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시호 씨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
국정농단 사태 주범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특검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는 최씨가 이사하는 과정에서 조카인 장씨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장씨의 대리인인 이지훈 변호사에 따르면, 특검이 확보했다고 이날 밝힌 태블릿PC는 장씨가 지난해 10월 최씨로부터 "(내) 집에 가서 몇가지 물품을 가져오라"는 지시에 따라 함께 들고 온 것이다.
장씨는 "금고나 서랍에 태블릿PC가 있는데 그것도 챙기라고 이모가 말했다"고 이 변호사를 통해 전했다.
당시 최씨는 딸 정유라씨와 독일에 머물고 있었는데, 국내로 들어와 정씨와 함께 살 집을 구해놓고 이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당시 최씨 부탁에 장씨가 최씨 집에 가서 물건을 옮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CCTV 잡혔다. 이를 본 특검팀은 "그때 뭐를 가져갔느냐?"고 물었고 장씨는 "태블릿PC가 하나 있었다"고 대답했다.
장 씨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고, 이러다 영영 아들을 못보는 게 아니냐"는 걱정과 "이렇게 된 마당에 빨리 협조해서 사태를 마무리 짓고 선처를 받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지난 5일 제출하게 됐다고 대리인 측은 밝혔다.
특검이 태블릿PC 제출을 요청한지 단 하루만이다.
이 변호사는 태블릿PC가 잠겨있어 자세한 내용은 볼수 없었지만, 최씨 집사로 의심받는 데이비드 윤과 주고받은 이메일 있었다고 밝혔다.
장씨는 태블릿PC 외에 '비선 진료핵심인 김영재 원장의 가족회사인 존제이콥스 화장품과 청와대에서 나온 기념품과 쌀 등을 가지고 나왔다.
특검팀 관계자는 "태블릿PC 분석 결과, 최씨가 누구와 메일을 주고 받았는지는 확인해주기 힘들지만 여러 명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또 "재단 후원금 관련해서는 삼성 말고 다른 대기업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최씨가 직접적으로 주고 받은 건지 누구를 통해서 주고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메일 송수신자 이름을 봤을 땐 다 이름 들어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