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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트럼프 리스크…보수의 기회 혹은 위기?

    與 엇갈린 기대심리, "최순실 게이트 희석" VS "포퓰리즘 불과"

    비주류의 반란이란 평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처럼 보수당을 표방한 새누리당도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코너에 몰릴 대로 몰렸던 친박계는 단기적 호재로 받아들였다. 세간의 관심이 트럼프에 쏠리는 사이 전열을 정비하고, 당 지도부에 대한 퇴진 압박을 피해갈 역공을 준비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트럼프 효과'를 분석하는 기류도 생겨나고 있다. 내년 대선과 맞물려 복지‧분배 등 야권 주도의 프레임이 깨지고, 안보‧경제 등 유리한 이슈가 부각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흐른다.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트럼프 당선 다음날 '반격' 시작한 친박

    친박계 지도부는 트럼프 당선 결과를 곧바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슈와 결부시켰다. 야권이 거절한 거국내각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영수회담 등의 명분이 강화됐다고 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10일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은 여러 숙제를 한꺼번에 던졌다. 경제‧안보 위기가 쓰나미로 몰려올 것 같다"며 "국정 공백을 하루 빨리 수습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트럼프 당선을 더불어민주당 책임론과 연관시켰다. 그는 "안보 경제 분야에서 불확실성 높아지면서 내우외환의 상황"이라며 "최순실 사태로 인해서 정치권이 혼란 겪고 있지만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했다.

    한동안 숨죽인 채 물밑 행보만 이어갔던 친박계는 이날 재선 의원 회동을 통해 "박 대통령을 비호하진 않겠지만, 이정현 대표의 퇴진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 보수 기회론(論)…대선 이슈 전환: 복지‧분배 → 일자리·안보

    내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큰 틀에서 호재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여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적 위기 상황이 부각되면서 복지, 분배 등의 의제는 묻히고 경제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며 "보수의 기회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트럼프 승리 비결에 대해 "주제는 히스패닉과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우리(백인들이) 일자리에서 피해본다는 것"이라며 "러스트 벨트 백인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해 미국 민심의 중심 문제를 거친 언어로 뇌리에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정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트럼프 효과가) 일시적인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브렉시트(영국), 독일 메르켈 정부도 같은 문제에 봉착했다”며 “진보 진영의 대표 상품인 복지 확대에 비해 복지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져 진보 진영이 패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에 의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된 결과 우리나라에서 환율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며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즉각 실시하자고 촉구했다.

    미 공화당 도널트 트럼프 당선자, 박근혜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위기론…무너진 朴 대통령 리더십 '트럼패닉' 돌파 가능?

    박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한미동맹 필요성과 자신에 대한 '지지' 입장 등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효과를 활용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쉽게 먹혀들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검찰 수사에서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증언하고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트럼프로 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패닉(트럼프+패닉)이 맞물린 외교‧경제 분야의 내우외환이 결국 박 대통령을 대체할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화할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효과는 보혁 간에 시각이 엇갈리는 사안이 아니라 포퓰리즘의 승리일 뿐이란 냉소적 시각도 존재한다.

    한 전직 의원은 "트럼프 지지에 대해 '샤이'했던 미국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숨은 표'로 승리했다"며 "그 결과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가 트럼프 당선을 보수의 기회로 해석한다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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