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성모의 집 이전 신축과 관련해 두 번째 예산 심사가 진행된 대전 동구의회에 찬반 양측이 모여 예산 통과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대전의 한 노인무료급식시설의 학교 옆 이전을 두고 학교 측과 시설 측이 석 달째 갈등을 빚고 있다.
대전 동구 삼성동에 있는 노인무료급식시설 '성모의 집'.
시설이 오래되고 협소해 구를 통해 시 예산 9억7천만원을 지원받아 대전 보문중·고등학교 옆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보문중·고와 학부모들은 교육환경이 훼손되고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보문고 관계자는 "가뜩이나 원도심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에는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며 "학교가 존폐 문제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운영에 지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복지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꼭 학교 옆으로 와서 복지를 해야 하는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라"는 것이 학교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성모의 집을 위탁 운영 중인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이전 예정지는 고물상이 있었던 곳으로, 환경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이전보다 나은 면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시설 측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학교에서 소외계층 배려에 대해 학생들에게 좋은 취지로 교육한다면 상생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동구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13일 성모의 집 이전 신축 예산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15일로 연기했다. (사진=김정남 기자)
반대 여파로 지난 10월 대전 동구의회에서는 이전 건립을 위한 추경예산이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다.
13일 두 번째 예산 심사가 진행된 의회에서는 찬반 양측이 몰려든 가운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모의 집 이전 신축 관련 예산 9억7천만원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15일로 연기했다.
15일 세 번째 예산 심사와 16일 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예산 통과 여부에 양측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대 측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예산이 통과되더라도 성모의 집 이전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