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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법대로' 철거" 했다더니, 합법적 반환요구는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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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상 '법대로' 철거" 했다더니, 합법적 반환요구는 '묵살'

    29일 오후 2시 부산 동구청을 항의 방문한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와 구청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 4시간 30분만에 철거된 가운데 29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이를 돌려받기 위해 관할 지자체를 항의 방문했다.

    하지만, 법대로 소녀상을 철거했다던 구청은 적법한 반환 요구를 묵살하고 구청장마저 자리를 비우는 등 모르쇠로 일관해 시민사회단체의 격한 반발을 자초했다.

    ◇ "법대로 하자"던 동구청, 합법적인 소녀상 반환 요구에는 '묵묵부답'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부산 동구청을 찾아 하루 전 동구가 철거해 간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관련법에 따라 노상 적치물로 분류된 소녀상을 소유주가 찾으러 왔을 경우 곧 바로 소녀상의 위치를 알려주고 과태료 고지서를 발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그러면서 동구가 기본적인 행정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채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추진위의 지적에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한 채 소녀상을 돌려달라는 요구도 사실상 묵살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소녀상 설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이를 수거한 법적 근거와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다소 동떨어진 대답만 반복했다.

    기습설치했던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당한 시민사회단체가 하루 뒤인 29일 관할 지자체를 방문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소녀상을 돌려 받겠다고 요구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추진위는 법대로 소녀상을 철거했다던 동구가 이번에는 법을 어기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관계자는 "소녀상을 철거할 때는 법대로 행정대집행을 진행한다는 구청이 절차에 따라 소녀상을 돌려받겠다는 민원인의 요청은 묵살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정치적인 대응이며, 법을 어긴 담당자는 향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진위 관계자는 "이 시각부터 동구는 평화의 소녀상을 돌려달라는 합법적인 요구를 외면하고 불법으로 소녀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동구를 상대로 고발 등 법적인 조처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테이블에 앉을 대표자를 놓고 대화 전부터 신경전을 벌이던 양측은 대화 내내 격양된 모습으로 고성을 주고받는 등 앙금을 그대로 드러냈다.

    ◇ 구청장 출장에 주무과장은 '연락 두절'…구청에는 온 종일 비난 전화

    행정대집행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한 부산 동구청에는 이날 하루 종일 비난 전화가 폭주했다.

    소녀상을 철거한 주관 부서인 안전도시과와 구청장실 등에 비난과 항의 전화가 빗발쳐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삼성 동구청장을 비롯해 부구청장과 담당 국·과장들도 대부분 자리를 비웠다.

    특히 이날 소녀상 추진위가 항의 방문해 주관 부서장인 안전도시과장을 찾았지만 한 간부가 "과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대답해 추진위의 격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화 문의 외에도 동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00여 건에 가까운 항의글이 올라왔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작 박 구청장은 별다른 견해도 내놓지 않은 채 이날 구청을 비웠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추진위의 방문이 예고된 이 날 일부 구의회 관계자 등과 함께 소속인 새누리당 차원의 행사에 참여하려고 서울로 향했다.

    이날 구청을 방문한 소녀상 추진위가 구청장이 자리를 비운 이유와 공식적인 견해나 대처를 남기고 갔는지를 캐물었지만, 구청 측은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책임자인 구청장이 아무런 견해를 남기지 않고 자리를 비우면서 구청 내부적으로는 이미 제막식이 열리는 31일까지 소녀상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방침이 세워진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 소녀상 추진위, 제막식까지 '철야농성'…'촛불민심' 일본 영사관 집결 예고

    시민단체가 28일 오후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기습 설치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한편 소녀상 추진위 측은 소녀상이 철거된 28일부터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추진위는 소녀상이 정상적으로 설치될 때까지 무기한으로 철야 농성을 계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진위는 오는 31일 소녀상 제막식까지 이틀 동안 오후 7시 30분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게다가 제막식과 같은 날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서 열리는 박근혜 정부 퇴진 촉구 시국대회가 끝난 뒤 일부 참가자들이 일본 영사관까지 행진해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최소 수백 명의 시민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일본 영사관 앞에 집결할 예정이라 이를 막으려는 경찰 등과 대규모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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