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전경련 '미르·K스포츠' 왜 기업에 돈을 돌려주지 못하나?

기업/산업

    전경련 '미르·K스포츠' 왜 기업에 돈을 돌려주지 못하나?

    전경련 '재단해산' 전격발표로 '의혹차단'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전경련은 30일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두 재단을 통합하는 750억 원 규모의 신규 재단을 다음 달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여기서 "750억 원은 기존 두 재단의 잔여 재산을 합친다"는 차원이다.

    두 재단의 설립을 위한 전경련의 대기업 모금을 둘러싸고 연일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차라리 돈을 해당 기업에게 돌려주는 것이 '깔끔'하지 않을까? 내년 대선 등을 거치면서 두고두고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런 방안을 일축했다. 첫째 미르와 K스포츠 두 재단을 설립한 당초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고, 둘째 민법 80조에 따라 법인의 남은 재산을 신규 재단에 넘기지 않으면 그 돈은 해당 기업들에게 돌려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고로 귀속된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류 확산을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여 국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두 재단을 설립했는데, 이제 와서 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책임성이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도 "두 재단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전경련이) 만들어주는 것이 (전경련 해체론과 같은)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방안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경련은 신규 통합 재단의 출범과 함께 여의도로 장소를 옮기고 외부 회계법인의 경영감사를 받도록 하며, 다음 달 중순에는 재단의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발표하기로 했다.

    결국 전경련은 재단 청산으로 논란의 싹을 없애기에는 명분이 부족한 만큼, 새로운 통합 재단 출범이라는 대응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경련이 당초 다음 달초에 발표하기로 한 재단 조직개편방안을 이번 주에 서둘러 발표한 것도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논란을 차단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추천을 받아 이사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의 정동춘 K스포츠 재단 이사장도 마침 하루 전날인 2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특히 K스포츠 재단의 경우 정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진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인 만큼, 앞으로 정관에 규정된 대로 이사회를 통한 재단 해산 결정 등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칠 수 있겠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꼬여있다.

    각종 의혹은 청와대로 모아지고 있지만, 전경련이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응하기위해 전면에 나서 속도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그러나 전경련의 조치로 과연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불투명하다.

    대기업이 8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일시에 낸 배경과 청와대의 역할 등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요구되고 있지만, 전경련은 ‘先재단정상화’라는 미래 방향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어, 양측 간 괴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규 통합재단의 비전을 제시하고 재단의 사업과 역할을 정상화한다고 해서, 당초 제기된 설립 의혹이 덮여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변수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밝힌 대로 다음 달 신규통합재단이 출범해, 문화체육계의 명망가들이 초빙되고,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정해지면 아무래도 논란이 좀 수그러들 수는 있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일시에 돈을 모은 의혹이 풀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그 때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두고두고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