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1주일내 친박 핵심들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다.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직후이자 올해의 공식 업무를 마감하는 날 이뤄진 기습적인 공략이다.
벼랑 끝에 몰린 친박이 어떤 선택을 할 지에 따라 새누리당의 명운이 결정될 전망이다.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인적 청산 방향을 제시했다.
'여러분 용서를 빕니다'라는 붉은색 플래카드 앞에 선 그는 지난 2006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시절 매던 체크 무늬 넥타이를 하고 연단에 섰다.
당시 가차없는 징계로 '저승사자' 별명을 얻었던 그는 "오늘 아침 일부러 이 타이를 찾아서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명과 로고를 바꾼다고 당이 변하지 않는다"며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사람이 인적 청산의 대상"이라며 "6일까지 스스로 탈당하라"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인 위원장은 "인적 청산의 주체는 본인이며 국민"이라며 "국민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기준으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본인 스스로 결정하라"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지도부 누구와도 인적 청산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말도 전했다.
인 비대위원장의 강한 쇄신책에 친박계는 당혹감 속에서 대응책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 비대위원장이 "6일까지 결과를 지켜본 뒤 8일 결과와 거취를 밝히겠다"며 사퇴의 배수진까지 치고 있어 친박계는 일단 전면전은 피한 채 사태를 예의주시중이다.
친박의 반발로 인명진호의 인적 청산이 실패한다면 중간지대 초재선 의원들의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자진 탈당해야 하는 인적청산 대상자 명단'으로 이정현 전 대표 등 15명의 이름이 돌면서 흉흉한 분위기도 연출된다.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한 친박계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인 비대위원장을 만나서 논의해보겠다"며 "인적 쇄신에 하자는대로 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지도부 소속 친박계 의원은 "인적 쇄신은 인 비대위원장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쇄신이 되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사즉생 각오"라며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니다"라고 결연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인 비대위원장이 가이드라인을 정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에 맡긴 만큼 탈당이든 정계은퇴든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15명 명단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