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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이 와중에 공무원 봉급 올리는 정부



칼럼

    [오늘의 논평] 이 와중에 공무원 봉급 올리는 정부

    • 2016-12-26 16:34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정부가 공무원 보수를 3년 연속 3%대로 인상하기로 하자 공무원들은 양심도 없느냐? 정신 나간 정부가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26일 입법예고한 '공무원 보수 규정'과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실무직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8·9급 공무원 직급보조비를 현행보다 2만원을 올린 12만 5천원으로 조정하는 등 공무원 보수가 내년에 평균 3.5% 인상된다.

    정부는 특히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다는 명목에서 공무원 가족수당을 대폭 인상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공무원의 둘째 자녀에 대한 가족수당을 월 2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하고 셋째부터는 자녀 1명당 10만원으로 올려 준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19세 미만의 세 자녀를 둔 공무원은 매달 18만원씩의 가족 수당을 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경찰·소방 공무원 수당과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해경의 함정수당을 월 7만원으로 올리고 사병 월급도 9.6% 인상돼 병장이 21만6천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차관급 이상의 정무직 공무원 연봉은 동결하기로 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 등을 보수 인상의 이유로 들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더욱 해이해진 공직 기강에다가 물가상승률의 2~3배 수준으로 공무원 보수를 인상하는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특히 내년은 불황 도미노가 우려되는 등으로 2월 추경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고 공직 사회가 솔선수범해 경제난을 헤쳐나가야 할 마당에 국민 혈세로 공무원 보수부터 올리는 것은 공직 사회가 여전히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무원 보수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연도별 물가상승률은 2013년 1.3%, 2015년 1.7%, 올해 1%로 공무원의 보수 인상률에 비해 훨씬 낮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무원의 보수를 2013년 2.8%, 2014년 1.7% 올린 것은 물론
    2015년 3.8%, 2016년 3% 인상에 이어 내년 2017년 3.5%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운운하고 있으나 최근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이 최근 5년간 매년 25만 명을 넘어 서는 것 등을 볼 때 공무원은 사기 진작책을 생각할 필요도 없는 최고의 인기 직종이다.

    사실 공무원 월급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박봉이란 말은 옛적 얘기다. 올해 행정자치부가 고시한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 월액 평균액'을 세전 평균연봉으로 계산하면 5892만 원으로 대기업 평균 6020만 원과 엇비슷하고, 중소사업장 평균 3732만 원보다 월등히 많다.

    특히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고용 보장은 공무원만이 누리는 혜택이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국민연금보다 '덜 내고 더 받는' 구조인데다가 매년 연봉을 3% 이상 인상해 공무원들은 노후 보장까지 받고 있으니 일반 국민과는 다른 특권층 계급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공무원들의 보수를 삭감해도 시원찮을 판에 각종 명목으로 인상하는 것은 머슴이 주인 눈을 살짝 피해가면서 도둑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백 번 양보해 경찰과 소방관, 군인 등 위험한 직무나 힘든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 대한 수당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한 면도 있으나, 일반직 공무원 봉급까지 올린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반 가정의 가족 수당이 1인당 2만원인데 비해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라도 되듯이 공무원의 가족 수당을 10만원까지 파격적으로 올리는 것은 파렴치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봉급을 올릴 만큼 잘 한 것이 뭐가 있는지 대한민국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다. 세월호 때와 메르스 사태, 경주 지진 때의 대응, 4대 부문 개혁성과 그리고 지금의 AI(avian influenza, 조류인플루엔자)사태에 어느 하나라도 정말 잘했다고 자신있게 답을 하는 공무원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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