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7일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를 향해 “사람의 탈을 썼다고 다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 국정농단’을 직접 목격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최씨가 더블루K를 실소유한 것이 명백하다며 대표로 재직할 당시 사용했던 수첩 등 증거 자료를 모두 회사 사무실에 남겨두고 떠난 것을 아쉬워했다.
이들 자료는 최씨의 전횡을 보여줄 결정적인 증거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대표가 “사죄하고 합당한 벌을 받아야 진정한 사람”이라고 강조하자, 안 전 수석은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최씨는 법정 천장만 바라보며 애써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조 전 대표의 소회 전문이다.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 소회 전문 |
오전에 검사가 마지막 할 말 없냐고 했는데, 지금 준비해 온 마지막 말이 있습니다. 말해도 되겠습니까?
증인으로 서는 게 살면서 처음이어서 두렵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두 달간 아는 대로 증언하겠다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생각 정리를 거의 했습니다. 말하겠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국민들이 건강한 상식만으로 살 수 있는 게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지인 소개로 대표이사 되면서 두 번의 망설임이 사실 있었습니다. 그때 중단을 결단하지 못한 게 후회되기도 합니다.
첫번째는 잘 모르는 분야 선택한 것. 두 번째는 합격 이후 인감, 등본, 통장 등에서 통장의 도장과 비밀번호까지 달라는 건 상식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포기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나쁘게 쓰려는 것이 아니고 다만 법인 통장용이라고 해서 설득 당했습니다. 전달하고 난 후 저도 모르게 법인등기부 등본을 최씨의 비서실장 엄슬기씨로부터 받았고, 이후 고영태씨를 만난 이후에는 정상적인 스포츠 마케팅 하려고 했습니다. 관련 책도 사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최소한 최씨가 생각하는 회사의 운영 방식이 정상적이지 않고 지극히 권력형 비리적이기 때문에 최씨의 지시대로 일하다보면 저는 대표이사로 이용당하겠다는 생각에 퇴사했습니다.
최씨 앞으로 쓴 사임서를 책상에 놓고 왔지만 업무가 지연될까봐 인수인계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냈습니다. 더블루K와 관련된 내용 모두 지우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 명함, 수첩 서류 등 모두 회사에 두고 왔는데, 이 자료를 가져오지 않은 게 후회됩니다.
명확한 증거인데, 주식 포기 각서에 서명했고 주식대금 4000만원도 수표로 바꿔서 돌려줬습니다. 각서대로 최 회장(최순실씨)에게 다 돌려줬습니다. 포스트잇 색상, 비품 구입 방식 등 상세한 것까지 최 회장 지시를 다 받았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질책 떨어지고 인격 모독당했던 걸 봤을 때 최씨가 실질적 소유주고 지배자가 명백하다고 봅니다.
서명한 증거 서류는 책상에 놨는데 모두 증거인멸 했다고 매스컴에서 들었습니다. 사람 탈 썼다고 다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잘못 지었을 때 모면하고 회피하려고 하지 않고 사죄하고 합당한 벌 받아야 진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