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때가 되면 국민들이 희망을 요구하게 될텐데 평창동계올림픽이 그 희망이 될 것입니다"
2016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은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CBS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연출 최원순 PD)' 신년 인터뷰를 통해 개막을 1년 앞둔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준비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평창올림픽 희망론'을 부각시키며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파에 흔들린 평창올림픽의 명분과 가치를 극대화하는데도 무게를 뒀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돼 온 개헌 논의에는 "권력과 부를 도와 시군, 국민들 속으로 내려보내는 분권 문제를 시도지사 협의회를 통해 본격 논의해 나가겠다"는 구상도 강조했다.
2016년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G-500 성공기원 행사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가운데) 등이 대회 성공 준비에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강원도)
다음은 최문순 지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2016년을 되돌아본다면.
=비유가 아니라 격랑의 해, 롤러 코스터를 탄 한해라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순항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터지면서 급격한 어려움을 겪었다. 여진이 계속돼 이를 극복하는게 큰 과제다.
▶지난해 뜨거웠던 촛불민심을 지켜본 심정은?
=국민들이 대개조, 국가운영체제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였다. 사람을 하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 요청이었다. 요구의 핵심은 양극화, 빈부격차 원인인 돈과 권력이 한 곳으로 너무 몰리는 것을 해소하라는 강력한 요구였다고 본다.
▶촛불집회 동참 여부?
=참석하지는 못했다. 도지사는 행정을 하면서 국가를 안정되게 지키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했다. 행정을 안정되게 잘 지켜서 촛불집회하는 분들이 마음 놓고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 심판 전망?
=법률적 판단을 구하고 있는 것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안되면 안되겠다. 국민들이 대개혁, 대개조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률적 판단이 어떻게 내려질 지 모르지만 기각하면 국민들의 좌절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민심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여파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실체가 드러난 것도 몇 개가 있고 구체적으로 잘못된 부분도 드러났다. 경기장 운영에 개입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도 있다. 하지만 올림픽 본질에는 직접 개입이 안된 상태라 판단되며 그런 시도 역시 불발되거나 무산됐다고 볼 수 있지만 자체 이미지에는 타격을 안겼다. 올림픽 예산 편성에 어려움도 있고 홍보에도 어려움이 있다. 올해 강원도 추경과 국회 추경에 예산을 잘 편성해 정상화에 노력하겠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관련한 국비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강원도는 1천 200억원 정도를 요구했는데 4분의 1 정도 밖에 반영이 안됐다. 추경은 경제위기 대응 등 긴급한 사안에 대한 투자이기에 올림픽 예산 반영은 미지수이지만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평창올림픽 이미지 훼손이 심각한데.
=가장 큰 문제는 강원도나 정부는 예산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조직위원회는 기업 후원을 받아야 한다. 기업 후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각종 오해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미지의 고리를 끊어야 문제가 정상화될 수 있다.
▶평창올림픽 붐 업 조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올해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 모든 언론의 관심은 대선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좋지 않은 이미지에다 대선 국면에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올 2월부터 올림픽 페스티벌을 연다. 강원도 문화예술 공연단을 비롯해 전국 시도 공연단, 국공립 공연단, 2018명이 참여하는 교회 합창단 등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한다. 문화올림픽이 같이 준비되는 세계 최초의 시도다.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 무산에 후회는 없는지?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다. 분산개최 여론이 점화될 당시 IOC 입장은 불가였다. 경기장 집중화라는 지침을 강원도가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위원장이 교체된 뒤에야 분산개최가 장려됐다. 일찍 그런 논의가 됐으면 북한도 일부 분산개최에 동참을 시켰을 텐데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릴 올림픽 플라자 조감도.(자료=평창올림픽 조직위)
▶평창올림픽 이후 구상은?
=올림픽이 스포츠 이벤트로 끝나면 경기장 사후활용으로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외국 사례도 상당부분 있었다. 그래서 문화, 예술 올림픽 콘텐츠를 같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스포츠, 한쪽에서는 문화예술 이벤트를 같이 진행할 것이다. 여기서 시작된 문화예술 이벤트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관광 자산으로 이어나갈 것이다.
▶경기장 사후활용 계획은?
=정부와 강원도, 조직위가 같이 결정해야 하는데 문체부는 현재 결정을 내릴 상황이 안돼 논의가 중단됐다. 서울올림픽 시설은 국민체육공단에서 모두 관리를 한다. 도, 시군 부담이 없다. 우리도 평창올림픽 시설을 공단에서 관리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회, 정부가 현재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빨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가 관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동계올림픽을 계속 참가하는한 훈련을 해야한다. 대표 선수들이 1년 내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대표 훈련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맞다. 액수도 크지 않다. 국가에 큰 부담이 안된다.
▶평창올림픽 이후 대회보다 개최도시 홍보가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고 2년 후에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데 두 올림픽이 더 적극적이며 더 홍보하고 더 알려져 있다. 우리로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다. 두 지역의 인지도가 높아 한번들으면 알지만 평창은 아직도 외국인들은 평양과 구분 못할 정도다. 올 한 해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
▶평화올림픽 카드가 아직도 유효한지?
=북한팀이 참가할 수 있다. 아시안 게임 같은 경우에도 북한 팀이 왔다. 오기를 거부하지 않는한 막을 명분도 없고 이유도 없다. 어느 정도로 맞이해서 평화 분위기를 만들 것인가는 우리의 몫이다. 북한도 함께 해줘야 한다. 정치적 분위기에 변화가 있기에 새로운 정부, 새 대통령이 탄생하면 평화 올림픽 분위기를 만드는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춘천레고랜드 사업 착공이 해를 넘겼는데.
=강원도가 사업비가 없어 땅을 팔아 건축해야 하는데 땅 팔 면적을 결정하지 못했다. 환경문제, 문화재 문제를 다 해결해서 건축가능한 상태로 팔아야 하는데 계속 문화재가 나오니까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이제 거의 관련 일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팔 수 있다. 공개매각해서 건축을 시작할 수 있다. 이번에는 믿어달라.
강원상품권 도입 기자회견을 열어 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사진=강원도)
▶올 한해 역점 사업은?
=경제다. 경제위기에 가계부채는 늘고 소비는 위축이 가중되고 있다. 서민층,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생각한 것이 강원상품권 도입이다. 강원도에서만 유통되는 돈인데 이것으로 서민층의 경제를 지탱할 것이다.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애용해달라. 실효성 논란이나 근로자 임금으로 전가되는 등의 부작용을 막는데도 노력하겠다.
▶새누리당 비박계 탈당 등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평가는?
=여당이 분열되는 최초 사례다. 비판도 있지만 좋은 현상이다. 국민들이 권력 집중, 부의 집중 해체를 요구한다. 권력 집중 등을 지탱하는게 정당체제였다. 집권당 분열은 국민 전체로 보면 좋은 일이고 국가주의 체제, 박정희 패러다임이었던 개발독재 체제가 해체되는 계기라 본다. 개인적으로 요구하는 체제 개편은 분권이다. 돈과 권력이 몇군데 모여 있다. 재벌, 대통령,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게 다 모여 있다. 권력과 돈을 국민에게 내려보내야 한다. 스스로의 자치를 통해 의사결정할 수 있는 체제, 분권형 개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대 관심사는?
=분권이다. 권력과 부를 나누는데 어떻게 나누는가가 중요하다. 내각제냐 대통령 4년 중임제냐 하는 논의는 권력을 자기들끼리 나누려하는 것이다. 그런 논의가 아니라 권력을 아래로 내려 보내야 한다. 도와 시군, 국민들 속으로 내려 보내야 한다. 분권 선진국에서는 국가예산을 작은 마을 단위로까지 책정한다.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때가 되면 분권 문제를 본격 논의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다. 도지사 3선 도전 계획은?
=질문이 어려워지고 있다. 평창올림픽 유치 준비가 오래 전부터 이뤄졌지만 임기 중에 유치가 성사됐고 임기 중에 완결하게 된 것이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엄청난 부담이기도 하다.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본다.
▶끝으로 당부.
=국가적으로 암울한 시기이지만 때가 되면 국민들이 희망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그 희망,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다. 평창올림픽에 강원도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