 참 갈 길이 멉니다.

    ◆ 이호준> 아직까지 멀죠.

    ◇ 정관용> 선뜻 발 내밀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회적 약속을 이번 기회에 한번 만들어봐야 되겠군요.

    ◆ 이호준> 네.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호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삼성화재 GLCC 방재연구소 이호준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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