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었습니다. 허나 다양한 나이의 청소년들이 주저하지 않고 시국선언에 동참했습니다. 싸워볼 가치가 없는 세상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장을 함께 써내려갈 것입니다."
12일 오후 4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중·고생 429명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고민성(18)군은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고 군은 "제주 청소년들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긴 부조리극의 종결은 대통령 하야"라고 주장했다.
시국선언이 끝난 오후 5시부터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제4차 도민 촛불집회가 열렸다.
자녀 3명과 함께 거리에 나선 문수임(37·여)씨는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집회에 나왔다. 이 나라가 아이들을 위한 나라였으면 좋겠다"며 참가이유를 밝혔다.
처음 집회에 참가하게 됐다는 현지은(26·여)씨는 "TV로만 박근혜 게이트를 지켜보다 시민들이 동참하는 모습을 보고 거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4천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특히 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자유발언과 공연 등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대통령 하야와 더불어 국정교과서 철회와 세월호 7시간 진상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읽고 미래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며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자유를 앗아갔던 현대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편찬하려는 모습에서 우리는 분노를 느낀다"며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했다.
"가라앉는 세월호 속에서 울부짖는 학생들을 방치했고, 소중한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뜨거운 박수로 학생 참가자들을 지지했다.
이날 집회에는 청소년 밴드 공연을 비롯해 시낭송, 자유발언, 즉석 랩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고, 집회가 끝난 뒤에는 대규모 행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제주시청 일대를 중심으로 행진하며 박 대통령 하야 촉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며 분노를 분출했다.
행진 이후에도 시청 어울림마당에선 집회 공연 등이 이어졌고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한편 서울에서는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