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사진=박종민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5일 "우리 당은 (탄핵안의) 12월 2일 혹은 9일 처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야권의 제안을 거절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기간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 집중하는 것이 질서 있는 국정수습"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내 탄핵 처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회기 내 탄핵하자는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의 제안을 일축한 배경에 대해 "탄핵 절차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등 게이트와 연관된 인물들에 대한 재판 절차 기간 동안 탄핵 심사를 중지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헌법재판소법 51조 '심판 절차 정지 규정'을 인용하며 탄핵 절차가 6~12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헌재가 정상적인 일정을 진행해 2월 중순경 탄핵이 결정될 경우 귀결될 '조기 대선'에 대한 반론도 즉시 탄핵 처리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내년 3~4월, 대선을 치를 경우 각 정당의 경선 절차가 엉터리가 될 것"이라며 "허겁지겁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해 벼락치기 대선이 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조기 대선으로 귀결되는 탄핵 대신 개헌에 집중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반면교사를 읽어야 한다"며 "개헌 작업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4년 전 언론 인터뷰를 인용하며 "문 전 대표의 지적대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이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활용한 개헌 추진에 반대 입장인 점을 공략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내각제 혹은 내각제에 기반을 둔 분권형 대통령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정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정기국회 회기 내 탄핵 처리에 반대한다고 밝히자 회의장은 소란스러워졌다.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12월 2일, 9일 등 처리에 반대한다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의총에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황영철 의원도 나 의원의 주장을 거들었다.
한편 이날 의총은 5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으나 대부분 비주류 의원들이었고, 주류 친박계 핵심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입장을 논의하는 자리에 대한 친박계의 불편한 감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