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위험한 인물, 민주주의 가치 훼손 등을 표현을 써가며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의 '마이애미 데이드 칼리지'에서 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지원유세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선거조작) 주장은 일반적인 거짓말을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지난밤 TV토론에서 어떤 증거도 없이 선거조작과 사기를 시사했는데 트럼프는 '패배 시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친 첫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런 트럼프가 오늘은 자신이 승리하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결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면서 "우리 선거제도의 합법성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에 의심의 씨앗을 뿌리려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자 적들을 위해 그들의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왜냐면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표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 또 국민에 의해 선출된 인사들이 권좌를 차지하는 제도를 믿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어떤 시빗거리나 의심도 남지 않게 클린턴이 대승을 거둘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는 전날 네바다 주(州)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열린 제3차 TV토론에서 대선 결과 승복 여부를 묻는 말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며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오하이오 주 델라웨어 유세에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가 패배 시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는 "나의 모든 유권자와 지지자들, 그리고 모든 미국인에게 이 위대하고 역사적인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점을 약속·공언하고 싶다. 만약 내가 이긴다면…"이라면서 "나는 확실한 선거결과만 수용할 것이다. 만약 결과가 의심스럽다고 느껴지면 나는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지원유세에서 그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비판에 맞서 제도의 존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잇따른 발화사고로 리콜에 들어간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겨냥한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업이 새 스마트폰을 출시했는데 버그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 고치고 업그레이드한다"며 "스마트폰에 불이 붙어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는 한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그가 생겼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버리고 다이얼식 전화기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며 "여기(오바마케어)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오바마케어 개선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이름을 바꿔도 좋다. 레이건케어나 (공화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케어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