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BBC 캡처)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치타가 급속히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고 BBC가 27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야생상태의 치타가 7,1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동물학회의 사라 듀란트 박사 등이 참여한 이 조사보고서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the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린 것으로, 저자들은 치타에 대해 멸종위기종으로 빨리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International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적색목록(Red List : 야생동식물의 보존 상태를 9등급으로 나눠 분류한 목록)에서 치타는 현재 ‘취약(Vulnerable :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음)’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치타들은 행동 반경이 보호구역보다 훨씬 넓어 인간과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다고 BBC는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생존한 치타들 중 절반 이상이 남 아프리카의 6개 국가에 걸친 지역에서 한 개 군락을 이룬 채 서식하고 있다. 또 아시아의 치타들은 모두 멸종됐고 이란에 50마리가 안되는 치타들이 살고 있다.
치타는 활동 영역이 가장 넓은 육식 동물중 하나기 때문에 보호구역 훨씬 바깥의 지역을 떠돌아 다닌다. 약 77%의 치타 거주 영역이 자연 공원이나 보호구역을 벗어난다.
그 결과 이 동물은 농부들이 개간하는 땅이 점차 늘고 먹이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주로 토지 소유의 변화 때문에 치타의 개체수가 지난 16년동안 1,200마리에서 불과 170마리로 줄었다.
사라 듀란트 박사는 “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고양이과 동물의 비밀스러운 본성 때문에 치타들의 곤경을 관찰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모으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치타에게 필요한 광대한 영역과 야생에서 직면하는 복합적 위협들은 이 동물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절멸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고 듀란트 박사는 설명했다.
SNS에 올라온 새끼 치타 판매 광고 관련 사진들(사진=BBC 캡처)
치타에 대한 큰 우려들중 다른 것은 중동지역 국가들에서 이국적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은데 따라 촉발되고 있는 새끼 치타의 불법 매매다. 생후 4주에서 6주 정도된 새끼 치타가 암시장에서는 1만 달러에 거래된다고 BBC는 보도했다.
치타보호기금(Cheetah Conservation Fund)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아프리카에서 치타 새끼 1,200마리가 불법 매매됐으나 85%가 운송도중 죽었다고 BBC는 전했다.
남 아프리카의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 가입국 정부들은 최근 회의에서 치타 판매를 광고하는 소셜 미디어의 계정들을 단속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치타가 장기간 생존하게 하려면 보호 영역과 범위의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노력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는 단순한 보호 구역 선언으로부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접근방식으로 “보호의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근본적으로 지역 사회가 위험한 포식자에게 노출된 야생종을 보호하는데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보호구역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치타를 영원히 잃지 않으려면 우리는 보호구역과 비보호 구역을 뛰어넘어 보호할 수 있도록 더 크게 생각해야만 한다”고 보고서의 다른 저자인 킴 영-오버톤 박사는 BBC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