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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지도자로 부적합하는 편견을 가중시킬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으로 지목돼 탄핵 위기에 놓이면서 오히려 여권 신장의 걸림돌이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승리는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획기적인 사건으로 환영받았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하야와 탄핵 압력을 받고 있고,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 피의자로 입건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대통령을 둘러싼 스캔들이 '여성은 지도자에 부적합하다'는 편견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는 한국 여성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한국은 세계에서 양성평등 순위가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이번 일로 여성이 권좌에 오르는 것이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거라고 여성들이 걱정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시위에 나선 시민 김연정(22) 씨는 NYT와 인터뷰에서 "남성들이 우리 뒤에서 '거봐, 여성 대통령을 뽑으니까 이렇게 되지'라고 히죽거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NYT는 또 "박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과거 국회의원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여성 인권을 대변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현 정권에서 성차별이 악화했고, 성범죄는 증가했으며, 남녀의 경제적 격차는 더 커졌다"는 김영순 대구여성단체연합 대표의 말을 근거로 들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지닌 노년 보수층의 지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들은 박 대통령을 여성 대통령이 아닌 박정희의 딸로 보고 싶어 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이번 스캔들에서 핵심 이슈가 이니었던 박 대통령의 성별이 전면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노년 보수층이 박 대통령을 '불효한 딸'이라고 경멸조로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회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