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지역 중학생 10여 명이 1일 최순실 게이트를 규탄하며 김제시내에 집회와 시가행진을 벌였다. (사진=임상훈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학생들이 꾸린 전국 최초의 자발적 집회와 시가행진이 전북 김제에서 열렸다.
날은 차갑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중학생들의 집회와 시가행진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전북 김제지역 중학생 10여명은 1일 저녁 김제시 검산동 김제수협 앞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3㎞가량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중학생들의 집회 소식을 접한 시민 10여 명도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집회에 참가해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과 함께 했다.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중학생의 집회 및 시가행진을 함께 한 박수연(33) 씨는 "중학생들이 대견하고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힘을 보태주기 위해 나왔다"며 "어른들도 못하는데 경찰서 가서 집회신고 하는 절차까지 다 밟았다는 게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중학생들이 벌인 집회와 시가행진에 김제시민 10여 명이 자녀의 손을 잡고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했다. (사진=임상훈 기자)
집회를 주도한 조윤성(중3) 군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가 아닌 최순실 씨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 씨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진실한 사과와 처벌을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조 군과 같은 학교 뿐 아니라 다른 중학교 학생들도 참가했다. 언론 보도와 SNS 등을 통해 또래의 집회 소식을 접하고 함께 하기 위해 거리에 나선 것이다.
한민서(중2) 양은 "시위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여기에 함께 해서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춥기도 하고 걷느라 힘들었지만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학생들이 스스로 꾸린 집회인터라 도화지에 매직으로 쓴 피켓 등은 허술한 측면이 많았지만 학생들의 진심어린 마음에 시민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김제지역 중학생들은 2일에도 같은 일정으로 집회와 시가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