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공개 행보를 접고 수일째 내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와 호남 중진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숙고 끝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본인이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만든 당에서 불과 수개월만에 내상을 입고 사실상 칩거중이다. 자신이 측면 지원했던 수도권 재선의 김성식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큰 표차이로 떨어지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이 그 계기가 됐다.
여기에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것도 위기감을 부추겼다. 탈당과 창당,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대선 주자로서 바쁘게 달려왔던 그로서는 자신을 다잡는 시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안 의원 측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는 바쁜 정치 일정으로 자신을 돌아볼 틈이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되돌아보고 다잡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최대 딜레마는 호남 중진 의원들 중심의 당 지도부와의 관계설정이다. 38명에 불과한 소수정당이지만 의원들 구성상 안 전 대표의 장악력은 크지 않다.
게다가 안 전 대표는 소신을 고집하거나 각을 세우는 것보다는 때로는 당론이 위배되더라도 이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탄핵 국면에서 초기에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날을 세워왔지만 잘 부각되지 않았다.
본인이 만든 당에서 본인의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안 전 대표 측도 고민이 깊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이 민심에 반해서 잘못된 길로 가는 부분도 있다"며 "의원들과 소통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언제까지 당 의원들을 설득하는데에만 시간을 쓸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의원들의 생각에 휘둘리기 보다는 평당원과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적극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의 또다른 관계자는 "총선에서 힘을 실어준 것과는 달리 현재의 당의 모습에 왜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되짚어 봐야 한다"며 "국회의원들보다 당원들 속으로,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당과 거리를 두는 대신 무엇이 안철수다운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경제 살리기와 4차산업 혁명, 교육혁명 등 본인의 강점을 살려 이를 문구로 캠패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꺼내든 결선투표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하며 주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4일 예정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대강의 메시지를 밝힌 뒤 세계 최대 가전 정보기술전시회인 '2017 CES(Consumer Electronic Show)' 참석차 미국으로 향한다. 이달 15일 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지도부 구성이 완료된 뒤에 본인이 준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