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CBS는 2017년 새해를 맞아 '시사포워드(FM 91.5MHz, 제작: 이수복PD, 이진주Ann 진행: 이수복 PD)'를 통해 충북도내 주요 단체장에게 올한해 역점시책 등을 들어보는 신년 특집 대담을 준비했다. 두 번째 순서로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에게 올해 충북교육의 방향과 주요 시책을 들어봤다.
(사진=청주CBS)
▶ 이수복 PD = 먼저 도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 부탁한다.
▷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충북교육청은 신년 화두를 '이택상주(麗澤相注)'로 정했다. 짝으로 이어져 있는 두 연못은 서로 물을 대어 마르지도 넘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교육 주체들이 서로 모자람을 채워주고 넘치는 것은 나누어가며 함께 성장하는 한 해가 되자는 슬로건이다. 도민들도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한다.
▶ 이 PD = 지난 충북교육 1년을 평가해 달라.
▷ 김 교육감 = 지난 한해 슬로건은 요차불피(樂此不彼)였다. 무슨 일이든 즐기면 지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었지만 각 부분별로 다양한 성과들이 활짝 피어난 한 해였다.
우선 교육부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수년 동안 도단위 우수교육청이 됐다. 가장 큰 원동력이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점이다.
또 교육의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학력과 인성의 두 가지 부분에서 고루 좋은 성과를 냈다고 자랑할 수 있다. 학력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도단위에서 가장 낮았고, 체육이나 과학, 정보 등에서도 다양한 교육성과도 있었다. 인성 교육부분에서도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을 청원고가 받은 것을 비롯해 학업 중단율, 학업 스트레스 인지율 등이 낮아졌다.
아이들의 고통 지수가 줄어들면서 공부를 어렵고 힘들게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서 저절로 잘해지는 성과들이 다양하게 꽃 피어난 한해였다.
그리고 중점사업인 행복씨앗학교도 확산과 함께 내실화됐고, 논란은 있었지만 교육공동체헌장도 제정을 해서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교육 주체간의 존중과 배려의 학교 문화를 이루는 바탕을 만들었다.
▶ 이 PD = 2017년 충북 교육의 추진 방향과 계획은.
▷ 김 교육감 =지금처럼 함께 행복한 교육을 비전으로 4대 중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로 충북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지자체와 더불어 7지구에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로 꿈을 찾고 행복을 이루는 '진로교육'을 위해 진로진학지원센터를 9월 1일 개원하는 것을 포함해 진로교육을 강화하겠다.
셋째로 수업과 생활교육 중심의 학교 운영을 더욱 내실화하겠다.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넷째로 고교 교육력 도약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가겠다. 일반고 배정 방식 변경과 함께 특성화고까지 목표에 맞는 방향으로 교육력을 도약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충북행복교육지구는 충청북도의회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의욕과 취지에 대해서는 이미 호평을 받았다. 계획서를 꼼꼼히 가다듬어 다 함께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 이 PD = 올해 정부예산안에 누리과정 사업비를 충당할 특별회계가 반영돼 보육대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게 아닌가 하는 질의를 드렸더니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는데 설명 부탁한다.
▷ 김 교육감 = 누리과정은 출산율을 높이고 보육과 교육을 국가 책임으로 할 좋은 시책이다. 그런데 중앙정부가 지역교육청에 부담을 떠넘기면서 분란이 이어왔던 것이다.
계속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이번에는 정치권에서 확실하게 가닥을 잡아주기를 기대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민의가 그렇게 하도록 정리를 해줬다.
하지만 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정치권에 촉구를 했지만 여.야 간에 옥신각신하다 기껏 만든 것이 3조 9,000억 원 가운데 8,600억 원을 국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역교육청에서 맡도록 결정됐다. 더욱이 3년 동안 내리 못 박는 것으로 타협했다.
10% 가까운 부담을 일방적으로 지역에 전가하는 합의가 이뤄져 정말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다.
결국 본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 채 일단은 걱정을 끼치게 됐다.
다만 충북교육청 입장은 보육대란에 대해 당연히 염려하고 있다. 일단은 정부 부담분이 확정돼 내려오는 데로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원 염출 방안을 만든 뒤에 추경이라도 편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빠르면 1월 중에라도 도의회와 상의해서 원포인트 추경이라도 제출할 생각이다.
▶ 이 PD = 교육부가 추진하던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가 폐기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사실상 채택을 강행하겠다 의지를 보이고 있다.
▷ 김 교육감 = 정권 말 교육가 내놓은 방침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차기 정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현재 교육부는 2018년에 전면 국정화 하려다 촛불 민심에 밀려서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하니까 마지막으로 원하는 학교가 있으면 시범학교로 지정해서 한 번 해보겠다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충북은 83개 고등학교 가운데 50개 학교가 어쩔 수 없이 편성을 했다가 이미 주문을 취소했다.
만약에 시범학교로 지정될 경우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능 때 필수과목인 국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검인정 교과서와 함께 가뜩이나 문제가 많은 국정교과서를 거듭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가중되게 된다.
그야말로 실험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여서 충북은 현실적으로 불필요한 실험대상이 되는 연구 실험학교에 호응하는 학교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 PD = 충북 교사 10명 중 1명은 기간제 교사이고, 이 가운데 67%가 담임을 맡고 있어 학생들의 수업이나 생활지도의 안전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제천지역은 더욱 심각 한데 해결 방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 김 교육감 = 충북의 기간제 교사 비율은 타시․도 보다 약 3% 가량 낮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물론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기간제 교사 발생원인을 보면 여성 교원 증가에 따른 육아와 질병 휴직 증가가 있다. 또 사립학교의 경우 학생 수 감소로 정규교사 채용을 미루는 경우도 있다. 충북은 초등학교 신규 교사를 뽑으려고 해도 응시율이 낮아 미달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간제 비율이 높고, 특히나 제천 등 외곽지역은 기간제 교원이 담임까지 맡아야 하는 비율이 높아 걱정이다.
교육부에 지속적으로 정원 확보를 요구하는 한편 사립학교 결원교사 발생 시 신규교사 임용 확대하도록 지도하고, 정규교사 담임배치를 위한 지도와 컨설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이 PD =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교육공동체 헌장이 제정됐지만 아직도 교육현장에서 크고 작은 갈등들이 이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헌장의 의의와 예상 효과 등을 설명해 달라.
▷ 김 교육감 = 교육공동체 헌장은 재정 당시 사회 분위기도 아동 학대 등의 뒤숭숭한 사회 현상들이 있었다. 학생들에게 인권 의식 교육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을 가질 수 있게 인권의식이나 감수성을 길러줘야 겠다는 취지로 제정에 나섰다.
교육공동체 안에도 학생들이 가장 어리고 미숙하다는 이유로 인권사각지대에 내몰려 왔다고 생각한다. 교육감 되기 전에는 가장 약자라고 하는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보장해주자는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을 벌였지만 교육감이 된 뒤에는 학부모나 교직원까지 포함하는 존중과 배려의 공동 약속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이 같은 교육적 취지를 오해하고 과도하게 걱정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제정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와 소통을 거쳐 우려되는 부분을 씻어 냈고, 기본 취지에 대해 간곡하게 설명하면서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됐다.
제정 뒤 후속작업으로는 학교 단위들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분들을 충분히 참여시켜 학교 교칙이나 학생생활규정, 3주체 생활협약 등을 만드는 과정에 녹여내면서 학교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주 작은 약속들이지만 학부모님들은 '아이들 꼭 밥을 먹여 보내겠습니다', '아이들을 한 번씩 안아주겠습니다', '사랑한다고 칭찬해주겠습니다', '성적 가지고 비교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약속을 한다.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고 실천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선생님들의 경우도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 주겠습니다', '아이들을 성적으로 차별하지 않겠습니다', '수업을 아이들과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등의 약속을 하고 있다.
아이들끼리는 '서로 친구에게 상처가 되는 말 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약속이 이뤄지고 있다.
스스로 다짐하고 약속하는 문화가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례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 이 PD = 올해부터 청주 평준화 일반고 신입생 배정 방법이 변경됐다.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과 우려가 있는데.
▷ 김 교육감 = 기존의 평준화된 청주에서도 학교 간에 선호하는 학교 군이 있는가하면 기피하는 학교군도 있어 평준화 취지가 훼손되고 학교 간의 우열도 생겨 전체 교육력을 높이는 데도 저해 요인이 됐다.
학생들도 상위권 아이들이 몰려가서 피해를 보고, 기피학교는 면학 분위기가 저해되는 양극화의 불합리가 있었다.
자유 선택권도 좋지만 학생들을 균등 배분하면 학교 효과가 환하게 피어날 것으로 판단해 제도 개선을 하게 됐는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 학교 선택권이 위축되고 강제 배정이 늘어난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3지망 내에서 90% 정도의 학생이 희망학교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돼 불만족한 배정은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최악의 경우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모의 심정으로 대책을 찾겠다.
가기 싫은 학교를 멀리가는 경우를 염려하고 있는데 통학상의 불편이 생긴다면 현재 기숙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대입 전형도 성적에서 스펙으로, 스펙에서 스토리로 바뀌는 추세다.
기숙사는 옛날에 성적을 올리는 효과적인 공간으로 생각해 무분별하게 지어졌지만 이제는 스토리가 필요한 시대에 애물단지 될 것이다. 교원 숙소나 통학상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이 PD = 충북형 혁신학교인 씨앗학교 추진 상황과 과제는.
▷ 김 교육감 = 2015년부터 해마다 10개교씩 지정을 해서 2년 동안 20개교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해마다 준비학교도 10개교씩 운영되고 있다.
처음에는 우려와 반대도 있었지만 교사의 의욕과 학부모 동의를 조건으로 실제 운영되는 학교에서는 놀라운 변화를 일구고 있다.
예를 들면 공식 발표는 안했지만 충주시내에 농고를 일반고로 전환한 학교인 국원고를 행복씨앗학교로 지정을 했는데 첫해에서는 일부 동문이나 학부모들의 염려가 많아 기피학교 비슷하게 돼서 입학생 수준이 농고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연말에 놀랍게도 입시 대박이 일어났다. 사실 행복씨앗학교는 입시를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부수적으로 입시 성과도 대박이 터졌다.
사실 처음부터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면 저절로 잘할 것으로 확신했다. 행복씨앗학교는 미래형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입 전형에서도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는 놀랍게도 명문고보다 커트라인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 같은 행복씨앗학교의 성과들은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서 교사들이 고생을 하더라도 떠나지 않으려고 한다. 아이들과 어울려서 하고 싶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꿈꾸던 학교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으로도 학교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는 것 같다. 행복교육지구 사업과 함께 학교 안팎이 미래형 핵심 역량을 배우는 배움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행복씨앗학교나 준비학교가 50곳으로 늘어 전체 10% 가까이 된다. 그 주변 학교들도 여파를 받고 학부모들의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 이 PD = 끝으로 교육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김 교육감 = 정유년 2017년은 충북 교육도 2년 동안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함께 행복한 교육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는 시기가 될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 도와주는 학부모, 이끌어주는 선생님들을 포함한 모든 주민과 도민들이 부모 심정으로 함께 행복해지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도민 여러분도 충북교육을 지켜보시면서 더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