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5일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남경필, 원희룡 등 시도지사들이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데 대해 "지지율 다 합쳐서 10%도 안 되는 사람들은 새누리당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전직 시장, 도지사 분들의 대선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 건 이정현 사퇴보다 더 큰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작심한 듯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시도지사들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 대표는 "대권 주자라는 타이틀만 즐기고 언론에 한 줄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며 "명색이 대선주자, 도지사 하는 사람들이 이정현 사퇴 글을 SNS에 올리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상의 없이 시장 자리를 쉽게 던지고 나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돼 새누리당이 어떤 위치가 됐냐"며 "쉽게 던지면 안된다는 게 바로 본인의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며 "(지지율) 10%가 넘지 않으면 대선 주자에서 사퇴하라. 대선 주자 말 팔고 다니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낮아도 그 분은 충분히 큰 일을 하실 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해 전혀 다른 태도를 취했다.
이 대표는 "김 전 대표는 2년 동안 당을 이끌었고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지금은 지지율이 좀 낮아졌지만 충분히 당 대권 주자로서 경쟁력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저의 사퇴를 주장했지만 주장 자체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유승민 전 대표의 역발상과 발상의 전환 측면 등을 매우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권 대선주자들보다 낮은 5%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그분들은 꾸준히 그런 상태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사안이 터졌기 때문"이라며 "노력에 따라서 회복될 수 있는 지지율이라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일정에 맞춰 사퇴 시기를 잡았다는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내년 대선 희망자에 한해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반기문 총장을 연결한 건 엉뚱한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3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안상수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23명 의원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신 대표실 앞에서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원외당협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이 대표는 "당 대표 2년 임기 중 1년 8개월을 반납했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