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고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고 씨에게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건마다 최 씨가 옷값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작업비와 옷을 만드는데 필요한 돈을 최 씨가 제공하고 그에 따라 옷을 만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고씨는 "그렇다"며 "의상실 사무실 보증금 등 최씨가 돈을 다 댔고 (자신은) 월급을 받고 일하면서 운영을 맡았다"고 대답했다.
'윤전추 행정관에게 박 대통령의 신체사이즈를 받아서 의상을 제작했는가'라는 검찰의 질문에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고 씨는 "처음에는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들던 홍모씨 의상실에 좋은 원단을 구해주고 거기에 맞게 가방을 (제작)했다"며 "그 이후에는 옷도 제가 직접 맡아서 했다"고 진술했다.
'홍 모 씨가 그 전부터 최 씨를 통해 대통령의 옷을 제작한 사람이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고 씨는 "맞다"고 답변했다.
고 씨는 "가방을 만들려면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서 그럼 가방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 했다"며 "그랬더니 '대통령 옷 때문에 그런다'며 '옷과 가방이 색깔이 맞아야 한다'고 말해 (최 씨와) 같이 옷을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방 (제작 기간을 맞추기) 힘드니까 직접 옷도 한번 해보겠다고 하니 (최씨가) 팀을 한 번 짜보라고 했다"며 "잘할 수 있는 사람, 믿을만한 사람으로 짜보라고 해서 패턴 실장, 디자이너들을 구해 팀을 짰고 의상실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