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화 및 폭발 논란으로 전량 환불과 교환 조치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신제품 공식 교환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19일 시작됐지만 이날 SK텔레콤 홍대점입구점과 신사동 가로수직영점은 한산한 분위기다.
직장인들의 업무시간이 겹친데다 교환일자도 여유로워서인지 홍대입구점 매장에는 지난달 19일 예약구매를 통해 갤럭시노트7 블루코랄 모델을 구입한 고객 한 명이 매장을 찾아 교환 절차를 밟고 있었다.
갤럭시노트7 사전예약 구매자 A씨는 "구매 제품에는 발화나 발열 등 큰 문제는 없었지만 발화 가능성이 없는 제품으로 교환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발화로 인한 배터리 폭발 논란이 발생한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이 시작된 19일 오전 SK텔레콤 홍대입구점을 찾은 한 갤럭시노트7 구매자가 새로운 배터리가 탑재된 신형 갤럭시노트7으로 교환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 교환 첫날 매장 한산…교환 고객들 "제품에 만족하지만 배터리는 여전히 불안"SK텔레콤 홍대입구점 이진우 점장은 "사전에 구매 고객들에게 무상교환 공지를 한 상태라 몇시쯤 방문하면 되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지난 토요일까지 접수를 받아 약 30분 정도 방문교환을 하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 홍대입구점에는 새로운 배터리가 탑재된 35대의 갤럭시노트7 신제품이 입고된 상태다.
이 점장은 "기존에 폭발 논란이 있던 제품은 수거조치 후 SK네트웍스를 통해 삼성전자 측에 전달된다"며 "신제품은 발화나 폭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사동 가로수직영점은 업무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약 4시간 동안 12명의 갤럭시노트7 구매 고객이 방문해 원활하게 교환 절차를 밟았다.
하루 전 "신제품으로 교환하라"는 전화를 받고 이날 오전 11시쯤 매장을 찾았다는 이모(33·여)씨는 "폭발 사고 이후 점검을 받으라는 연락을 받아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잘 쓰고 있었다"면서 "제품이 마음에 들고 쓰는 동안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계속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혹시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문형(44)씨도 교환을 택했다. 이씨는 충전 도중 한 번 전원이 꺼진 적이 있지만 그 외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면서 "기존 단말기에 있던 데이터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갤럭시노트7 펜 기능 등이 좋고 스마트워치랑 연동도 돼 교환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이번에 갤럭시노트7으로 바꾸면서 통신사를 옮겨 위약금을 물어낸 것도 있어 계속 써야만 하는 이유도 있다"면서 "새 제품으로 바꾸더라도 자는 동안 충전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 다소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날 신사동 가로수길직영점에 따르면, 현재까지 매장을 방문한 갤럭시노트7 구매 고객 중 환불이나 개통취소를 선택한 경우는 없었다.
가로수길직영점 점장은 "이미 다른 제품으로 바꿀 사람은 배터리 사고 이후 바꾸거나 개통을 취소했다"면서 "지금까지 타제품 교환이나 개통 취소 고객은 2~3%에 불과하고 대부분 교환을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매장에 입고된 갤럭시노트7 교환용 신제품 (사진=김민수 기자)
발화로 인한 배터리 폭발 논란이 발생한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이 시작된 19일 오전 SK텔레콤 홍대입구점 매장에 신형 배터리가 탑재된 갤럭시노트7이 진열되어 있다. 신형 갤럭시노트7 제품 박스(오른쪽)에는 검정색 사각형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한편, 신제품은 박스 하단에 붙은 스티커 시리얼번호에 검정색 사각형을 표기해 기존 제품과 구분이 가능하고 기기 후면에 제조년월이 2016년 7월이 아닌 2016년 9월로 표시되어 있다. 기기를 구동시키면 배터리 잔량 표시도 기존 흰색에서 녹색으로 바뀌어 사용자가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신분증과 갤럭시노트7 제품을 갖고 제품 구매 매장을 찾으면 기기 상태와 상관없이 무상교환이 가능하며, 데이터 이전 등의 과정을 거치면 접수부터 교환까지 약 15~20분 정도 소요된다. 교환은 구매 제품과 동일한 색상만 가능하며 통신비 3만 원이 지원된다.
개통철회 및 환불은 교환과 달리 19일까지만 가능하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구매자는 해당 구매처를 통해 택배나 지점 방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음달 이후 교환은 전국 180개 삼성전자 AS센터를 찾으면 된다.
업계는 막상 교환이 시작됐지만 개통 이동통신사의 경우 구매일자에 따라 나누어서 교환을 해주고 있어 몰림 현상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부터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등에서 내년 3월까지 무상교환을 해주기 때문에 여유로워 교환매장을 찾더라도 늦은 오후나 퇴근시간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온라인에선 "제품 입고 안됐다더라" 불만…판매방식 다양해 한동안 혼선 빚을 듯 이런 가운데 일부 예약 구매자들은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8월 구매분부터 신제품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9월 이후 예약 구매자들은 추가 물량이 공급되어야 가능하다. 일부 구매자들은 언제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태라 예약구매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9월 예약 구매자는 "예약 구매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이번 주 안으로 받지 못하면 예약을 취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여러 매장에 전화하고 다른 매장도 직접 가봤는데 아직 교환용 새제품 입고가 안됐다고 기다리라고만 하더라. 물량도 충분하지 않으면서 교환일정만 공지하면 뭐하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판매방식에 따라 제대로 교환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갤럭시노트7 구매자는 "인터넷으로 구매했는데 전화했더니 판매방식이 다르니 해당 개통 통신사에 직접 물어보라더니 이후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환불하고 아이폰7으로 갈아타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통신사 관계자는 "휴대폰은 매장이나 통신사 홈페이지, 전화판매 등 다양한 경로로 판매되고 있어 일일이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대한 빠르고 불편함이 없도록 안내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서는 각 통신사 직영 매장이나 직영 영업점 등을 통해 갤럭시노트7 신제품 물량이 우선 공급되고 있어 사설 영업점 등에서는 신제품 교환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즉시 교환이 필요한 고객의 경우 교환 예약을 받고 임대폰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홍대입구점 매장 직원이 배터리 발화 논란이 발생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부분이 개선된 신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 갤럭시노트7 리콜 교환 조치에도 해외에서는 '불안'해외 반응은 갤럭시노트7의 발빠른 리콜 대응에도 여파가 이어지는 모양세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은 19일 중국 인민망을 통해 알려진 갤럭시노트7 첫 중국 발화 소식을 퍼나르며 해당 제품이 리콜 대상 제품인지 새롭게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인지 확인되지 않아 조사 결과에 따라 단순히 배터리가 아닌 기기 회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믿고 쓰는 국산 배터리가 아닌 중국산 배터리를 쓰게 됐다"며 "언제부터 중국산이 더 안전해진 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해외 거주하거나 공항을 이용하는 이들은 미국과 호주, 일본 등의 공항에서 갤럭시노트7 수화물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항공기 이용객이 갤럭시노트7을 갖고 있는지 가장 먼저 확인하고 있어 한국인으로서 민망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폭발로 사망자는 다행히 없는 가운데, 미국인들 끼리 갤럭시노트7이 폭발한거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 받는다"면서 씁쓸한 반응을 올리기도 했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최근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 서버 과부화 문제를 빗대어 "오버워치 서버 vs 삼성 갤럭시노트7 누가누가 더 많이 터지나 경쟁하는 것 같다"며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