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사진=조선일보 제공)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책임이 있는지 수사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수남 검찰총장은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도 수사하라는 의견을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전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정농단을 하는 동안 국내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이 때문에 우 전 수석이 최씨를 비롯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비리 의혹을 사정기관으로부터 이미 보고 받았거나 알면서 모른 척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국내 사정기관들로부터 각종 비위 의혹에 관한 여러 첩보를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검찰 수사에서 우 전 수석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문건 유출 의혹이 있는 정호성 전 비서관 등의 비리 혐의에 가담했다면 직권남용이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될 여지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수사 선상에서 그동안 사실상 배제돼 있어 책임론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특수본 관계자는 "아직까진 확실하게 혐의가 나오는 게 없다"고 밝혔다.
가족회사 '정강' 공금 유용 등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조사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이 가족회사 관련 질문을 받자 날카로운 눈빛으로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발견되면 누구라도 저희는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소환 여부는 아직 말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검찰총장은 우 전 수석이 전날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황제 소환' 논란이 인 것에 대해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질책했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 청사 안에서 팔짱을 낀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서 있거나 책상 등에 기댄 듯한 모습이 언론 보도를 통해 사진으로 공개됐다.
자신을 조사한 김석우 특수2부장실 옆 부속실에서 출석할 때는 입고 있지도 않던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상태였다.
그 옆으로는 검사와 수사관이 꼿꼿한 자세로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있다.
검찰은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김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 간 사이에 우 전 수석이 다른 후배 검사 및 직원과 서 있는 상태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늑장 소환에 이어 저자세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