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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28일 공개 강행 "이제 마지막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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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교과서 28일 공개 강행 "이제 마지막 골든타임"

    한상권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상임대표 "국정역사교과서, 이미 사망선고 받았다"

    - 집필진, 지금이라도 양심선언해야
    - 국정화 자체가 문제…불복종 운동할 것
    - 2017년 박정희 탄신 100주년 선물?
    - 국정화 판결 미루는 헌재, 정치적 눈치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16일 (수) 오후 19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상임대표)

    ◇ 정관용> 오늘 야3당은 역사 국정교과서 폐기촉구 결의안을 제출했고요. 어제는 역사교수 561명이 국정교과서 철회 요구하는 그런 성명을 또 발표했고. 찬성인듯 보였던 교총도 얼마 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지금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좀 짚어보고자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상임대표를 맡고 계신 덕성여대 한상권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한상권> 안녕하세요.

    ◇ 정관용> 28일에 현장검토본을 배포한다는 계획이죠?

    ◆ 한상권> 네. 28일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다음은 어떤 절차가 있는 겁니까?

    ◆ 한상권> 현장검토본이라는 것이 그 책에 대해 검증을 하는 거죠. 전문가한테 1차적인 검증하고 현증조사단이 검증하는 거죠. 검증해서 문제점이 나오면 다시 그걸 한번 수정하고 그래서 완성본을 만들고. 완성본을 만들고 인쇄를 하고 배포를 하는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 정관용> 아직까지도 집필진은 공개가 안 되고 있죠.

    ◆ 한상권> 네. 공개가 안 됐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집필진으로 추정되는 인물 리스트를 만드셨던데. 어떤 분들이 추정되고 있습니까?

    ◆ 한상권> 그 리스트는 저희가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각계에서 온 제보를 바탕으로 1차적으로 만들었고 그다음에 저희가 크로스체크를 했는데. 이 기준은 예를 들면 과거 2013년에 교학사 교과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그것을 지지하신 분들이라든지 또 많은 역사학계 관계자가 국정화에 반대를 했는데 거기 참여하지 않으신 분이라든지 또 아니면 평소 교육부의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그쪽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든지. 여러 가지 크로스체크를 해서 저희가 9명 정도를 압축한 겁니다.

    ◇ 정관용> 현재까지 확인된 걸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집필진이다, 심의위원으로는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있다. 이건 확인된 겁니까?

    ◆ 한상권> 그건 확인된 거죠.

    ◇ 정관용> 이 두 분은 어떤 분이에요?

    ◆ 한상권> 두 분은 연배로는 70대 중후반인데요. 제가 굳이 연배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분들이 교과서에 관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교과서라는 것은 학술서하고 달리 최신의 연구업적이라든지 그런 것을 반영해야 되겠죠. 그런데 이분들이 70대 중후반이니까 학계로 보면 은퇴했기 때문에 사실 새로운 학설, 최근의 학설 이런 걸 서베이하고 반영하기에는 좀 무리죠. 그래서 저는 이분들이 교과서 편찬에 들어갔다는 것에서 좀 아쉽게 생각하고 있고요. 특히 신형식 교수님 같은 분은 이미 이전에 또 노태우 정권 시절에,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교과서 편찬에 참여를 하셨고. 이땐 국정교과서 시절이죠. 그래서 사관에서부터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역사학 교수분들 가운데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비율은 몇 프로쯤이라고 봐야 됩니까?

    ◆ 한상권> 지난번에 105명 찬성한다는 선언이 나왔는데 제가 확인해 보니까 그 105명 중에서 역사 교수는 10명도 안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거의 드러내놓고 국정화에 찬성한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겠죠. 저희가 퍼센테이지로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반대하는 것은 거의 역사학계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이번 561명 반대선언도 거의 일주일 만에 이렇게 된 거거든요. 바쁘신 와중에도 561분이 이렇게 서명했다는 건, 역사학계 전체 교수가 한 7, 800명 된다고 치면 7, 80%가 서명했다는 것은 역사학계에선 반대한다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역사학계에서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무슨 토론회라든지 검증 과정, 여기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겠다. 완전 보이콧 선언하셨죠? 그 이유는 뭡니까?

    ◆ 한상권> 이전에 2013년 교학사 교과서 당시에 저희가 교학사 교과서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지적해 줬더니 그 교과서를 검정에서 탈락시키지 않고 다시 그걸 수정, 수정, 또 수정하더라고요. 한마디로 말하면 저희가 빨간펜 역할을 해 준 셈이죠. 그러면서 그 교과서가 정당한 지위를 찾는 것처럼, 마치 오류가 줄어든 것처럼 이렇게 국민들한테 비추어진다는 말이죠. 더군다나 그 당시는 검정교과서니까 여러 교과서 중에 하나니까 그럴 수 있지만 지금은 국정교과서 아닙니까? 만약에 저희가 국정교과서에 그런 빨간펜 역할을 해 주면 이제는 학계에서 오류가 다 시정됐다, 그러니까 이 교과서는 이제 정확한 거다, 이런 식으로 홍보하면서 국정교과서 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호도할 수 있는 염려가 있죠.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는 빨간펜 역할 안 한다고 입장을 밝힌 겁니다.

    ◇ 정관용> 사실 그 내용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 사관이 어떠냐를 따지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원칙적으로 국정화라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거 아닙니까?

    ◆ 한상권> 저희가 그것 때문에 불복종운동을 벌이겠다는 거죠. 핵심적인 것은 국정화의 문제점부터 짚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내용이 어떠냐 이렇게 되면 우리가 국정화를 인정하는 모양이 되니까 그걸 부정하기 위해서.

    ◇ 정관용> 내용 논할 계제가 아니다 그거죠.

    ◆ 한상권> 그렇죠.

    ◇ 정관용> 어제 성명서에 특정 정권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만든 역사교과서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 이런 대목이 나오는데 조금 설명해 주세요.

    ◆ 한상권> 민주주의는 역시 국민주권주의 아닙니까? 교과서가 작년에 검정제에서 국정제로 전환했는데, 그때 정부정책 수립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3분의 2가 반대를 했거든요. 그러면 그 당시에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시행했다는 것부터 우선 큰 무리가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헌법이 우리나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정교과서라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죠. 이 두 가지로 볼 때 우리는 국정교과서를 찬성할 수 없다는 게 역사적 입장입니다.

    ◇ 정관용>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교과서다. 이런 표현도 하셨더군요.

    ◆ 한상권> 많은 분들이 이 교과서가 혹시 최순실 요새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돼 있지 않았나 이렇게 보는데.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이전인 2008년부터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을 보였고 그때 뉴라이트 쪽에서 역사책을 하나 낸 적이 있습니다. 출판기념회인데 사실 거기에 참여를 하셔서 뭐라고 했냐 하면 "이제 걱정을 덜게 됐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그분은 대통령 되기 이전부터 기존의 역사관에 대해서 아주 상당히 거부감을 느꼈다고 생각이 드는 거죠.

    그걸 만회하기 위한 것이 2013년 교학사 검정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통해서 본인들의 사관이 반영된 역사책을 학계에, 현장에 배포해 보려고 했는데 시장논리에서 철저히. 채택률이 거의 0%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역사적 과정 속에서 2015년 국정화가 나왔기 때문에 이걸 갑자기 어느 농단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기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이 2017년이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0주년이고 하니. 그런 것을 맞추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최순실 씨하고는 40년의 역사인데. 그러니까 오래 전부터 같이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이랬을 수는 있죠?

    ◆ 한상권> 그랬을 수는 있죠. 그렇지만 최순실 씨가 제가 생각하기에는 다른 건 농단했을 수 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관은 좀 특별합니다. 부친에 대해서 특히 애정을 갖고 있고 본인이 정치적 목적 중에 중요한 것 하나도 부친의 명예회복. 이걸 상당히 강조하지 않습니까? 그러고 사실 다른 책은 다 2018년에 만들어지는데 이 책만 또 2017년으로 당겼단 말이죠. 그런 것으로 볼 때는 여기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책은 역시 과거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방향으로 역사관을 재정립하려는 것이고 그것이 또 박 대통령의 역사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버지 탄신 100주년에 맞추어서 선물을 드려야 한다라는 확고한 소신이 있었다.

    ◆ 한상권> 명예회복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이 책을 만듦으로 인해서. 교과서에 아버지의 역사관을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지금 민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한 정부 고시, 이건 잘못됐다고 헌법소원 냈잖아요.

    ◆ 한상권> 헌법소원 냈죠.

    한상권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상임대표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그건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한상권> 이것도 헌재가 정치적 눈치를 보고 있는 거죠. 헌재가 원래는 1992년에 교과서에 대해서는 한번 판결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그당시에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렸냐면 국정제보다는 검정제가 좋고, 검정제보다는 인정제가 좋고 인정제보다는 자유발행제가 좋다. 교과서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이미 20년 전에 판결을 내렸고 또 2015년에 UN에서도 이 역사교과서는 문화적 권리다. 이렇게 판결해서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국정교과서는. 그런 여러 의견이 나왔거든요.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저희가 이번에, 작년에 이미 작년 12월 23일이니까 거의 한 1년이 되어 가네요.

    ◇ 정관용> 아직도 그런데.

    ◆ 한상권> 아예 검토조차 않는 것을 볼 때 이분들은 역시 법리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눈치를 보고 있지 않나 생각해서 우리나라 한국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 정관용> 보수성향의 한국교총도 조건부 찬성 입장이었는데 지금 입장을 선회한 거죠?

    ◆ 한상권> 그렇죠.

    ◇ 정관용> 교과서 수용불가까지 결의했잖아요.

    ◆ 한상권> 대세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국정교과서는 사실 시대착오적인 거죠. 교총이 늦게나마 정신차리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고 일단 환영하는 바입니다.

    ◇ 정관용> 정치적으로 역시 눈치를 보다가.

    ◆ 한상권> 그렇죠.

    ◇ 정관용> 이번에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나니까 이제 더 눈치 볼 거 없다, 이렇게 되나요?

    ◆ 한상권> 그렇죠. 저는 그런 의미에서 특히 필진들 이분들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이 듭니다. 28일 이전에 지금이라도 빨리 본인이 판단을 잘못했지만 나는 국정교과서 찬성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사실 어떻게 보면 부역의 혐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고 만약에 나중에 이것이 공개되면 각 대학교 재직하신 교수님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자기 대학 교수가 그런 집필을 했다고 하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 거다라고 해서 더 강력한 격렬한 저항이 나타날 것 같고 그때는 더 곤란에 빠지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이라도 교총처럼 내가 판단을 좀 미스한 것 같다 해서 빨리 양심선언을 하고 부역의 혐의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게 제 심정입니다.

    ◇ 정관용> 어차피 그 필진은 마지막에는 공개 안 할 수 없잖아요.

    ◆ 한상권> 네, 공개해야 합니다.

    ◇ 정관용> 그 순간이 다가오기 전에 결단해라.

    ◆ 한상권> 저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쨌든 지금 정부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현장본이 나오고 수정을 한 다음에 이제 완성본 인쇄까지 끝나면. 그때 대응책은 불매운동입니까?

    ◆ 한상권> 불매운동은 일단 학부모들이 하는 건데요.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니까 약간 불매운동은 의미가 없죠. 나라에서 책을 사주니까. 대신 고등학교는 불매운동이고, 이건 학부모들이 하시는 거겠죠. 저희 역사학자들은 그것이 잘못된 역사관에 입각해 있다는 것을 국민들한테 알려서 좀 더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시키는 일. 그런 것이 학자가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만약에 지금 정부가 입장을 번복한다고 하더라도. 또 지금 그냥 국정교과서를 낸다손 치더라도 현장에서는 많은 역사교사들이 또 그 교과서를 쓰지 않을 공산이 크잖아요.

    ◆ 한상권> 더군다나 최근에 교육감들이 또 각각의 입장을 다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안교재 이런 것들 다 나왔기 때문에 사실 국정교과서는 거의 실효성이 없는 것을 정부가 지금 어떻게 보면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대안교재도 이미 다 나왔어요?

    ◆ 한상권> 지금 이미 쓰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 가지 학자들이 다 쓰고 있기 때문에 아마 현장에서 교사들은 대안교재를 바탕으로 이 교과서의 문제점이 뭐다,이런 식으로 가르칠 가능성이 높죠.

    ◇ 정관용> 내년 학기 시작 전에 충분히 나올 시간이 되죠. . .

    ◆ 한상권> 나올 수 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미 사실상 폐기되는 상황인데도 고집부리고 있는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한말씀 하시죠.

    ◆ 한상권> 국정교과서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전체가 반대하고 학계 전체가 반대하고 학부모도 반대하고 교사도 반대하고 그런 책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무리라고 생각하고. 아직 남았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폐기처분하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덕성여대의 한상권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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