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24시간 밀착 체크했던 청와대 초대 의무실장도 최순실 담당의사로 대통령 자문의가 된 김상만 씨를 알지 못하며, 김 씨가 작성한 의무기록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의무실장은 청와대 경호실 소속으로, 청와대에 24시간 상주하면서 의무실을 총괄하고 대통령의 응급치료 등을 담당한다. 매일 아침 대통령의 혈압과 맥박, 체온 등 건강 상태도 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만 씨가 청와대를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의무실장조차 몰랐다는 것을 대통령 경호·안보에 구멍이 뚫린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013년 말까지 청와대에서 의무실장으로 근무했던 연세대학교 소화기내과 김원호 교수는 14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내 기억으로는 김 씨의 의무기록이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가 자문의가 됐다는 것도 소문을 들었을 뿐"이라며 "진료를 하러 오지 않아 일면식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김 씨가 의무실에 박 대통령의 진료나 치료에 관한 약물 등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그렇다면 김 씨는 자문의로서 무슨 활동을 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이는 김씨가 앞서 주장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대통령을 진료할 때 의무실장과 주치의 등이 함께 있었고, 대통령 진료에 필요한 약물은 의무실을 통해 마련했다고 주장해왔다.
김 교수는 취재진이 거듭 발언을 확인하자 "김 씨가 내 후임 의무실장에게 약물 구비를 부탁하고 함께 진료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약물을 요청한 적도, 진료 명목으로 만난 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 주치의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서병석 서울대병원장도 김 씨를 자문의로 추천한 적이 없고, 진료에도 동석한 적이 없으며, 주치의와 상관 없이 청와대를 오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