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mm 포탄이 떨어진 장소. 나무가 부러지고 곳곳에 웅덩이가 생겼다. (사진=철원군 제공)
"쾅 하는 소리가 나 깜짝 놀랐죠. 너무 가까이에서 소리가 들려 큰 사고가 일어난 줄 알았어요"
이웃과 차를 마시던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 3리 허태길 이장. 갑자기 울린 굉음에 밖으로 뛰쳐 나가보니 마을 인근 야산에 연기가 피어 오르고 아름드리 나무가 부러져 있었다.
사고가 난 시각은 29일 오전 9시 35분. 경기도 연천군 군 사격장에서 훈련 중 발사된 K9 자주포 155㎜ 포탄 1발이 탄착지점에서 1.5㎞ 떨어진 민가 인근에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허 이장은 "지난 27일에도 사격장에서 날아온 파편이 마을의 한 건물 옥상에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며 "때마다 일어나는 포탄 사고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포탄이 탄착지점을 벗어난 원인 등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철원군과 경기 포천군은 포탄 사고가 반복되자 이달 초 사격장 인근 마을들을 중심으로 피해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철원군 등은 정부 차원의 피해 보상책과 군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철원군 관계자는 "사격장 이전이나 마을 이주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자치단체 차원의 피해 조사가 마무리되면 현재보다 개선된 대책들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