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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사라진 엄마, 신천지에 가족은 없다

종교

    [밀착취재] 사라진 엄마, 신천지에 가족은 없다

    설 연휴가 더 서글픈 사람들이 있다. 실향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사교집단 신천지에 빠져 그리운 가족들을 못 만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아내가 신천지에 빠져 가출한 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한 가장의 딱한 사연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아내가 신천지에 빠지기 전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 임우성 씨 가족.

     


    경기도 광명에 사는 임우성(42세) 씨. 임씨는 지난해 9월 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세 자녀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다 아내 이 아무개씨는 함께 교회를 다니던 신천지 신도(추수꾼)에 미혹돼 집을 나가버렸다. 아내를 미혹한 신천지 신도는 임우성 씨도 잘 아는 교인이면서 이웃사촌이었다. 임 씨는 "아내가 '심리학' 공부를 한다며 10개월 동안 외출이 잦았는데 신천지에 빠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아내가 신천지에 빠진 이후 가족의 삶은 거짓말처럼 지옥으로 바뀌었다.

    신천지 문제로 남편은 물론 친정 부모와도 갈등을 빚던 아내가 가출한 건 지난해 10월. 임씨에겐 11살, 7살, 3살배기 자녀들이 남겨졌다.

    임우성 씨는 신천지 출석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이혼 해야 된다는 아내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임 씨는 "연애기간 5년, 결혼 생활 11년을 함께 했는데 신천지에 발각된지 열흘 만에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며, "아이들도 필요없다는 말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살배기 막내 아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엄마 사진.

     


    엄마의 가출로 자녀들이 불안감, 우울감이 관찰되고 있다는 내용의 병원 소견서.

     


    ◇ 세 자녀들 엄마 가출로 정서적 불안 증세.."엄마 멀어진 것 같아"

    신천지에 빠진 아내를 대신해 세 자녀들을 돌보느라 일손까지 놓은 임우성씨에게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 크다.

    갑상선 약을 2년째 복용하고 있는 큰 딸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 딸, 엄마의 사진만 만지작 거리는 막내아들까지, "아이들이 너무 안돼보인다"며 아빠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세 자녀들이 최근에는 정서적으로 몹시 불안해져 더 걱정이다. 병원 진단결과 세 자녀 모두 어머니의 가출 이후 불안감과 우울감이 관찰 돼 가정관계의 안정성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정신과 상담 후 나이에 맞지 않는 과도한 책임감이 관찰된다는 진단을 받은 큰 딸 역시 집 나간 엄마가 낯설다.

    몇주 전 전화가 와 외부에서 엄마를 만났다는 큰 딸은 "저랑 모든 면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며, "엄마가 신천지 이만희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 "신천지에 빠진 딸..예전처럼 현명하고 자랑스런 딸로 돌아와주길" 간절한 부모

    어린 손주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딸을 잘못 키운 것 같아 친정 부모는 죄인이 된 심정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임씨의 아내는 사이비 신천지에서 빠져나올 것을 권유한 남편과 친정 부모, 남동생을 경찰에 고소까지 했다. 친정부모는 40년 가까이 키운 딸에게 고소를 당해 당황스럽지만, 예전 현명하고 자랑스러웠던 딸로 돌아와 주기만을 기도하고있다.

    임씨 장모 김아무개씨는 23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자다가도 시험이 들려고 해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을까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신천지에 빠진 엄마, 아내 그리고 딸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 남편 임우성씨가 설 연휴를 함께 보내고 싶다며 영상편지를 띄웠다.

    “여보 많이 걱정되고 보고싶고 애들하고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사랑해”


    [영상취재]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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