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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반점병에 '양식대하 전멸'…육해공에 전염병 창궐



경제정책

    흰반점병에 '양식대하 전멸'…육해공에 전염병 창궐

    자연산 새우 어획량은 감소하는데 양식은 못하고, 수입새우 65% 잠식

    (사진=자료사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뿐만 아니라 수산물 전염병도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민 수산물인 새우에 ‘흰반점병’이 유행하면서 국내 양식장에 ‘대하’가 사라진 대신 ‘흰다리 새우’가 자리를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 연근해에서 자연산 새우의 어획량이 줄면서 베트남과 필리핀 등 냉동 수입새우가 우리나라 유통시장의 65%까지 잠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 대하는 모두 자연산 vs 흰다리새우는 100% 양식

    해마다 10월이면 서해안 지역에서 대하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자연산 대하’는 많은데 ‘양식 대하’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귀한 몸이 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그것은 대하에 치명적인 ‘흰반점병(새우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전염병)’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부터 유입돼 대유행하면서 더 이상 양식장에서 대하를 기를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새우양식업자들은 대하 대신 흰반점병에 강한 ‘흰다리 새우’로 완전 교체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양식대하 공급물량은 지난 2013년 42톤에서 지난해에는 1톤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양식 흰다리새우는 같은 기간 3천785톤에서 5천760톤으로 52%나 급증했다.

    하지만, 바다에서 잡히는 자연산은 정 반대다. 자연산 대하 어획량은 2013년 472톤에서 지난해에는 698톤으로 48%가 늘어난 반면, 자연산 흰다리새우는 아예 없다.

    결국,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국내산 대하는 모두가 자연산이고 흰다리새우는 100% 양식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서해 대하축제 때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새우는 모두 양식장에서 기른 흰다리새우라고 보면 무방하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새우가 해마다 줄어들면서 외국산 수입물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까 어느 순간 외국에서 새우 전염병이 들어오면서 국내 새우 유통시장 자체가 천지개벽됐다”고 전했다.

    ◇ 국내 연근해 새우 어획량 급감…수입새우 천지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새우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합쳐 모두 9만3천여 톤으로 지난 2013년 7만4천여 톤에 비해 3년 사이에 26%나 증가했다.

    이 중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은 지난 2013년 2만9천 톤에서 지난해는 2만7천300톤으로 3년 사이에 5.9%나 감소했다. 특히, 젓갈용 새우의 어획량이 1만9천 톤에서 1만6천300톤으로 13.6%가 줄었다.

    갈수록 국내 새우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처럼 연근해 새우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외국산 수입새우와 국내 양식새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양식새우 공급물량은 2013년 3천800톤에서 지난해는 5천700톤으로 50%나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새우 수입량은 6만200톤으로 2013년 4만1천200톤에 비해 3년 사이에 무려 4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새우 수입금액만 3억4천4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수입된 새우 가운데는 젓갈용과 건조새우가 3만7천톤(61.5%)으로 가장 많고, 대하와 중하 등 냉동새우가 2만2천700톤(37.7%)으로 뒤를 이었다. 살아있는 활새우는 6톤에 불과했다.

    이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새우의 64.5%가 베트남과 필리핀 등지에서 들어 온 수입산이라는 얘기다.

    ◇ 새우수입 늘면서, 전염병 잇따라 적발…국가 수산물 검역 '엉성'

    문제는 이처럼 새우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새우 관련 각종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새우 가운데 불합격 판정을 받은 건수는 모두 12건에 달했다.

    이 중 7건은 미국산 수입새우에서 노랑머리병과 전염성근괴사증이 검출됐고, 나머지 5건은 인도네시아산 수입새우에서 흰반점병이 발견됐다.

    이들 새우는 모두 관상용과 종묘용 활어로 들어와 국내 검역 과정에서 적발돼 전량 소각 처리됐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새우에 대해서만 검역을 실시하고 냉장, 냉동 수입새우는 검역을 하지 않아, 수산물 전염병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세계적으로 새우 선호도가 높아져 새우 교역량과 양식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선진국들은 외래 질병 차단을 위해 냉장, 냉동새우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는 오는 4월 9일부터 냉동․냉장 새우에 대해서도 검역을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살아있는 새우를 수입하는 경우에 흰반점병 등 6개 전염병에 대한 검역을 실시해 왔다”며 “그러나 살아있는 새우말고도 냉동․냉장된 새우 역시 국내 새우에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검역 실시 범위를 확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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