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연동의 모 성당에 들어가는 중국인 첸모(50)씨의 모습이 성당 CCTV에 찍혔다. (사진=문준영 기자)
제주지역 중국인 범죄가 올들어 8개월만에 이미 지난한해 수준을 넘어섰다.
무사증제도 시행이후 외국관광객이 급증하며 관련 범죄도 늘고 있지만 입국심사를 강화하는 수준외에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19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 현재 외국인 범죄는 3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7건보다 54.5%나 늘었다.
올해 외국인 범죄(397건)는 8개월만에 이미 지난한해 393건을 넘어선 것이다.
유형별로는 살인이 1건, 강도가 4건, 강간 6건, 폭력 78건, 절도 55건이고 마약과 도박이 각각 3건, 지능범죄가 34건 등이다.
외국인 범죄는 2011년 121건, 2012년 164건, 2013년 299건, 2014년 33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에 의한 범죄는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말 현재 중국인 범죄는 279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68건보다 66.1%나 급증했다.
또 올해 8월말까지의 중국인 범죄는 지난한해 260건보다 19건이나 많다.
중국인 범죄 역시 2011년 58건, 2012년 89건, 2013년 134건, 2014년 194건으로 해마다 급증세다.
이처럼 중국인 범죄가 급증한 것은 무사증 제도 시행이후 중국 관광객이 늘었기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57만명이었던 중국관광객은 2012년 108만명으로 100만명을 넘더니 2013년에는 181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중국관광객 285만명이 제주를 찾아 300만명에 육박했고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223만명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7월말 현재 176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4만명이 늘었다.
지난 2002년 무사증 제도를 도입한 제주도는 180여개 국가가 한 달 동안 비자 없이 관광목적으로 제주를 방문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외국관광객 유입에 효과가 있는 무사증제도를 폐지할 수도 없고 외국인 강력범죄를 그냥 바라만 볼 수도 없다는 점이다.
현행 무사증 제도를 유지한 상태에서는 입국심사를 강화하는 수준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국인 범죄가 개별관광객에 의한 것이었다"며 "제주공항과 항만 등에서 입국심사를 강화해 문제가 있으면 입국을 불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의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이 중국인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범죄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처리해야 하고 그런 부분들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안에 비해 한국 경찰은 관대하게 처분한다는 심리적 요인이 중국인 범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9일 제주시내 한 식당에서 별도로 구입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식당 여주인과 또다른 손님 3명을 집단 폭행한 중국인 8명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중국인 범죄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에는 한계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심검문을 강화할 경우 모든 외국인을 범죄자로 간주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또다른 인권문제나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