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초대 핵심인사들이 잇따라 사퇴 압력에 내몰리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부터 공개적으로 교체를 요구받고 있고, 안보사령탑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러시아 연계 의혹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이자 뉴스맥스 미디어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러디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지도력과 그의 보좌진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트럼프 소유의 호화리조트인 ‘마라라고’ 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는 지난 10일 저녁 미일 정상의 만찬회동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과 따로 만나 술을 마시며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
러디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널드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도널드도 변화가 좀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백악관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내가 보이엔 라인스가 문제다. 신문지상에서 라인스는 비서실장으로 좋게 보였고 트럼프도 그를 신뢰했을지 모르나 그는 분명 능력밖의 인물이다(the guy is in way over his head). 연방기관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홍보작업들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가 트럼프의 새이민정책 공개 전반을 망친거다. 2~3주 동안이나 매스컴에서 부정적인 보도가 나와서는 안됐고 트럼프가 첫 승을 거뒀어야 했다”고 프리버스 비서실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다만 러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실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털어놓은 얘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적으로 나눈 대화였기 때문이다.
코너에 몰린 두 번째 인물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그는 지난해 12월 29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개입 해킹사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각종 제재 조치를 취하자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꾸준히 접촉하면서 대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다.
트럼프 정권의 또다른 실세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은 12일(현지시간) A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플린 보좌관과 키슬략 대사와의 접촉을 둘러싼 백악관내 기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해 줄 뉴스가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플린을 보호하지 않는 태도를 취했다.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는 앵커가 플린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 여부를 묻자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말할 입장이 아니다. 그건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에게 해야 할 질문”이라며 답변을 피해갔다.
또한 플린의 거짓말이 경질 사유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가정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 민감한 문제”라며 역시 플린을 옹호하는 답변은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마이클 플린과 러시아 대사와의 비밀접촉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와의 연계의혹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부여된 기밀취급권을 취소하는 동시에 연방수사국으로 하여금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의혹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제 관심은 야당의 압력과 부정적인 여론의 틈바구니에서 과연 트럼프가 플린을 버리는 카드로 사용할 것인가에 모아진다.
그러나 최근 콘웨이 사례에서 보듯 플린의 낙마를 장담하긴 어렵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가 운영하는 의류브랜드가 유명 백화점에서 퇴출당하자 “이방카 물건을 사라”고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가 연방윤리청에 제소될 위기에 처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그에게 오히려 무한신뢰를 보냈고 그는 베테랑 참모를 개인 비서로 채용하는 등 오히려 백악관내 입지가 탄탄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