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대 총수였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처럼 집행유예나 특별사면 등을 받을 경우 이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 '최악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신문은 과거 이건희 회장이 몇 차례 범죄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로 실제 형이 집행되지는 않고 결국 특별사면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FT는 "만약 이 부회장이 유죄라면 법정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또 이 부회장에 대한 판결과 상관없이 올해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은 한국 재벌 권력에 제동을 걸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차기 대통령은 많은 전임자들처럼 이들 재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신, 정치인과 대기업 간의 추악하고도 부적절한 유착을 철저히 조사해 줄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작업을 설득력 있게 해낸다면 한국과 삼성은 현재의 시련에서 벗어나 과거보다 더욱 고무적이고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경제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는 일부 한국의 재벌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를 인용, 재벌에 대해 높아가는 불만 정서 때문에 이 부회장은 선대 총수들과 달리 사면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