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숙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 위원장)
앞서 쭉 들으셨다시피 지금 청문회가 열리고 있는 국회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사실 요즘 국회에서 즐거운 소식 들릴 일이 없는데요. 그런데 얼마 전 딱 한 가지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국회 청소노동자 200여 분이 국회사무처 소속의 정규직 소속. 그러니까 정규직 환경미화원이 된 겁니다.
사실 지난 2013년 이 문제로 한동안 떠들썩했던 거 기억하는 분이라면 아마 오늘의 이 소식이 얼마나 기쁜 결과인지 아실 거예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누구보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던 분입니다.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 김영숙 위원장 직접 만나보죠. 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영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영숙> 네, 너무너무 형언할 수 없는 그런 큰 기쁨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기자회견 하면서 왜 이렇게 우셨어요?
◆ 김영숙> 그동안 그런 저런 일들이 또 갑자기 이렇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아, 그래서 기쁨의 눈물?
◆ 김영숙> 그렇죠.
◇ 김현정> 모이면 뭐라고들 얘기 제일 많이 하세요? 우리 환경미화원들 모이면?
◆ 김영숙> 꿈인가 생시인가 싶기도 하고 정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서로 볼 꼬집어보고 그러세요? (웃음)
◆ 김영숙> 정말 정말 정말... 감사 감사 감사 할 뿐입니다. 이번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을 시작으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이 향상이 이루어지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저는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렇게 지금 말씀하실 수밖에 없는 게 ‘우리 국회만이라도 청소부들, 그때는 청소부라고 했습니다. 환경미화원들 정규직화 하겠다.’ 선언을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 게 2011년이에요.
◆ 김영숙>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된 거예요, 국회의장이 약속한 지 5년 지났는데?
◆ 김영숙> 저도 참 그 얘기하면 정말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 늘 총선 때나 대선 때 공약을 하시잖아요. 의원님들이나 대선 주자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시켜주겠다고. 그런데 그 시간 지나면 그 얘기는 그냥... 사회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국회의사당을 청소하는 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주인이 아닌 그런 인식을 받는다는 게 지금도 이해하기 어려워요.
◇ 김현정> 우리 김영숙 위원장님은 국회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 김영숙> 저는 11년 됐습니다.
◇ 김현정> 최고의 인텔리들이 모이는 곳이죠? 곳이어야 하죠, 국회.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조금 대우라든지 이런 게 나을 것 같은데 어때요?
◆ 김영숙> 저도 처음 입사하면서 그 기대를 하고 정말 들어갔거든요? 더했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저는 정말 절절하게 체험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고요. 다들 그런 경험을 했어요, 거의 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을 겪으셨어요? 어떤 비인간적인 대우 이런 걸 겪으신 거예요?
◆ 김영숙> 그렇죠. 순종 안 하면 밉보이고 이건 어떻게 된 게 무슨 말을 한마디도 못해요. 그래서 저는 들어온 지 얼마 안 지나서 바로 ‘아, 이게 현대판 노예구나.’ 했어요.
◇ 김현정> 현대판 노예구나?
◆ 김영숙> 네, 어쩌면 이렇게 우리 권리는 요구도 들어주지도 않고 말하지도 못하게 하고... 제가 2006년도에 입사를 했는데 그때도 물품을 제대로 안 줬어요. 그래서 저희가 부족하면 락스라든지, 파란 통 있잖아요, 동그란 통.
◇ 김현정> 동그란 통에 대걸레도 담아 다니시고 그러잖아요, 손잡이 있는.
◆ 김영숙> 그 통을 이끄는 바퀴 달린 수레가 있어요. 그런 것도 회사가 안 사줘서 저희가 직접 사다 쓰고. 저도 저 같은 경우도 사서 썼고 등등. 세상에 청소 도구를 안 사주고 일시키는 데가 국회 말고 또 있나 싶을 정도더라구요.
◇ 김현정> 그거를 왜? 아니, 다른 것도 아니고 청소도구 사달라는 말을 못해요, 분위기가?
◆ 김영숙> 네. 못해요, 절대. 그리고 피복 같은 경우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에 걸쳐서 한 용역회사가 일을 했는데 오죽하면 5년 동안 하복, 동복 상의만 2벌씩 해 줘서 그거를 2개씩 해서 5년 동안 입었어요. 다 미어져도 할 말을 못했어요.
◇ 김현정> 다 찢어져도 알아서 꿰매입거나 자기가 어떻게 사서 입거나 해야지, 위에다가 새거 사주세요라는 말을 못해요?
◆ 김영숙> 네, 절대요. 절대 못했어요.
◇ 김현정> 결국 이게 다 용역회사를 통해서 간접고용이라는 시스템이 되면서 생긴 어처구니 없는 일들인데 국회만이라도 이거 개선해보자 해서 이번에 직접 고용이 된 거죠?
◆ 김영숙> 네, 맞습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김현정> 그래요. 정규직 직원 직접 고용되다 보니 이제 나도 국회 직원이다 하니 마음가짐도 좀 달라지세요?
◆ 김영숙> 왠지 왜 그렇게 되는 거죠? (웃음) 당당해지죠?
◇ 김현정> (웃음) 11년째 다니는 직장인데 달라져요? 당당해져요?
◆ 김영숙> 그전에는 당당하지 못했어요. 저희들이 의기소침하고 왠지 저희 스스로가 그랬는데 이제는 저희가 자긍심도 생기고 진짜 애사심도 생길 것 같아요.
◇ 김현정> 일도 더 잘돼요? 더 열심히 하게 돼요?
◆ 김영숙> 그럼요. 마음이 힘든 게 문제지 사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저희들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거든요. 사실은.
◇ 김현정> 그래요. 어떤 분들은 또 혹시 정규직 되면 평생 일자리가 되는 거니까 조금 일을 덜하지 않겠느냐, 이런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노동자들을 그렇게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면 혹시 고용자 입장에서는 더 손해 보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는데?
◆ 김영숙> 정말 그건 동의할 수 없고요. 저희가 더 오히려 책임감을 갖고 저희가 열심히 더 한다는 그런 마음이지, 보장이 됐다고 해서 저희가 그런 것들을 좀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 행동한다, 이런 건 저는 있을 수 없다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젠 주인이 되는 건데요.
◆ 김영숙> 그럼요.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 김영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꿈 아니고 생시 맞아요. 볼 그만 꼬집으셔도 돼요. (웃음)
◆ 김영숙> 앞으로 국회 오실 기회가 있으면 한번 봐주십시오.
◇ 김현정> 아우, 그렇게 하겠습니다. 찾아뵙겠습니다.
◆ 김영숙> 미화를 책임지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잘 닦아주세요. 고맙습니다.
◆ 김영숙> 대단히 감사합니다.
◇ 김현정> 드디어 직접 고용이 됐습니다. 중앙공공기관에서 처음으로 환경미화원을 직접 고용한 국회.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의 김영숙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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