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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고요?"…지진 피해주민 지원금 못받을 판

울산

    "집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고요?"…지진 피해주민 지원금 못받을 판

    울주군 특별재난지역 지정도 어려움 예상

    울산시 울주군 내와마을 주민들이 지진에 파손된 집을 허물고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지진 때문에 정말 못 살겠습니다. 그렇다고 평생 살아왔던 고향을 떠날 수도 없고 걱정만 하고 있어요.”

    ◇ 진원지 인접한 내와·외와마을 폐허 연상

    20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마을. 일주일여 사이 3차례의 지진을 겪은 이 마을은 인기척마저 드물어 적막한 폐허를 연상시켰다.

    외벽이 크게 금간 주택과 힘없이 무너진 담벼락, 종탑이 철거된 교회 등 마을 곳곳에는 강진이 할퀴고 간 상처가 발견됐다.

    이 마을은 지진의 진원지와 인접한 탓에 유독 큰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불과 몇 차례의 지진에 수십년 동안 가꿔온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으로 집이 크게 파손된 11가구, 주민 20여명은 현재 마을 경로당에서 생활하고 있다.

    경로당에서 만난 김분희(79·여)씨는 “12일 두 차례의 지진이 덮쳤을 때 문짝이 넘어지고 유리가 깨질 정도로 집이 흔들렸다”며 “너무 놀란 탓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바닥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 두 차례나 지진을 겪었던 주민들은 지난 19일 규모 4.5의 여진이 또다시 발생하자 놀람을 넘어 공포에 휩싸인 상태다.

    김윤선(81·여)씨는 “80년이 넘도록 고향 마을에 살면서 이렇게 큰 지진을 겪기는 처음이다”며 “지진이 너무 걱정되지만 고향을 떠날 수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으로 집이 파손된 11가구, 20여명의 내와마을 주민들은 마을 경로당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사진=이상록 기자)

     


    ◇ 특별재난지역 지정·재난지원금 수령 ‘불투명’

    울산에서는 지진피해가 울주군에 집중됐다.

    주택피해 666건 등 총 781건의 물적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15억원에 이른다.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지정과 재난지원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지진은 자연재난에 포함돼 주택에 피해가 발생하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택의 경우 '전파' 또는 '반파'의 피해를 입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내와·외와마을을 비롯해 울주군 전역에서 발생한 주택피해 대부분은 반파 미만의 비교적 소규모 피해이기 때문에 법률상으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마을 주민들은 "정부가 집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았다고 지원금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특별재난지역 지정 또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울주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려면 피해액이 90억원 이상이 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액은 15억원으로 9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울주군은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위해 경주의 피해액과 울주군의 피해액을 합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받으려 했으나 이마저도 국민안전처로부터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울주군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건물 파손의 경우 전문가의 안전진단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구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있어야 특별재난구역 지정과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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