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자료사진)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당 대표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꼽혀오던 그이지만 현재 당안팎은 한마디로 위기이다. 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전국은 물론 호남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 파장으로 안 전 대표도 충격을 받고 칩거에 들어갔다. 여기에 민주당이 슬슬 통합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가 제기한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안철수 끌어안기에 나섰다.
전날 문 전 대표가 광주에서 "국민의당이 비박과 연대하면 호남의 염원에 배반되는 행동"이라며 "대선에서 함께 힘을 모으자"고 제안한데 대해 박 전 원내대표는 "그런 말 할 자격을 갖췄는지 먼저 묻고 싶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그는 출마 이유로 노련한 정치력을 들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우리 앞에는 조기대선과 개헌, 다당제 등 큰 삼각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과 경제민주화, 공정성장,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반드시 개헌을 해야 한다"며 "큰 정치력으로 큰 판을 만들어 미래를 주도해야 한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로 당을 이끄는 사이 당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지적에 대해 "총선 후 당의 사고로 여러 난관이 있을 때 저의 강한 리더십이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나름의 성과를 자평했다.
또 "안철수, 천정배 전 공동대표를 대선 후보로 우뚝 세우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을 모셔 대선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 충격을 받고 칩거에 들어간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선거 직후 3~40분간 통하하며 향후 문제를 얘기했다"며 "다당제에서 상대 파트너들이 다 3,4선 중진이라 역시 중진이 정치협상을 해야한다는게 작용하지 않겠냐. 주 원내대표가 인격적으로나 여러가지로 좋은 분이니 협력해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안 전 대표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비박계의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탄핵 과정에서 협력했지만 서로 정체성 문제가 있어서 굉장히 잘 논의를 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전국정당을 구축한다는 원래 포부와는 달리 '호남당' 이미지기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홈베이스를 호남에 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이 승리한 적이 없다. 호남만 가지고도 안되고, 호남을 빼고도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호남의 지지율 마저 하락세인 것에 대해서는 당도 박 전 원내대표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결국 제3지대와의 연대, 비박계 신당과의 교류 등을 통한 새판짜기를 통해 당이 활력을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다. 손 전 대표 등 대선주자급 새인물 영입으로 역동적인 대선 경선을 짜는 것도 시급하다.
유력 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가 이같은 우려들을 어떻게 일축시킬지, 당의 구체적인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주목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