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CBS는 2017년 새해를 맞아 '시사포워드(FM 91.5MHz, 제작: 이수복PD, 이진주Ann 진행: 이수복 PD)'를 통해 충북도내 주요 단체장에게 올한해 역점시책 등을 들어보는 신년 특집 대담을 준비했다. 다섯번째 순서로 박재진 충북지방경찰청장에게 올해 충북치안의 방향과 주요 정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진=청주CBS)
▶ 이수복 PD = 먼저 도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 부탁한다.
▷ 박재진 충북지방경찰청장 = 이렇게 CBS 방송을 통해서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다. 도민 여러분께서 금년 한해 늘 즐겁고, 행복하시길 기원한다.
▶ 이 PD = 부임 3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충북지역의 치안특성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 박 청장 =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비교적 안정돼 있고, 상당히 차분한 상태로 느끼고 있다.
▶ 이 PD = 취임과 함께 4대 혁신과제로 개인과 조직의 역할, 일하는 방식, 리더와 구성원의 역량, 소통방식 혁신을 강조했다.
▷ 박 청장 = 지금 4대 혁신과제를 취임사에다 언급하니까 전부 일률적으로 따라야 되는 것으로 착각해서 경찰관들이 힘들어 했던 적이 있다.
4대 혁신과제는 내 스스로 실천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조직과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히 다른 데 그것을 동일시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개층별로 역할과 책임이 엄연히 다른데 중간층과 상위층은 하위층의 일을 간섭하고 지시하는 것으로 일을 다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기존의 패러다임이었다.
이제는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찾아보자는 측면에서 청장이 역할을 바르게 찾아 수행해 보임으로서 과장들이 자기 역할을 찾도록 돕고, 과장들이 자기 역할을 찾는 것을 통해서 계장들의 역할을 찾는 것을 돕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하는 방식은 그동안 지시와 명령으로 하면 되는 조직으로 알았다. 그것이 제복 조직의 당연한 숙명으로 알았다.
지금 시대에는 지시 명령이 이제 더 이상 잘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위 말해서 윗사람들이 아랫사람들이 말을 안들어서 못해 먹겠다는 상황이 오게 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이끌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또 본인이 자기 완결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춰 줘야 하는데, 항상 위에서 뭔가를 결정하고 아래에서는 그것을 수행하는 체제로 가다 보니까 조직 구성원들이 피동적으로 움직여왔다. 그래서 이 각자는 자기의 역할과 체계에 맞고 자기 완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도 개선해 가려고 한다.
청장은 과장과 서장들에게 목표와 행동요령, 이런 것들을 부여해 주고 합의 된 데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 방안 등은 본인 스스로 결정해 가도록 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 이 PD = 소통방식 등에도 어떤 변화들을 생각하나.
▷ 박 청장 = 소통이란 말은 많이 쓰고 소통을 해야 된다고 많이 말하지만 정작 소통이 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이오드 방식의 대화 형식을 띄어 왔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오는 걸 막는다. 그리고 계속 아래로 전달만 한다. 아랫사람들은 불만이라든지 어떤 어려움이 있으면 윗사람에게 전달해 놓은 뒤 자신에게 오는 건 막는다. 이는 다이오드 방식인데 어찌보면 광의의 소통이지만 이는 서로 말을 주고 받는 대화라고 생각한다.
소통은 대화를 하면서 상대가 이해되게끔 해서 말을 주고 받는 이 단계가 소통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 이 PD = 새해는 도민 체감안전도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 박 청장 = 지난해 11월 초부터 도민들이 경찰에게 원하는 것 등을 조사했다. 결과 적으로 안전 활동에 집중해 달라는 것이었다. 범죄로부터의 안전, 그리고 사건 사고로부터의 안전, 이는 결과적으로 종합하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절도와 강도, 그리고 교통안전, 생활주변, 생활환경 안전 등 4가지를 목표로 잡았다. 각 경찰서에서는 이 4가지 범주와 함께 경찰서별로 특징이 있는 부분을 넣어서 지역에 맞게 안전도를 높이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다만 아무리 많아도 과제가 5개를 넘어가지 않도록 했다. 과제가 5개를 넘어가면 집중이 안된다.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보니 도내 전체 안전도가 72점이 나왔다. 얼마 정도면 안전하다고 느끼겠는가를 물었더니 74점을 요구했다. 결국 올해 목표는 80점으로 해보자고 서장들과 협의했다.
▶ 이 PD = 지난해 고객만족도 전국 3위를 달성했는데 올해 계획은.
▷ 박 청장 = 전임 김정훈 청장의 혜택을 받아서 결과를 좋게 받은 것이다.
김 청장이 지역 출신인 데다 주민과의 스킨십을 많이 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경찰행정을 펼친 결과라고 본다.
또 거기에 발맞춰서 경찰관들이 뜻을 합치해서 민원인의 불편과 불만을 찾아 스스로 고치려 한 노력들이 보태져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이 PD = 부임 이후로 업무 간소화를 위해서 많이 애쓰고 있다고.
▷ 박 청장 = 나잇살처럼 조직생활도 사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있다. 소용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관행적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회의가 월.수.금에 있었는 데 도대체 회의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은 아무도 안한다는 것이다. 합의될 얻고자하는 것이 없으면 할 필요가 없다는 개념이다. 결국 지침을 일이 많아서 죽겠다고 하는 데 죽지 않고 재미있을 정도로만 일을 줄이도록 했다.
일을 줄이는 방법은 전부 들어 올려서 그 가운데 현재 속한 구성원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하고 재미없는 일들은 일단 다 뒤로 미뤄 두도록 했다. 미뤄 둔 일은 나중에 할 마음이 생겼을 때 하도록 했다.
사건·사고가 많다는 것은 결국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 노력을 덜 했다는 것과 다름없다.
항상 사사분면을 보면 중요하고 긴급한 일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중요하고 긴급한 일에 시달리게 된 원인은 중요하지만 긴급 하지 않은 부분에 준비를 안했기 때문이다.
전화가 제일 중요하고 긴급한 건데 그 가운데에는 안 받아도 되는 전화가 엄청나게 많다. 이 같은 일을 솎아내서 그 시간을 주민들을 위한 활동으로 돌려야만 하는 것이다.
해보지 않고 자꾸 안된다고 하지 말고 작은 부분 이나마 성공한 사례를 서로 공유하자는 개념이다.
안해도 될 일들을 찾아서 없애니까 상당히 일선에 있는 경찰관은 좋아하는 것 같다.
▶ 이 PD = 구체적으로 줄인 것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박 청장 = 회의도 금요일 한번만 하고, 회의 방식도 보고 형식이 아니다.
서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굳이 발표할 필요가 없다. 서류에 나타나지 않은 토의하고 같이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부분을 풀어가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결제도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외로 결제를 대기한다고 경찰관들이 많은 시간들을 부속실에서 보내고 있다. 사전에 언제 결제가 필요하고 언제 보고가 필요한지를 부속실에서 조율하고 있다.
▶ 이 PD = 성과경영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 박 청장 = 기존의 성과 개념과는 180도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이 성과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대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점에서 똑같은 말을 쓰고 있어 혼돈이 온다.
기존 성과주의의 성과는 사람을 지배하는 툴로 사용됐다. 일을 하게 하고 많은 것을 끄집어 내서 조직이 돌아가도록 했다.
내가 판단하는 성과 경영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성과가 없이는 살 수 없으니 정확한 개념을 알고 인생을 스스로 경영하는 데 사용하라는 취지다.
현장경찰관에게 성과는 주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은 상사들이 원하는 성과를 내왔다. 이것이 지배적인 관계의 성과경영이다.
결과적으로 상급자의 고객은 바로 아래 단계의 부하 직원인 것이다. 청장의 현장 대화를 현장경찰관을 만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일이 있는데 청장에게 현장은 과장과 서장이다.
과장과 서장은 그동안 애로사항이 없었다. 지시하고 명령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부하 직원을 가르치고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애를 먹고 있다.
역할을 알면 책임을 알게 되어 있다. 앞으로 경찰에서는 연대책임을 없애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연대책임이라는 말은 있지만 연대책임은 있을 수 없다.
현장경찰관이 뭔가를 잘못했을 때에는 그마저도 최선을 다한 결과다. 최선을 다했지만 잘못을 할 수밖에 없는 요소를 안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 상황을 방치한 것은 직급상급자로 연대책임자가 아닌 행위책임자가 된다.
결국 역할이라는 것은 부하직원을 이끌어야 할 역할을 바르게 수행했는지 여부이며 책임 또한 내 수요자로부터 온다. 공급자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수요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나 하나 꽃이 피고 네가 꽃이 피니 꽃밭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 뜻을 함께 하길 원하는 사람과 생길 것이고 함께 호흡하면서 해나갈 것이다. 내가 이렇게 할 테니 나를 따르라고 잡아 끌어서는 한 사람도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라도 같이 뜻을 합칠 수 있어서 꽃을 피기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도와서 꽃을 피게 하고 그럼으로써 한뼘 한뼘 나아 갈 수 있는 것에 조직문화라는 이름이 붙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PD = 직원들에게 재밌게 살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고 어떤 의미인가.
▷ 박 청장 = 경찰하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다루는 일들이 늘 사건현장, 또 어려운 현장이다보니까 심각해져 있고 재미와는 동 떨어진 것 같은 직장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 스스로도 재미있으면 안 되는 것 같은 자기 최면에 걸려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행복의 가장 기초단계가 재미다. 재미있게 살아야 즐거움이 오고 즐거워야 기뻐지고 기뻐야 행복해지는 것이다.
재미있게 사는 방법은 옆 사람과 대화가 잘 되는 것이다. 대화가 안 되면 아직 서로 일 할 준비가 안 된 것이니까 대화가 될 때까지 일은 잠시 미뤄두는 것이다.
이처럼 구체적인 방안까지 알려주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일들이 치여들어오니까 쉽지 않다고 한다.
▶ 이 PD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박 청장 = 도민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나가려고 한다.
질책도 있을 수 있고 또 격려도 있을 수 있다. 질책해 주시고 또 격려해 주시면 힘을 얻어 노력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늘 대화가 통하고 웃음꽃이 피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충북경찰은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