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은 최순실의 박근혜 대통령 5·18 기념사 수정 정황에 대해 "신성한 광주정신을 모독한 행위로서 박근혜 정부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7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 질의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2013년 5·18 기념식에서 현장낭독한 기념사와 최순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파일을 비교해 보니 5·18의 역사적 의미와 광주정신을 논한 부분만 대폭 삭제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순실 컴퓨터 기록을 보면 '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는 기념식이 열린 2013년 5월 18일 하루 전인 17일 열람됐으며 이는 대통령 기념사가 사전유출돼 수정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최순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기념사 초안에서는 '광주의 힘', '광주 정신', '민주주의', '자유와 인권' 등 5·18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강조한 문구들이 명시됐으나 박 대통령 낭독 기념사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모두 빠져 있었다.
초안에서 "5·18 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나아가 세계인들이 자유와 인권을 배우는 학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통째로 삭제됐다.
또한 "지역을 넘어, 아픔을 넘어,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발전의 상징으로 승화되고 있는"이라는 부분과 "저는 광주의 힘, 광주의 정신을 믿고", "광주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라는 표현이 실제 기념사에서 낭독되지 않았다.
이개호 의원은 "비선 실세 최순실에 의해 5·18민주화운동의 가치가 훼손됐고 박 대통령 또한 찬동한 셈"이라면서 "이는 신성한 광주정신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의도적인 5·18 폄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분노하고 있는 5·18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광주시민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와 문건유출 공모가담자들의 일벌백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한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3년 이후로 3년 동안 기념식에 불참하고 있는데 이것도 최순실이 의도한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