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건 교수 “트럼프는 어쩌면, 그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트럼프의 미국, 북한이 세게 나오면 더 세게 나갈 것”
- 아직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정부, 차분히 주시해야
- 방위비 분담금 등 대응 논리 면밀한 준비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1월 20일 (금)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정건 교수 (경희대)
◇ 정관용>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2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 ‘비즈니스 출신 첫 미국 대통령, 아웃사이더 정권, 종잡을 수 없는 사람’. 이런 여러 가지 특징들.
그러면 트럼프 시대에 미국은 어떻게 될지, 국제관계는 어떻게 될지, 우리 한국은 어떻게 될지. 미국 전문가죠. 경희대 서정건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서정건>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취임 시점에는 보통 지지도가 높잖아요.
◆ 서정건> 아무래도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트럼프의 지지도가 몇 퍼센트예요?
◆ 서정건> 트럼프 지지도가 40% 조금 넘어가죠, 지금. 그러니까 그게 찾아봤더니 카터 이후부터 갤럽에서 취임하는 신임 대통령의 취임 당시 지지도를 조사를 했는데 최저죠, 지금 트럼프가.
사실 2000년 막 그때 이 선거가 진짜 맞냐 해서 고어랑 부시랑 했던 그 2000년 선거 끝나고 조지 W 부시가 취임할 때 그때도 우리 생각에는 굉장히 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도 한 56%가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 56%에도 한참 못 미치는 한 40% 정도.
◇ 정관용>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전에서 이겼다는 얘기는 그래도 국민의 한 절반가량의 지지를 받았다, 대략 그냥 상식적으로. 그다음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취임식까지 그 과정 사이에는 최소한 한 10%는 올라가는 게 보통의 일인데 이 양반은 오히려 떨어진 거 아니냐, 대통령 선거 때보다.
◆ 서정건> 그러게요. 그런데 워낙 지금 보도에도 보시면 아시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300만 표 가까이 더 얻었다고 하고요. 결국 결정적으로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세 주에서 진 것이 결국 힐러리가 대선에서 진 것이 되기 때문에.
◇ 정관용>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 서정건> 네,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에요.
◇ 정관용>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되고 취임하면 국내 정치는 또 국제관계는 또 경제 부문에서는 어떻게? 어떻게 될 거다 이 얘기를 쉽게 못하더라고요, 전문가들이.
◆ 서정건> 아무래도 그렇죠. 지금 워낙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에서도 워낙 기행, 막말 여러 가지 논란거리들이 많이 있었고요. 워낙 또 언론하고 사이가 안 좋다 보니까 언론에 쓰는 것하고는 어떨 때 정반대로 나가기도 하고요.
트위터에다가 새벽 2시, 3시에 답문 형식으로 이렇게 막 써대니까, 북한이 예를 들면 ICBM 테스트 얘기 나오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한마디 딱 던져놓고. 그런데 그런 일 없을 거다라는 게 과연 어떤 정책이 뒷받침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냐. 과연 그런 건 또 아니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종잡을 수 없는 것이죠, 아직?
◆ 서정건> 종잡을 수 없죠. 그래서 한 두 달, 석 달 정도 지나가면 트위터에서 했던 발언들이 미국 정치 내에서 과연 정책으로 입안이 될 것이냐, 만들어질 것이냐, 이것을 두고 봐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렇죠. 하지만 그나마 좀 가늠해 볼 수 있는 힌트들이 백악관에 어떤 사람들이 중용될 것인지. 내각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갈 것인지. 즉 국제통상 분야를 담당할 그런 기구들 있지 않습니까? 이런 데는 어떤 사람들이 들어갈 것인지. 그 면면을 보면서 점치는, 그건 그나마 조금 가능성 있지 않습니까?
경희대 서정건 교수(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서정건> 그렇죠. 지금 내각에 트럼프가 지명한 장관들의 인사청문회가 상원에서 진행 중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상원에서 진행 중인 인사청문회에 나온 장관 지명자들의 발언들, 이런 것들을 유추해 볼 때 생각보다는 조금 안정적인 느낌도 한편에는 있어요.
예를 들면 틸러슨 같이 국무장관 지명된 사람은 예를 들면 한국, 일본 이런 동맹이 중요하다, 이렇게 나오고요. 제임스 매티스라고 국방장관 지명자 같은 경우에도 워낙 오랫동안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있고.
그렇지만 새로 이번에 트럼프가 어떻게 보면 백악관 안에 새로 만든 조직 같은 것이 내셔널 트레이드 카운슬(National Trade Council)이라고 국가무역위원회라고 하는데.
◇ 정관용> 새로 만들었죠.
◆ 서정건> 네, 새로 만들었죠. 거기 위원장을 나바로라고 하는 교수를 앉혔어요. 그런데 이 양반 책의 제목이 <중국 때문에="" 우리="" 망한다="">, 이런 제목의 책을 쓰는 교수여서 굉장히 강경파를 거기에 앉혔고요.
또 USTR 미국 대표부도 굉장히 중국 강경파를 앉혀 놨고. 그래서 그 장관들이나 임명한 사람 면면을 보면 또 한편에서 보면 트럼프랑 닮은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요. 굉장히 성격이 강하고 자기 소신 있고 자기 살아온 스토리가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럼 하나하나 한번 현 수준에서만 전망을 해 보자고요. 선거 치르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일종의 신고립주의라고 불릴 정도로 미국 중심주의. 국제경찰로서 역할 우리 이제 안 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 노선이 그대로 유지가 될까요?
◆ 서정건> 신고립주의라고 뭉뚱그리면 조금 잘못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예를 들면 신고립주의다라고 하면 국방비도 줄이고 미국 국내의 문제에만 치중하겠다, 그건 또 아니거든요.
굉장히 강한 군대, ISIS를 격퇴하겠다 이런 쪽은 굉장히 강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다만 이제 예전에 2차대전 이후에 미국이 만들어온 세계질서를 지키느라고 우리가 방위비도 다 물어주고 세계경찰 노릇도 하고 이런 것은 더 이상 안 하겠다.
그리고 우리 미국 안의 공장 다 문 닫고 일자리 뺏긴 그런 백인 노동자들 위해서 대통령으로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가장 큰 관심을 가지겠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미국의 경제가 굉장히, 어떻게 보면 중국한테도 밀리고 생산성도 굉장히 떨어지고요. 이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경제구조 하에서 자국민들의 경제 이익을 지키려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호무역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 정관용> 그 보호무역이나 경제 분야, 통상 분야는 좀 뒤로 미뤄놓고 먼저 국제 군사정치, 정치군사적인 안보적인 면에서 보면 방금 지적이 고립주의라기보다는 "강한 미국은 유지하되 동맹국들한테 오히려 당신들이 책임을 더 져라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 말씀이신 거잖아요.
◆ 서정건> 그렇죠.
◇ 정관용> 결국 그러면 한미관계를 보면 주한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이런 부분에서는 분명히 압력이 들어온다 이렇게 예상을 해야 됩니까?
◆ 서정건> 네, 그런 예상은 하고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일단 2018년에 가서 사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하게 되어 있는데 제 생각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물론 이제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한 건데 예를 들면 일본 같은 경우에는 방위비 분담금, 일본도 지금 내고 있는데 더 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거예요.
대신 더 내는 대신 미국한테 당당하게 요구할 것들. 그 목록을 지금 만들고 있다는 것이죠. 그중에 제일 중요한 게 센가쿠, 중국식으로는 댜오위다오인데 거기에 분쟁이 있으면 미국 너희가 확실하게 우리를 책임져라.
◇ 정관용> 일본 편을 들어라.
◆ 서정건> 그러니까 주는 게 있고 받는 게 있고 하는 식으로 전략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방위비 분담금 절대 안 된다 혹은 뭐 달라는 대로 줘야 된다, 이런 어떤 극단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보다는 이게 만일에 현실로 다가올 때 우리는 과연 일본처럼 센가쿠같이 미국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런 것들을 조금 미리미리 대비를 해 놓고 국내 토론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서 교수님께서 보시기에는 무엇을 논의하는 게 옳습니까?
◆ 서정건> 일단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국가안보 관련해서 특히 북한 핵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떤 미국에 대한 동조랄까요. 아니면 미국 입장에 대한 또 우리와의 협력이라든지 뭐 아니면 첨단 무기라든지 그런 쪽에 대한 확보도 중요할 것 같아요.
◇ 정관용> 방위비 분담을 늘리라는 요구가 있을 것을 대비해서 그때는 우리가 무엇을 맞대응으로 요구할 것인지 차근차근 준비하자.
◆ 서정건> 그렇죠. 하지만 또 언론 상대로는 우리는 이미 지금 다른 독일, 일본에 비해서 경제규모에 비해서 우리가 더 많이 내고 있다. 그러니까 언론을 상대로는 그런 식의 전략도 필요해요.
그러니까 아, 한국은 달라고 하면 줄 것이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게 하면 굉장히 곤란하고요. 이미 많이 내고 있다, 줄 마음 없다. 하지만 속으로는, ‘달라고 한다고 하면 우리는 뭘 달라고 할 것인가’, 이것을 생각해 놓는 게 중요한 것이죠.
◇ 정관용> 좋습니다. 그리고 방금 언급된 북핵 문제. 사실 지난 한 10년 동안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국제관계 우선순위에서 뒤로 좀 미뤄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잖아요.
◆ 서정건> 그렇죠. 북한 핵뿐만 아니라 북한 핵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 자체, 아시아 문제 자체죠.
◇ 정관용> 거기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었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북핵 문제는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긴장은 고조되는 상태로 계속 왔는데 변화가 있을까요?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트럼프의 또 트럼프 정부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서정건> 일단 유세기간 동안에 트럼프가 늘 강조했던 것은 북한 핵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이것은 조금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이것은 중국 문제다’, 이렇게 접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중국이 압박을 더해야 되고 중국이 역할을 더 해야 된다. 그러니까 북한 문제가 튀어나올 때마다 트럼프의 반응은 똑같았고요.
이번에 니키 헤일리라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를 UN대사로 지명을 했는데 그 헤일리 청문회를 들여다보니까 헤일리도 마찬가지 입장을 내비치더라고요. 그러니까 중국을 더 압박해서 중국에 더 압력을 넣어서 북한 문제에 공조하도록 한다라고 하는 것인데 결국에는 어떻게 보면 중국을 통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지금의 현재 상황인데.
제가 궁금하고 관심 가는 것은 이게 언제쯤 혹은 어떤 계기에 의해서 미국 문제가 될 것이냐. 그러니까 예전에 60년대, 70년대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이건 베트남 문제다. 아니면 이건 미국 문제다 이런 미국의 논쟁이 있었어요.
그런 것처럼 북한 문제가 미국 내의 정치 갈등 혹은 정당 경쟁 한복판에 들어와서 두 정당이 민주당, 공화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다른 솔루션을 제시하는 이런 상황이 과연 도래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민주당, 공화당 둘 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어요.
◇ 정관용> 아예 없고?
◆ 서정건> 그래서 북한이 ICBM을 쏘면 미국 본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미국은 바로 격추할 것이고요. 이게 도널드 트럼프한테 굉장히 유리하게 돌아갈 겁니다.
왜냐하면 초당파적 협력.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소위 미국 애국주의, 이런 것들이 발동하게 되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트럼프는 그것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북한이 대륙간 수준의 실험을 진짜 하는지 이게 굉장히 중요한 변수네요.
◆ 서정건> 굉장히 중요한 변수죠.
◇ 정관용> 이걸 실험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 이 문제는 미국 문제가 된다?
◆ 서정건> 미국 문제가 되는 거죠. 지금 안 그래도 사실 북한 문제가 2016년 대선 기간에 굉장히 많이 미국 국민들 사이에 각인이 되어 있어요, 이전과는 달리.
그런데 오바마 8년 동안은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보면 뭐 심하게 얘기하면 방치가 되었던 것 같죠. 그렇다고 사실 트럼프한테는 오바마가 없었던 비법이 있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인식이 중국을 압박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얘기는 중국이 북한을 가장 많이 도와주니까 중국이 북한을 도와주는 것을 끊어라. 다시 말하면 제재를 통해 굴복을 이끌어내겠다, 이 전략이잖아요.
◆ 서정건> 그런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일각에서는 그거 갖고서는 해결이 안 되니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통해서 이제는 상황에 변화를 가져와야 된다. 지난 94년 핵 문제 협상 타결이 있었던 그 당시 상황과 같은 모델로.
그러면 만에 하나 북한이 ICBM 실험을 해서 성공을 했다, 그래서 미국이 미국 문제로 인식을 했다. 그러면 더 초강경으로 제재를 통한 굴복으로 갑니까 아니면 대화로 전환할 가능성은 있습니까? 이게 참 중요한 대목이죠.
◆ 서정건> 북한이 세게 나오면 미국은 더 세게 나가죠.
◇ 정관용> 특히 트럼프는?
◆ 서정건> 특히 트럼프뿐만 아니라 미국의 어떤 대통령도 그 외국의 어떤 공세라든지 이런 데 밀리는 모습은 절대 안 보일 겁니다. 이게 국내 정치적 함의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더군다나 미국 국민들 사이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약간, 독재자가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 저쪽 멀리 있는 조그마한 나라 이런 인식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이런 나라한테 밀린다는 인식을 준다는 것은 국내 정치적으로 굉장히 비용이 크죠.
그러니까 북한이 세게 나오면 미국은 더 세게 나갈 텐데 사실 그 이전 단계에서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한 입장을 놓고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 예를 들면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비핵화, 북한의 핵을 없애는 것. 아니면 핵 동결 아니면 비확산 정도.
그래서 이게 강도가 다른데 목표 달성의 강도가 다르고 그에 따른 미국 국내 정치적 어떤 다이나믹도 굉장히 달라지죠. 그런데 그 세 가지 중에 예를 들면 지금 미국이 어떤 목표를 북한 관련해서 가지게 될 것인지.
◇ 정관용>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계속 비핵화잖아요.
◆ 서정건> 그렇죠, 비핵화죠.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서정건> 그걸 공식적으로 내거는 것은 불변이죠.
◇ 정관용> 그런데 속으로는?
◆ 서정건> 그렇죠, 속으로는 다른 계산, 접근법을 가지고 갈 것이냐. 국무부나 국방부나 혹은 CIA 이런 곳에서 내부 회의를 계속하고 있고요. 그런데 사실은 그런 논의를 구체적으로 의회나 어떤 그런 데서 사회 전반에 걸친 논의로 이끌어내기에는 지금 미국이 부딪히고 있는 자국 내의 문제들이 경제 문제, 이민 문제, 테러 문제 때문에 안 된다는 거예요.
◇ 정관용> 여전히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북핵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 서정건> 우선순위는 당연히 아니죠. 당연히 아닌데 우선순위로 급부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 정관용> 얼마 전부터 사실 초강경으로 UN을 통한 제재를 계속하면서도 미국 일각에서도 특히 강조해 둔 게 조금 아까 말씀하신 비핵화냐 동결이냐, 비확산이냐 문제에서 ‘선 동결 그리고 대화, 그 후에 비핵화’로 가는 이런 식의 얘기들이 많이 거론이 됐잖아요. 제안도 들어오고.
◆ 서정건> 민간 차원에서도 들어왔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식으로 바로 전환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점치기 어렵군요?
◆ 서정건> 그렇지만 또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 앞으로 내년 11월에 있는 중간선거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데 일자리 창출에 굉장히 많이 매달릴 거예요. 그런데 그리고 나서 이제 트럼프라는 사람이 비즈니스 출신으로 무언가 국민들한테 이거, 이거, 이거가 내 치적이다라고 굉장히 내세우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인데.
일자리 창출, 이민 문제, TPP 탈퇴, NAFTA 해결, 이 정도 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관심도 아마 급증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에 비밀협상을 한다든지 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정부가 크게 관여하지 않는 그런 상황일지라도 북한과 직접대화를 통해서 무언가 결과를 이끌어내고 안보 문제, 군사 문제에 있어서도 이런 치적이 있다라고 트럼프가 내세우고 싶어할 만도 하죠.
◇ 정관용> 이 대목에서 지켜볼 것은 북한이 어떤 카드를 쓰느냐. ICBM 실험 같은 것을 강행하느냐 이 문제하고 두 번째는 중간선거 그쯤에 트럼프의 치적 목록에 북한 문제가 들어가느냐. 이 대목을 좀 지켜보자 이 말씀이고요.
이제 경제적인 분야로 돌아가서 아까 보호무역이 조금 강화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내 일자리 창출 등등 말씀하셨잖아요. 그러면서 제1 타깃을 중국으로 꼽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정말 미중 사이에 어마어마한 어떤 통상 전쟁 이런 게 생기는 겁니까?
◆ 서정건> 그런데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보호무역 정책들이 있고 의회를 통해야 가능한 보호무역 정책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재무장관 지명자한테 예를 들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을 할 것이다, 이것은 행정부에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문제인데 예를 들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물품의 45% 관세를 완전히 물린다, 이런 건 미국 의회에서 법을 만들어야 돼요.
그런데 미국 의회에서 법을 만들려면 미국 의회 내의 구조를 보셔야 되고 공화당이 상원, 하원 장악하고 있지만 원래 공화당은 자유무역을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지 않습니까?
2015년에 TPP 협상을 위해서 오바마한테 줬던 무역촉진권 표결이 가장 최근의 미국 의회 내 표결 현황인데요. 그때만 보셔도 미국 공화당 같은 경우에는 한 190명은 찬성, 50명이 반대 이랬었어요, 미국 하원 공화당이.
그러니까 190명은 자유무역하자, 50명은 자유무역 안 된다. 이런 구도가, 과연 트럼프가 우리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역전을 하루아침에 할 것이냐.
◇ 정관용> 그건 어렵겠군요.
◆ 서정건> 그것은 어렵죠. 정말 재미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새로운 정치적 의미랄까, 이것은 공화당도 아니고 민주당도 아니고 굉장히 독특한 리더십을 보이게 될 거예요.
정당정치와 대통령제 간의 어떤 새로운 협업 형태인데요. 공화당 대통령이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는. 민주당은 보호무역 정당이고요. 더더군다나 2018년 중간선거 때 민주당 상원 의원 25명이 나와서 선거를 다시 치러야 돼요. 그런데 그중에 대부분이 중서부, 러스트벨트 지역 상원 의원들이 민주당 쪽에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러스트벨트가 뭐죠?
◆ 서정건>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이쪽의 쇠락한 공장지대라고 있어요. 그래서 뭐 공장 문 닫고 자유무역 때문에 일자리 없어지고 이런 사람들을 대표하는 민주당 상원 의원들이 2018년 중간선거에 대거 선거를 치러야 돼요.
◇ 정관용> 그 사람들은 보호무역주의를 더 강하게 주장하고.
◆ 서정건> 원래 보호무역주의자들이였는데.
◇ 정관용> 트럼프랑 손잡을 수 있겠네요.
◆ 서정건> 그건 어차피 우리나 미국이나 선거 이기는 게 의원들 목적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 정관용> 그러나 어쨌든 통상과 관련된 주된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게 미국 정치의 특징이잖아요.
◆ 서정건>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 의미에서 곧바로 무슨 미중 간의 통상 전쟁, 이것까지 말하기에는 어렵다?
◆ 서정건> 그렇고 사실 트럼프가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잘 아는 것이 통상 전쟁, 무역 전쟁이라는 것의 구체적인 정책은 관세를 높이는 거 아닙니까? 관세를 높이면 일자리가 늘어나느냐. 그것은 단순 도식이 아니라는 것이죠. 관세를 높이면 일단 당장 피해보는 것은 미국의 소비자들이에요.
◇ 정관용> 그렇죠.
◆ 서정건> 그런데 중국 물품 사는 사람들은.
◇ 정관용> 저소득층.
◆ 서정건> 물건 값이 올라가니까. 그러니까 저소득층 백인 근로자들한테 피해가 가는 물건 값 올리기가 과연 정치적으로 효과가 있느냐.
◇ 정관용> 그걸로 엄포를 놓으면서 미국 내 투자를 늘려라 이런 식으로 가는 거잖아요.
◆ 서정건> 요새 그래서 한창 트럼프가 공을 들이는 게 뭐 도요타니 현대니 이런 차들이 미국 국내에 공장 지어라. 일자리 만들어라. 이렇게 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단기 처방이고요. 그렇게 해서 미국 경제가 나아질 수 없고요. 오래 못 가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 마지막인데 우리 국내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 이런 것 때문인지 벌써 취임도 하기 전에 트럼프가 선거 유세 기간 중에 보여준 그런 돌출 행동 같은 식의 정책을 마구 하려고 할 경우 미국 의회가 트럼프를 탄핵할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 벌써 나오더라고요.
◆ 서정건> 그런데 미국 헌법에 보시면 탄핵 조건이 반역죄 아니면 굉장히 대역죄 아니면 미스디미너(misdemeanor)라고 해서 품행이 방정치 못하다. 클린턴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 걸렸던 것이고요, 98년에.
그런데 어차피 그 의회를 지금 장악하고 있는 정당이 공화당이기 때문에 다수당이 공화당이고 미국은 아시는 것처럼 하원이 기소를 하고요. 상원이 심판을 합니다. 우리처럼 헌법재판소가 없기 때문에요.
◇ 정관용> 대통령에 대해서?
◆ 서정건> 네, 대통령 탄핵은 하원이 검사죠.
◇ 정관용> 과반이에요, 아니면?
◆ 서정건> 과반은 훨씬 넘습니다. 공화당이.
◇ 정관용> 제 말씀은 그러니까 대통령을 기소하려면?
◆ 서정건> 과반입니다.
◇ 정관용> 과반만 통과되면 기소할 수 있고 상원도 과반만 되면.
◆ 서정건> 상원은 3분의 2.
◇ 정관용> 아, 거기는 3분의 2.
◆ 서정건> 그러니까 그렇지만 하원을 보시면 공화당이 241석이에요. 218석이 과반수인데 훨씬 넘어가는 과반수를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고요. 자기 당 대통령을 기소할 만큼 정치적 모험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죠.
◇ 정관용>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자유무역, 보호무역 이런 면에서는 지금 공화당과 트럼프의 노선이 다르잖아요.
◆ 서정건> 정책 노선 차이죠. 정책 노선의 차이라고 탄핵을 할 수는 없죠.
◇ 정관용>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공화당 입맛에 맞는 대통령은 오히려 지금 부통령이다. 그러니까 대통령을 탄핵해 버리고 부통령이 대통령을 하는 게 공화당 입맛에는 더 맞다 이런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제가 너무 가정을 많이 했나요?
◆ 서정건> 트럼프가 될 거라고 미국 역사학자가 한 걸 저도 봤는데요.
◇ 정관용> 탄핵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
◆ 서정건> 그런 얘기를 저도 봤는데 정치 현실적으로는 전혀 나오지 않는 얘기니까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취임식 몇 시간 앞둔 대통령 두고 탄핵 얘기하는 것도 그렇기는 하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서정건>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희대학교 서정건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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