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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최순실-이재용의 빗나간 '자식 사랑'



뒤끝작렬

    [뒤끝작렬] 최순실-이재용의 빗나간 '자식 사랑'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오른쪽)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 (사진=자료사진)

     

    유난히 길고 추웠던 겨울의 터널 끝자락에 다다르자 입학 시즌이 찾아왔습니다. 부모님들은 설레이는 가슴 한편에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더욱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하고 학점을 받는 과정에서 갖가지 특혜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정 씨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글을 올리면서 수많은 수험생과 그 부모님들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 글을 본 한 판사는 "정치에 관심없던 중학생 딸이 분노하고 있다"며 "친구들끼리 모여도 정 씨 이야기만 한다더라"라고 씁쓸해 했습니다.

    그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수험생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달려가 촛불을 든 가장 큰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정 씨가 당당히 '돈도 실력'이라고 말한 배경에 '삼성'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 씨를 위해 독일에서 수십억 원짜리 말과 승마장을 사주고, 220억 원 규모의 지원 계약도 체결하고,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자 이면계약서까지 써준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기업이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자처하며 나서주니 얼마나 든든했을까요?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 씨의 교육열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직접 독일까지 날아가는 열과 성의를 보여준 삼성.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2010년 2월, 그러니까 딱 이맘때쯤입니다. 영훈국제중학교의 입학비리가 있었고, 3년 뒤 검찰은 이 사건 수사에 나섰습니다.

    당시 검찰 수사의 초점은 입학비리를 밝혀내는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은 이 부회장의 아들이 부정입학했는지 여부에 집중됐습니다.

    결국 재판에서 영훈중이 합격권 밖에 있던 이 부회장 아들의 성적을 높게 조작해 입학시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대로 13명의 학생의 성적은 낮게 수정돼 탈락됐습니다.

    삼성은 이 부회장 아들이 다녔던 영훈초등학교(영훈중과 같은 재단)에 컴퓨터 50대를 기증했는데, 검찰은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김하주 당시 영훈학원 이사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6월에 추징금 1억 원이 확정됐습니다. 입학비리에 연루된 관계자들 역시 모두 유죄를 받았습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차장검사는 현재 '검사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영전했습니다.

    영훈중 입학비리와 정유라 씨 승마특혜는 모두 삼성이 연루된 사건들입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정 씨 승마특혜 지원 등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제발 딸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외치던 최순실 씨. 그리고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당 기사를 삭제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용 부회장.

    결국 부모의 어긋난 '자식사랑'이 오늘 이 파국으로 치닫게 한 원인 중 하나는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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