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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차라리 '성조기 집회'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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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 차라리 '성조기 집회'라 부르자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재명 성남시장은 새누리당에 대해 보수를 가장한 부패집단이고 자신이 '진짜 보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중에서도 이념 좌표상 가장 왼쪽에 있을 이 시장의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곰곰이 살펴보면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님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보수란 이 나라의 바람직한 가치를 지키려는 선량한 사람들"이라거나 "가짜 보수들은 말로만 안보를 떠든다"는 지적은 참보수를 가려내는 유용한 잣대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탄핵 반대 집회, 일명 '태극기 집회' 주동자들은 보수를 참칭한 세력에 가깝다.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소추 당한 대통령을 복위 시키려는 게 '이 나라의 바람직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좌파 언론과 촛불 세력이 박근혜 대통령에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는 이들의 주장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이들이 과연 '태극기 집회'란 이름을 쓸 자격이 있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친박 집회'라 부르는 게 그나마 합당한 처우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조기를 내걸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더욱 황당한 것은 언필칭 '태극기 집회' 때마다 등장하는 미국 성조기다.

    이들이 한미동맹을 금과옥조로 떠받든다는 것은 모르지 않지만 도대체 성조기와 탄핵 사태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과거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나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도 아니고 탄핵은 지극히 국가 내부적인 사안이다.

    그런데도 마치 부적이나 되는 양 성조기를 들고 나온 행태는 차라리 '성조기 집회'라 부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자기 나라 국기보다도 훨씬 큰 외국 깃발을 머리에 이고 행진하는 행렬 앞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그저 초라해질 뿐이다.

    이 광경을 접한 외국인들이 우리를 얼마나 '찌질한' 시선으로 바라볼지, 태극기 시위대들은 과연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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