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8일 삼성전자에 대해 10시간이 넘는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재벌 총수에 대한 소환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재벌들이 당혹감 속에 상황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삼성 서초사옥에 들이닥쳐 이날 오후 늦게까지 10시간 넘게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이자 승마협회 회장이기도 한 박상진 사장 사무실이 있는 27층을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박 사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녀의 딸 정유라씨의 독일승마 유학을 지원하는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최근 비공개 간담회에서 '협회를 통하지 않고 최순실씨 모녀에게 직접 지원한 것은 삼성뿐'이라고 밝혀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이 예상돼 왔다.
삼성전자는 우선 최씨 모녀에게 우리돈 35억원 정도를 독일로 집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지원했고 이 가운데 10억원 정도가 정유라씨가 타던 말 '비타나V'를 사는데 사용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이 위치한 40층도 압수수색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검찰에서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검찰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디테일하게 맞춰봐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사실에 부합하게 얘기를 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수도 불러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벌총수들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렇게 소환조사를 받을 재벌총수들은 일단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17명의 오찬 간담회 때 독대했던 7개 재벌 총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비공개 면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총수 소환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의 수사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개별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역시 소환가능성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라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측은 신동빈 회장의 독대자체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어떤 일이든 협조할 일이 있으면 한다는 생각이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압박설로 진통을 치룬 CJ그룹 관계자는 "힘들다"면서도 "방향이 미르나 K스포츠 재단 출연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밝히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르면 나가야지 어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반면 현대차 그룹은 일단 정몽구 회장이 독대여부에 대해 밝힌바 없다면서 그룹의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LG그룹도 전경련 요청에 따라 기금출연에 참여했을 뿐 그룹이 조사를 받거나 하는 이른바 민원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또다시 터져 나온 검찰의 재벌총수 소환가능성 시사에 대해 해당 재벌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는 있지만 소환시사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온도차는 느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