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김무성 전 대표에 이어 유승민 의원도 대통령 탄핵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다.
유 의원은 16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뽑아주신 대구·경북시도민이 느꼈을 수치심과 자괴감, 배신감을 생각하면 말로 할 수없는 참담한 심정이다.박근혜 정부 탄생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또, "최순실 사태로 국민께서 정의와 헌법 가치를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헌법 가치에 따라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데 정치 생명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최순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야당 등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 2005년 비서실장을 한 이후 11년 동안 최정상의 권력에 맞서 할 말을 다해 온 유일한 사람이었다"며 "만약 최순실의 존재를 알았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 주장이나 당명 변경 반대, 청와대 3인방 전횡에 대한 문제 제기 사실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문제 지적을 해 왔는데 이제 와서 최순실 문제와 연관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저급한 정치 공세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퇴진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금 당 지도부가 대통령에 대해 맹종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당에 한 번이라도 충성해달라는 말씀을 하고 싶다"며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하루하루 당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종속돼 있어 박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새누리당 지도부 문제도 자연히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탄핵에 반대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며 "검찰 수사나 특검, 국정조사를 통해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범죄 사실이 드러난다면 법적 절차에 따라 국회가 탄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탄핵에 앞서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정이 마비되지 않도록 야당이 추천하는 총리와 장관들로 내각을 구성하고 2선 후퇴가 될지 사임을 할지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 대해서도 "야 3당이 국정이 마비되지 않도록 박 대통령 잘못을 정확히 심판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며 "야당이 정치적 계산만 하고 오락가락하는데 이는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대구와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역민들에게 어떻게 사죄를 할지 대화를 해보겠다"며 "오는 19일 촛불집회 참여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