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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이 저하된 남성들이 밝은 빛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치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독일 DPA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시에나 대학 연구팀은 성욕이 저하된 38명의 남성에게 2주간 “빛 상자(light box)”를 이용해 이른 아침에 30분간 ‘빛 치료’를 수행한 결과를 유럽 신경정신의약학회(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ECNP)를 통해 발표했다.
이 실험에서 한 집단은 강렬한 인공조명에 노출됐고 다른 집단은 덜 밝은 빛으로 치료를 받았다. 실험 결과 밝은 빛에 노출된 집단에서는 성적 만족도가 10점 척도중 2에 머물던 것이 6.3으로 높아졌고 남성 호르몬(testosterone)도 2.1 밀리리터 당 나노그램에서 3.6 밀리리터 당 나노그램으로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어두운 빛에 노출된 집단에선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대학 병원 정신심리학부의 에두아르드 비에타 교수는 빛 치료가 “과거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돼 왔다”며 “이 연구에서는 남성의 성욕저하를 치료하는데도 역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DPA에 말했다.
시에나 대학 연구팀을 이끈 안드레아 파지올리니 교수는 북부 유럽에서 어두운 겨울철에 임신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6월에 정점에 오른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빛 상자의 활용은 자연이 하는 일을 바로 흉내내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남성의 성욕저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나 항우울제 등의 약물 투여를 통해 치료돼 왔다. 이런 가운데 빛 치료가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되려면 좀 더 큰 규모의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고 파지올리니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이 새로운 치료법이 눈에 문제가 있는 환자나 항생제 또는 항우울제 처럼 빛에 예민해지게 만드는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적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대학의 비에타 교수도 “좀 더 크고 독립적인 연구에서 같은 실험 결과가 반복되고, 단기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는지를 입증하는 것을 포함해서 앞으로 더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