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기금출연이나 최순실 일가에 대한 금품제공의 대가성을 밝히는데 화력을 집중해 고강도로 추궁했지만 출석한 재벌총수들은 대가성은 부인하고 곤란한 질문에는 대부분 어물쩍 넘어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공격한 초점은 재벌총수들이 미르나 K스포츠재단을 위해 기금을 충연한데 대가성이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답변에 나선 총수들은 자신들이 뇌물공여 혐의를 쓸 수 있는 대가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부인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단 한번도 뭘 바라거나 반대급부를 요구하며 출연하거나 지원한적이 없다”면서 “이건(미르와 K스포츠재단 기부)도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대가를 기대해서 출연한 사실은 없다”고 했고 SK 최태원 회장은 “대가성을 가지고 출연한적도 없고 내 결정도 아니었다”고 강하게 말했다.
LG 구본무 회장은 “기업입장에서는 정부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전경련 회장인 GS 허창수 회장은 “청와대 요청을 기업이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기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두 재단에 대한 출연이 대가성이 없다고 부인하고 또 대가성이 없는 출연의 이유는 청와대와 정부에 거스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피해주장이다.
반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다”라거나 “살펴보겠다”는 말로 예봉을 피해 나갔다.
이재용 부회장은 6,500억원을 증여받아 16억원을 세금으로 내고 지금 8조원이 된 것 아니냐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 질의에 대해 “제가 앞으로 기업 경영을 열심히 해서”라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출연 결정은 당시 사회공헌 위원회에서 했기 때문에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도 대답했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한 기업총수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우측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대표이사) 윤창원기자
전경련을 해체할 생각이 없느냐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질문에 대해 허창수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송구스럽다”면서 몸을 낮춘 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블루케이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질문에 대해 조양호 한진회장은 “그런 것을 신문으로만 알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고 피해나가기도 했다.
청문회나 검찰 포토라인 등 불편한 자리에는 처음 나온 LG 구본무 회장은 전경련 해체 주장과 관련해 “전경련이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돼 싱크탱크로 바뀌어야 한다"고 차분히 주장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