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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강도 삼성 압수수색에 재벌들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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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강도 삼성 압수수색에 재벌들 "우리도?"

    검찰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검찰의 8일 압수수색은 거의 12시간 가까이 계속될 정도로 초고강도로 진행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6시 40분부터 삼성 서초사옥에 들이닥쳐 이날 오후 6시까지 12시간 가까운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벌였다.

    일단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이면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과정에 연루된 승마협회 회장이기도 한 박상진 사장 사무실이 있는 27층이 집중적 압수수색의 대상이었다.

    박상진 사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의 독일승마 유학을 지원하는데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최근 비공개 간담회에서 '협회를 통하지 않고 최순실 씨 모녀에게 직접 지원한 것은 삼성뿐'이라고 밝혀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실상 예상돼 왔다.

    검찰은 삼성전자자 최 씨 모녀에게 우리돈 35억 원 정도를 독일로 직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지원했고 이 가운데 10억 원 정도가 정유라 씨가 타던 말 '비타나V'를 사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기획팀이 위치한 40층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렇게 초고강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에서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디테일하게 맞춰봐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사실에 부합하게 얘기를 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수도 불러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먼저 총수 소환 가능성을 풍김으로써 먼저 소환되는 재벌기업 관계자들에 대해 진술을 압박하는 것과 동시에 실제로 재벌총수들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재계에서는 검찰의 재벌총수 소환이 이뤄진다면 우선은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17명의 오찬 간담회 때 대통령과 독대했던 7개 재벌 총수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비공개 면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총수 소환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의 수사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개별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역시 소환가능성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라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난달 등기이사에 선임된 뒤 미국 비브랩스 경영진을 직접 만나는 등 경영현안을 챙기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지 모른다는데 대해서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순실 모녀의 독일행을 적극 지원한 지난해 하반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투기자본 엘리엇이 반대하면서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찬성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일이 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의 독대 자체가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어떤 일이든 협조할 일이 있으면 한다는 생각이며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압박설로 진통을 치룬 CJ그룹 관계자는 "힘들다"면서도 "방향이 미르나 K스포츠 재단 출연 과정에서 대통령의 역할을 밝히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르면 나가야지 어쩌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현대차 그룹은 일단 정몽구 회장이 독대여부에 대해 밝힌바 없다면서 그룹의 현안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돌리기 위해 재벌총수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설지도 모른다면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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