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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단속 오면 문열지 마세요"…한국어 안내도



미국/중남미

    "이민단속 오면 문열지 마세요"…한국어 안내도

    • 2017-02-23 13:19

    미국내 시민단체들, 이민단속 직원 대응 안내문 배포…한인단체도 핫라인 운영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경범죄만로도 불법 체류자를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의 행정각서가 발표되면서 미국 이민자 사회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를 옹호하는 미국 내 시민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내 청년 이민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인 '유나이트위드림'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이 집으로 찾아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유나이티드 위 드림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문. (사진=홈페이지 캡처)

     

    ◇ 미국 인권단체 등 국토안보부 지침 반발…"범죄 더 키운다"

    이들은 영어와 스페인어는 물론, 아랍어와 중국어, 한국어 안내문까지 내걸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일단, 단속 직원이 와도 문을 열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은 판사의 서명이 있는 영장이 없이는 집으로 들어올 수 없기 때문.

    이와함께 이민세관단속국에서는 어떤 응답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사 없이는 어떤 서류에도 서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진과 비디오로 모든 상황을 기록하고, 단속 직원의 신분증 번호와 직원수, 시간, 차량 종류 등도 꼼꼼히 기록해 두고, 구금이 되더라도 보석석방이 가능하므로 신뢰할만한 변호사를 구하고 지역단체와 연계하는 등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하는 문구도 게시했다.

    한인사회도 서류미비자 등 한인 불법체류자들을 위한 핫라인 운영에 들어갔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는 LA, 버지니아, 시카고 등에서 '이민자 즉각 대응 계획'을 발표하고 24시간 전화 서비스 핫라인(1-844-500-3222)을 운영 중이다.

    아울러 미국 내 인권단체들은 불법 체류자에 대한 이번 국토안보부의 지침은 오히려 미국 지역 내 범죄를 더 증가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불법 체류자들이 범죄 신고를 꺼리게 되면서 지역 경찰들이 사건 해결이 더 어렵게 되고, 더 나아가 불법 체류자들이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노려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게다가 이번 이민 단속 강화로 합법 자격 취득을 위한 상담이 몰려들면서,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이민 사기도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범죄혐의가 있는 불법 체류자를 검거하는 이민세관단속국. (사진=미 국토안보부 홈페이지/자료사진)

     

    ◇ 이미 구금시설도 늘려…켈리 장관 "대량검거는 없을 것"

    과거 미국 사회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자 자유 국가로, 불법 이민자들도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인식 때문에 전반적으로 관대한 성향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민에 대한 반감이 더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의 69%는 '붙잡은 뒤 놓아준다(catch and release)'는 정책을 그만두겠다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내, 미국 사회의 여론이 큰 변화를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21일 켈리 장관 명의의 행정각서를 공표하면서, 중범죄로 기소된 불법 체류 이민자 뿐 아니라, 앞으로는 교통사고 같은 경미한 범죄로 입건만 되더라도 추방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체류 2주 미만의 미국 국경 100마일 안쪽 지역의 불법 체류자만 즉각 추방하던 것도 앞으로는 미국 전역의 2년 이하 체류자는 법원 판단 없이도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아울러 이민세관단속국 직원 1만명을 증원하고, 이들에게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추방 가능한 외국인'은 불법이나 합법을 막론하고 단속할 수 있는 재량까지 부여하기로 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미 구금 시설 내 1100개의 침상을 추가로 확충했고, 앞으로 구금 시설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에따라 미국 내에서는 앞으로 강력한 불법 체류자 단속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22일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멕시코 방문에 앞서 과테말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량 검거(mass roundups)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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