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외고 학생들이 10일 오후 성안길 입구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사진=장나래 기자)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태와 관련해 충북 도민들의 성난 민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충북에서는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시국선언에 동참했고, 국회의원들도 시민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나섰다.
우비를 입은 청주외국어고등학교 학생 80여명이 10일 오후 청주 성안길 입구에서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에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온 민주주의는 현재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딸 정유라의 특례입학으로 밝혀진 최순실의 부패함은 심지어 국가 안보, 외교, 연설문 등 국가의 기밀 사항 등에 깊게 관여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올바른 사회.역사적 가치관을 추구하고 함양하는 교육을 받아온 청주외고 학생들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국선언을 하기까지 이르렀다"며 거리로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어에 이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 6개 외국어로 시국선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도내에서 학생들의 개별적인 집회 참여나 대자보 부착 등은 있었지만 대규모 시국선언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도종환 국회의원과 김종대 국회의원 등 청주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도 이어졌다.
청주외고 학생들과 함께한 도심 1km 가량 행진을 시작으로 1시간 30분 가량 이어진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시민 자유발언, 문화 공연 등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날 촛불집회는 도내 충주와 영동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시국선언은 대학에서도 이어졌다.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83명은 이날 낮 12시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헌정질서의 파괴와 측근 인사들에 의한 각종 부정비리의 최종 책임자로서 즉시 국정에서 물러나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1일 오전에는 충북지역 변호사 100여명이 청주지방검찰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12일에는 8,000명이 넘는 도민이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