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로부터 연설문 첨삭 지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거 심심치 않게 발견됐던 특이하거나 엉뚱한 표현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야권은 최 씨의 부친 고 최태민 씨의 영세교 활동 등 최 씨 일가의 이단(異端) 전력에 주목하면서 박 대통령의 과거 어록을 주술적 뉘앙스와 연결 짓고 있다.
최 씨가 수정한 것으로 알려진 주요 연설문에는 '드레스덴 연설문'이 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남북경협 문제를 거론했다. 그에 앞서 같은 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다"라며 이른바 '통일대박론'을 제시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최 씨가 주술적 예언가임에 틀림없다"며 "주술적 예언은 과학적이고 합리적 정보 분석에 기초한 정책 판단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박 대통령이 갑작스레 통일대박론을 들고 나왔을 때 "누군가 임기 안에 통일이 될 것처럼 주입한 것 같다"는 말이 나돌았다.
2015년 2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회에서 부동산 3법 처리가 늦어지는 상황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지적한 것도 비전문가적인 표현이다.
종교적 표현도 자주 사용됐다.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한창이던 2015년 11월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비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해 4월 브라질 경제인 행사에 참석해서는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인용해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도 했다.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일은 대박' 이런 게 박근혜 언어인가. 어떤 면에서는 영매적 언어"라며 "(박 대통령이) 정치인의 태도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무당춤을 춘 것 같다. 그러니까 최순실의 아바타다"라고 비판했다.
부정확한 표현이나 틀린 사실관계 등이 연설에 등장하는 것도 최 씨의 작품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대선 전인 2012년 1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故) 육영수 여사에 대한 심정을 묻는 질문에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바쁜 꿀벌'을 틀리게 인용한 것이다. 안중근 열사의 순국 장소를 뤼순(旅順)이 아닌 '하얼빈 감옥'이라고 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