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파란만장한 고비를 넘어 다시 관객들과 만나는 부산영화제는 어떤 행사와 영화들로 무장했을까.
올해 부산영화제는 69개국 301편의 영화를 선보이고, 영화관 밖에서는 부산영화제를 진단하는 행사들을 마련했다. 부산영화제 관계자들이 꼽은 핵심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이창동 감독, 허우 샤오시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자료사진)
◇ 아시아 거장 3인의 대담한국의 이창동 감독,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 3인이 부산에 모여 '특별대담1: 아시아영화의 연대를 말한다'에 참석한다.
이들 세 감독은 올해 초청작품이 없음에도 영화제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서로를 향한 존경으로 특별대담에 흔쾌히 참석하게 됐다.
부산영화제 측이 지난달 기자회견 당시 이야기했던 '아시아영화인들의 연대'가 빛을 발한 셈이다.
이번 대담에서는 서구 영화에 비해 연대가 부족했던 아시아 영화가 어떻게 상생하고 세계 속에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쉽게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세 거장이 아시아 영화계 미래와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자리라 더욱 뜻깊다.
이들은 오는 10일 오후 5시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내부에 있는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대담을 가진다.
◇ 국적 불문, 검증된 신작들의 향연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신인 감독들을 발굴했다. 눈여겨 볼 섹션은 '아시아 영화의 창'과 '플래시 포워드'다.
지난달 기자회견 당시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동남아시아와 부진했던 중국 등에서 뛰어난 신인 감독들이 많이 나왔다. '아시아 영화의 창'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플래시 포워드'에서도 예년보다 우수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와 비전 부문에서도 28편의 장편 극영화 중 10편이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다.
제69회 칸영화제를 휩쓴 화제작들도 모두 모였다.
유럽 거장으로 손꼽히는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황금종려상), 알레한드로 호도로프스키 감독의 '끝없는 시'(감독주간), 이란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남우주연상·각본상), 필리핀 빈곤 가정의 아픔을 그린 브릴얀테 멘도사 감독의 '마'로사'(여우주연상) 등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풍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표현의 자유를 말하다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벌어진 '다이빙벨' 사태 이후, '표현의 자유'는 영화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부산영화제는 9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다양한 포럼을 개최한다.
먼저 9일 열리는 '갑론을박: BIFF 사태를 돌아본다' 포럼은 지난 2년 간 영화 '다이빙벨' 상영 중지 요청으로 촉발된 부산영화제 사태를 되짚어본다.
이와 함께 국내외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의 장이 될 예정이다.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있는 아주담담 라운지에서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진행되며, 김상화, 김조광수, 강석필, 오동진, 토니 레인즈, 장 미셸 프로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함께한다.
12일에는 각종 학술포럼이 예정돼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영화, 표현의 자유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11회 영산법률포럼에서는 영화산업에 있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범위와 한계에 대해 고찰해본다.
이어 헌법과 행정법 전문가들과 함께 표현의 자유와 검열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 부산영화제 사태가 문화계에 던진 충격도 만만치 않다.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열리는 '위기의 문화: BIFF 사태를 통해 본 한국문화사회의 위기' 포럼은 현재 한국사회와 문화가 처한 위기의 복잡한 원인과 이를 야기한 권력·제도·문화 사이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분석적으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