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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외교·안보에도 영향…대북정책, 사드 배치는?

국방/외교

    '최순실 사태' 외교·안보에도 영향…대북정책, 사드 배치는?

    • 2016-11-01 04:00

    대통령이 국가 브랜드 '디스카운트(discount)'…각종 협상서 불리해질 것

    (사진=자료사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각종 공적개발원조 사업 등 외교 안보 현안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순실 사태'로 인해 이들 현안에도 적지 않은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대통령이 연루된 전무후무한 스캔들인데다, 최순실 씨가 외교·안보 정책에까지 관여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 고강도 제재를 위해 대북 독자제재와 추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논의를 진행해 왔다.

    미군의 사드 미사일 발사 테스트 (사진= The U.S. Army flicker)

     

    중국과의 관계 등을 우려한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주에 사드 배치를 감행한 것 역시 박 대통령 주도로 이뤄졌다.

    그러나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정치권에선 사드배치가 지난 7월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 록히드마틴측이 현 정부 실세들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점 등을 들어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는 국방장관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건의한 사항"이라며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부인했으나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되면서 방위산업 부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체결 등 군사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 2012년 '밀실추진'논란으로 중단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논의를 재개한다고 밝혔지만, 정부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협정 체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고 일본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한일군사협정 체결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사드 등 각종 외교·안보 현안을 최순실 씨가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이미 정통성이 사라졌다. 중국이 이 같은 점을 이용해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올 것이 분명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청와대는 "북핵 문제 등 주요 외교안보 사안을 흔들림없이 해나갈 것임을 강조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각종 외신에서 이 문제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데다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국정동력을 되살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키'를 잡고 가야 할 외교부 역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이번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해 외교안보 문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미르재단이 관여하는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외교부 소관 공적개발 원조 사업으로 선정된 경위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지난 28일 언론에 입장을 내고 "외교부 새마을운동 ODA사업은 미르재단이나 최순실과 전혀 관련이 없다. 2017년도 코리아에이드 사업도 기본적인 절차를 완료했고 관계법령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우리 정부 개발협력 사업을 정식 포함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남겨진 외교·안보 일정 역시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11월말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최자체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정부는 이 자리를 통해 중국을 대북 제재에 동참하도록 계속해서 설득한다는 계획이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직원에 둘러싸여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뢰와 국내 지지를 잃은 박 대통령이 중국, 일본과 회담을 가져봤자 내실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다. 수박 겉핥기식 논의가 될 수 밖에 없고, 중국과 일본이 이 역시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회담 자체가 아예 취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선이 다음달 8일 치러지는데, 최순실 사태로 인해 한미 동맹의 여러 사안을 점검하고 새로 정비해나가야 할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로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정부와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기 위험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정부가 정상적인 모습을 갖고 있어야 국제사회에 나가서 무언가를 요구하고 협상을 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상황이 어렵고 불안해지는만큼) 북한 등 주변국과의 적대심을 부추기기 보다는 정부가 나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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